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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주 안전성평가연구소장. 연구소 제공 |
2021년 5월 8대 소장으로 취임한 정은주 안전성평가연구소장은 민간 제약회사 출신으로 국민 건강을 위한 공공 영역에서의 안전성 검증과 평가가 얼마만큼 의미 있는 일인지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다양한 유해물질로부터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오늘날 안전성평가연구소 같은 독성연구기관이 안전 이슈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중도일보는 안전성평가연구소 창립 20주년과 정은주 안전성평가연구소장 취임 1년을 맞아 기관의 역할과 나가야 할 방향을 전 소장에게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정 소장과의 1문 1답이다.
-안전성평가연구소를 소개해달라.
▲안전성평가연구소는 독성 연구 분야 국내 유일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2002년 설립 이후 우리나라 GLP(비임상시험관리기준·우수 실험실 운영 기준) 독성시험의 국제화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과 독성연구·미래원천기술 개발을 통한 국민의 안전·안심 증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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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국화학연구원의 부설기관으로 독립한 안전성평가연구소는 이후 흡입독성연구 시설(정읍 2008)과 환경독성평가연구시설(진주 2012), 미니픽 및 감염동물연구동(정읍, 2016)으로 확장했다. 빅데이터, AI 기반의 독성예측 원천 기술 개발을 비롯해 가습기 살균제,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등 유해 물질에 대한 독성 연구는 물론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치료제·백신 GLP 독성시험평가 등 독성분야 주요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8대 소장으로 취임했다. 기관을 이끌어나가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기관을 운영하면서 가장 크게 와 닿는 것은 연구소의 발전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소원 한 분 한 분이 소중하다는 것이다. 오래 지속된 코로나19 확산과 크고 작은 다양한 환경변화에도 많은 소원들이 함께 집중해 역량을 발휘했고 우리 기관을 알리고 빛낼 수 있었다. 우리만의 성과가 아닌 국가와 국민께 보답하고자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가장 최우선으로 수행하고자 했으며 이를 위해 소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소장으로 취임하고 제일 먼저 하고자 한 일은 우리 기관의 목표와 비전을 소통을 통해 신뢰하며 공감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진심이 소원들과 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관의 연구전략과 정책을 구축하고자 했으며 기관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소원들이 기대하는 연구소의 모습을 통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연구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함께 공유한 목표와 비전은 성과로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
-취임하며 수월성·공공성·개방성을 핵심 가치로 강조했다.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가.
▲소장으로 취임하면서 오랜 시간 고민했던 핵심가치 세 가지가 수월성·공공성·개방성이다.
먼저 기관의 핵심역할 수행을 통한 선도적 연구를 강화해 가치있는 연구와 의미있는 연구 결과를 위해 '수월성'을 제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전략과 정책에 집중하고자 '국가독성정책센터'를 신설했다. 'KIT의 정책이 국가와 세계의 정책'이 되기 위한 첫걸음으로 국가독성아젠다 발굴을 위해 화학·바이오물질 안전성·독성 분야 정책개발 활동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 정보 공유시스템을 구축해 시범 운영할 계획이며 정책 네트워크 구축과 관련 산업과 정책 동향 파악을 통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둘째는 공공성을 위한 국민 안전문제 해결형 연구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새로운 위해 요인들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위해성 평가를 강화하고 있다. 각 지역분소에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위해성 평가를 위한 전담조직으로 '전북인체위해성평가센터'와 '경남생태위해성평가센터'를 신설했다.
전북분소에 동물이용 생물안전 3등급 연구시설 'ABSL3' 시설 구축을 통한 신규 감염병 신속 대응과 가습기 살균제 보건센터 지정을 통한 가습기 살균제 흡입에 따른 인체 위해성 상관성 연구 등은 독성평가 기술이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될 것이며 앞으로 과학기술을 활용한 사회문제 해결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공공성의 가치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셋째는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출연연의 전략적 협력 연구와 융·복합 연구를 활성화하고 있으며 국내와 해외기관과의 연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융합연구단 사업(2021~2024)에 선정돼 출연연과 학계, 산업계가 함께 참여해 반려동물 의약품 개발과 실용화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반려동물 의약품 개발을 위한 플랫폼과 실용화 기술 개발을 선도함으로써 펫코노미 산업의 성장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의형 융합연구사업(2020~2025)에도 선정돼 2차 미세플라스틱 환경오염 문제해결을 위한 융합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연구를 통해 2차 미세플라스틱 발생 규명·환경영향평가·바이오플라스틱 개발을 통한 환경 이슈를 해결함으로써 사람과 환경이 함께 건강할 수 있도록 연구 성과를 도출해낼 것이다.
