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영화 올빼미 속 얼굴이 마비되는 질환인 구안와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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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영화 올빼미 속 얼굴이 마비되는 질환인 구안와사란?

정정교 교수(대전한방병원 침구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3-01-08 11:57
  • 신문게재 2023-01-09 10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정정교
올겨울 유난히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이 시기에 누구나 한 번쯤은 '추운 데에서 자면 입 돌아간다'라는 말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눈이 감기지 않고 입이 돌아가는 증상을 '구안와사'라고 하며, 이는 의학적으로 '안면신경마비'에 해당한다. 안면신경(7번 뇌신경)이 압박되거나 손상돼, 얼굴에 감각이상, 떨림, 경련, 마비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안면신경장애라 말한다. 이러한 안면신경장애 증상 중 안면신경마비가 가장 많으며, 동반 증상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됩니다. 그중 특발성 안면신경마비인 '벨마비(Bell's palsy)가 가장 흔하며, 귀나 안면 주변에 대상포진을 동반하는 '램지-헌트증후군(Ramsay-hunt syndrome)' 등이 있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벨마비(질병코드 G510)로 진료받은 환자는 5만2301명으로 2011년 3만8373명에 비해 약 36% 증가했고, 매년 증가 추세다. 또한, 국내외 연예인들이 안면신경마비로 치료받고 있다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접할 만큼 우리 주변에서 더 이상 보기 드문 질환이 아니다. 안면신경마비의 구체적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수면 부족,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면역이 저하된 상태에서 찬 기운이나 바이러스 등에 노출되어 발생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안면신경마비는 대부분 목이나 귀 뒤쪽으로 통증이 나타난 이후 증상이 발생한다. 대부분은 눈이 잘 감기지 않거나, 식사 또는 양치를 할 때 물이나 음식이 새어 나와 마비의 발생을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 이마에 주름이 만들어지지 않고, 마비된 쪽의 입이 늘어지게 된다. 최초로 증상이 시작된 시점부터 대부분 1~7일의 기간 동안 신경 손상이 진행되며, 얼굴의 마비 증상이 점차 진행된다. 신경의 손상 정도는 환자의 나이나 면역력,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기저질환 등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굴의 마비와 함께 이후부 통증이나, 과도한 눈물, 미각 이상, 청각 이상 등을 동반할 수 있으며, 신경 손상이 심할수록 예후가 좋지 않다.

빠른 회복을 위해서라면 처음 3주간의 치료가 매우 중요하며, 증상을 발견하게 되면 늦어도 4일 안에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한다. 빠르게 치료를 시작한다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주에서 수개월 이상까지 각기 다른 기간이 소요되지만,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경이 70% 이상 손상되었거나, 발병 후 치료가 늦어지거나, 중간에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안면 근육 및 감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또한, 안면 비대칭이나, 악어의 눈물, 연합운동, 경련, 구축 등의 2차 후유증은 점차 악화되어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으므로, 늦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환자들은 틀어진 얼굴과 부자연스러운 표정 등으로 자신감을 잃고 대인관계에 영향을 받으며 심리적 어려움을 겪어, 치료에 소극적으로 임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나을 거라는 생각으로 치료를 미루기도 하다. 하지만, 급성기에 침, 뜸, 한약, 약침, 추나 치료 등의 한의 치료 외에도 양약, 도수치료 등의 양방 치료를 병행하여 복합적인 치료를 빠르게 시작하고 꾸준히 지속해야만, 회복 기간을 효과적으로 단축하고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안면신경마비는 면역이 저하되면 쉽게 발병하기 때문에, 평상시 불규칙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충분한 수면, 기저질환 관리, 절주와 금연,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면역력을 높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갑작스레 얼굴이 뻣뻣하거나 불편감이 느껴지거나 증상이 의심된다면, 서둘러 내원해 체계적인 상담과 진료를 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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