[풍경소리] 갑천은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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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갑천은 미래다

주황룡 대전시 하천관리사업소장

  • 승인 2021-11-29 08:49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주황룡 소장
주황룡 소장
갑천은 미래다. 대전천은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게 하고 유등천은 현재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적어도 나한테는 그렇다. 갑천은 대둔산에서 발원하는 벌곡천과 계룡산에서 발원한 신도천을 합한 두계천이 서구 용촌동 야실 마을에서 합류해 갑천을 이루게 된다. 대전천과 유등천도 그랬지만 오래전 갑천 주변은 허허벌판과 논, 밭 이외에는 특별하게 발달하지 않았고 우리 지역에서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은 천덕꾸러기 같은 하천이었다.

그러나 90년대 초 둔산 신시가지가 개발이 되면서 갑천 주위에는 많은 건축물과 시설물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엑스포과학공원을 비롯한 한밭수목원, 예술의전당, 국악원 등이 들어서면서 문화예술 중흥의 기틀을 마련하였고 카이스트, 국립중앙과학관 덕분으로 우리 지역이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 공간으로 이바지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지상파 방송 3사가 갑천변에서 새로운 둥지를 펼치면서 지역민들과의 소통에 선도적 역할을 하는 등 미래의 척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대형백화점이 문을 열면서 지역 유통업계에 생존경쟁의 매서운 바람이 몰아닥치고 있지만 갑천 조망이 이곳에서 바라보면 참 아름답다. 아울러 내년 10월에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UCLG 총회가 열림에 따라 갑천은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파리의 센 강 못지않은 세계적인 하천으로 변모될 예정이다. UN193개 회원국 중 140개국 도시의 정상들이 모여 상호협력과 공동번영을 도모하는 행사다. 또한 총회 성공 개최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성과는 대전시장이 UCLG 세계사무국과 관련 국가의 도시들을 방문해 행사내용을 협의하고 참가 약속을 받아냈고 북한의 도시도 초청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하면서 평화무드를 조성하는 등 UCLG 사무국의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으며 이러한 계기를 바탕으로 지방정부 단위의 평화교류 교두보가 반드시 마련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정말 감개무량하다.

또한 갑천을 생각하면 빼놓을 수 없는 도심 속의 허파라고 불리고 있는 생태계 보물단지가 있는 지역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러한 곳이 있기에 아직도 우리 지역의 생태계가 그나마 안정되게 보전할 수가 있는 것 같다. 바로 도솔산을 휘감고 있는 월평동 갑천 습지구역이다. 가수원 태봉보에서 푸른빛 징검다리까지 약 3.7㎞인 이곳을 현재 시청, 시의회와 환경단체에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우리 후손들에게 미래의 자산으로 물려줄 수 있도록 환경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면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보존할 수가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이라도 약간만 손질을 한다면 현재도 효율적인 관리가 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하천관리사업소장으로서 갖고 있다. 오늘도 이 숲속에 쌓여있는 낙엽을 밟으며 걸어가면 바람소리와 더불어 떠나가는 가을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 갑천이 미래다. 갑천에 붙여진 '갑(甲)'은 십간(十干)의 첫 번째 명칭으로 '제 일의', '첫 번째'라는 의미를 가진 말이다. 이렇듯 붙여진 이름을 보더라도 갑천은 이 지역의 중심하천으로 그 규모나 상징적인 의미가 남다르다 하겠다. 조선 후기 이중환의 「택리지」에도 들판에 자리 잡은 마을 중 당시 공주목에 속한 갑천이 제일의 살만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는 하천이다.

대전시가 관리 운영하고 있는 3대 하천과 금강 일부의 길이는 70.62㎞이며 양쪽(양안) 길이를 합하면 대략 140㎞ 정도 된다. 이는 대전을 기준으로 북쪽으로는 남양주까지, 남쪽으로는 순천까지의 거리가 된다. 물론, 이 수치는 지도상의 직선거리다.

그리고 이 지역을 우리 하천관리사업소 공무 직원 20명이 산책로, 자전거도로, 둔치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공중화장실 청소를 하고 있다. 주말까지 작업해도 끓임 없이 쏟아져 나오는 각종 오물을 땀방울을 흘리며 묵묵히 사명감으로 깨끗하게 치우고 있다. 내가 흘리는 이 땀방울이 시민들이 안락하게 하천을 즐길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서 말이다. 내년에는 청소차량이 늘고 그동안 샤워할 장소가 없어 우기에 큰 고통을 받았는데 대전시에서 결단을 내려 하천변에 조그마한 휴게시설과 샤워장을 설치하기로 예산을 계상함에 따라 한결 근무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천의 제초작업도 올해에는 세 번만 했으나, 앞으로는 다섯 번으로 늘려 시민들이 하천의 흐름을 바라보면서 산책도 하고 자전거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동안 원도심인 대전천, 유등천 그늘에 가려져 있다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갑천은 맏형으로서의 대전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게 되었다. 한 가지 갑천에 당부하는 것은 대전천, 유등천보다 제일 큰 하천이라고 '갑질'하면서 미래를 얘기하면 안 될 것이다. 다 썼다. 펜을 놓고 서둘러 순댓집으로 향한다. 막걸리 반 되…. /주황룡 대전시 하천관리사업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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