해외기관과의 협력을 위해 최근 글로벌 제약회사와 함께 국내에 전무한 고난이도 척수강내 약물 투여 기술을 최초로 확보했다. 이를 통해 국내 제약 산업계를 국제적 수준으로 견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RNA 기반의 첨단 의약품 개발, 난치성 치료 신약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밖에도 다자간 국제 공동기술 개발 사업 선정 등 다양한 해외기관과의 공동연구를 통한 네트워크 확대로 안전성·독성연구의 개방성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과학기술의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국민 기대가 크다. 그런 일환 중 하나로 가습기 살균제와 인체의 유해함을 확인하는데 안전성평가연구소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어떤 역할을 했고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
▲최근 과학기술의 패러다임이 변화해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통해 독성연구가 우리 삶에 깊숙이 관여하게 됐음을 많은 국민께서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화학물질로 인해 많은 피해자가 발생해 매우 안타까운 사건으로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우리 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호흡기질환 제품 개발을 위한 흡입 유효성 평가뿐 아니라 호흡기를 통해 생체 내로 흡입되는 미세먼지, 미세 플라스틱과 다양한 형태의 담배 등 호흡기에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물질들의 안전성 평가와 독성 작용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안전한 흡입 생활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인프라를 바탕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 당시 가습기 살균제 주성분에 대해 흡입발생 기술 개발과 함께 실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환경을 고려한 다양한 흡입 노출 시나리오를 설정해 반복흡입독성에 따른 영향평가를 수행했다. 해당 시험 결과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의 판매중지·회수 조치 등 정책 결정에 고려됨으로써 더 많은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
현재도 해결되지 않은 다양한 가습기 살균제 성분들로 인한 질환과의 인과관계 등을 연구해 피해자를 돕고 국민의 안전을 위한 정책을 제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후속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많은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된 지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다. 우리 연구소를 비롯한 많은 과학기술계는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서로 협력하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우리 연구소는 코로나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방역물품 개발 지원의 유일한 독성 평가 핵심기관으로 지정돼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위해 TF를 구성하고 패스트트랙 제도 운영을 통해 인력과 인프라를 집중 투입했다.
특히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미래감염병 기술 개발의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신규 물질에 대한 GLP 독성시험 평가를 수행함으로써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IND(임상 시험용 신약) 승인과 임상2상, 임상3상 단계에서 필요한 GLP 독성시험을 지원했다.
해당 사업을 통한 코로나19 지원을 통해 치료제·백신·방역물품을 포함한 총 35개 물질을 대상으로 관련 치료제(후보물질 5개)와 백신(후보물질 7개) 개발에 대한 비용 감축·개발 소요 기간 단축 등 빠른 대응으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우수한 평가 결과를 받았다. 해당 사업을 통해 지원한 12개 기업 중 8개 기업이 임상으로 진입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또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융합연구단(CEVI)에 소속돼 중화항체 예측을 통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의 기간 단축을 위한 연구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코로나19 대응 치료제와 백신의 독성시험, 민감도 높은 진단키트 개발 등을 수행하고 있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연구가 많아지는 추세다. 안전성평가연구소가 데이터 관리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있다고 하는데.
▲국민 일상생활의 안전을 위협하는 화학물질과 관련한 여러 사건을 접하게 되면서 관리의 효율성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현실적으로 의약품, 의약외품, 의료기기, 위생용품, 생활화학제품에 이르기까지 제품별로 업무 분장이 돼 있어 부처 간의 관리와운영에 한계가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속 가능한 화학물질 전략'을 제안했으며 화학물질 관련 법 체계 정비를 위해 '하나의 물질, 한 번의 평가'라는 기본방향을 설정해 데이터베이스 중앙집중화와 법체계 단순화·일원화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럽 화학물질청(ECHA), 식품청(EFSA), 의약품청(EMA), 환경청(EEA)을 중심으로 전문가그룹이 발족돼 세부적인 논의가 추진되고 있다.
우리도 현재의 실정에 맞게 부처별·제품별 분산된 법·제도 및 관리체계는 그대로 유지하되 독성자료(Data)에 대한 관리를 통합하는 방식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독성값은(유해성 정보) 화학물질의 사용 용도와 관련없이 동일한 값을 가지며 이러한 독성값을 찾아내기 위한 독성평가시험 등의 연구가 필요하다. 만약 화학물질 이슈 발생 시 이러한 독성값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확보된다면 위해성 평가 등의 대응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화학물질의 독성자료(Data)를 국가적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생산·관리·유지·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독성자료(Data)를 생산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전담연구기관'과 독성자료(Data)를 유지·관리·활용할 수 있는 '센터' 지정·운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법률 개정으로는 한계가 있어 독성값(Data) 통합의 제도화를 위해서는 별도 특별법 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안전성평가연구소 설립 20주년이다. 소회가 어떤가. 앞으로 20년 후 안전성평가연구소는 어떤 모습이길 바라는가.
▲많은 분들의 수고와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연구소가 존재할 수 있었다. 우리 소원분들을 비롯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린다. 과학기술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으며 빅데이터를 시작으로 오픈사이언스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간의 독성 연구도 이제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제가 생각하는 과학의 미래도, 안전성평가연구소의 미래도 이와 많이 닮아있다. 연구자 개인의 성과가 아닌 모두가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가치로 인식돼 과학이 일상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이 생겨나고 문화가 확산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 흐름과 이에 대한 공감은 우리 연구소의 성장과 발전에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독성을 연구한 연구자로서도 우리 기관의 무한한 가능성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
2022년의 안전성평가연구소는 20대의 청년과 같은 가장 찬란하고 빛나는 때다.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며 새로운 30주년을 준비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독성연구 분야에서 어떤 의미있는 성과를 내 안전한 국민생활에 기여했는가'를 질문하고 답해 나갈 것이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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