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취재 기록-56]첫 증언자가 지목한 제천 국악단체 ‘연습장소’ 집주인의 후손도 찾았다

[10년간의 취재 기록-56]첫 증언자가 지목한 제천 국악단체 ‘연습장소’ 집주인의 후손도 찾았다

속수승평계 서열 3위인 이건연은 어떤 인물일까?
이건연, 청풍승평계 등 국악단체 창단 배경 글로 남겨
이건연, 서언 통해 “국악의 세계화와 대중화에 앞장서야”

  • 승인 2023-01-14 23:45
  • 수정 2023-08-30 20:02
  • 손도언 기자손도언 기자
2022012501001716700056532
'이장용 선생(90·제천시·국악단체인 속수승평계 첫 증언자)이 기억으로 직접 그린 속수승평계(1918년) 연습장소(빨간색 부분)'. 그가 그린 연습장소는 이건연 속수승평계 서열 3위의 간부급 단원 집으로 추정된다. 이건연의 4대 후손은 "증조할아버지 집에 가야금 등이 있었고 사람들이 수시로 와, 연습했다"고 첫 증언했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제천 청풍승평계 흔적 찾기'의 끝은 깊고도 넓다. 어쩌면 지금이 끝이 아닌, 시작일 수 있다.

본보가 이번엔 우리나라 최대규모로 알려진 국악단체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과 그 인물의 후손을 처음으로 찾아냈다.



중요 인물은 '서열 3위'로 알려졌지만, 국악단체의 실질적인 핵심 인물이다. 무엇보다 그는 가상의 인물이 아닌, 실존 인물이었다.

본보는 서열 2위였던 '이태흥(李泰興·1871~1940년)'에 이어 서열 3위인 인물을 처음으로 보도한다. 그로 인해 청풍승평계와 속수승평계의 국악단체 조직 배경과 가치 등의 숨은 베일이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 청풍승평계는 어떤 국악단체였고, 어떤 이유로 창단된 것일까. 또 서열 3위의 그의 후손은 또 어떤 얘기를 들려줄까. 제천 국악단체의 실체가 조금씩 그 신비로움의 베일을 벗겨내고 있다.



본보가 1년 6개월가량 청풍승평계와 속수승평계를 추적한 결과 우리나라 최대규모 국악단체로 알려진 청풍승평계 단원이자, 속수승평계 우두머리 간부급 단원인 서열 3위는 이건연(1875~미확인)이다. 이건연은 국악단체의 창단 배경 등을 글로 남긴 인물이다.

청풍승평계(1893년 창단)에서 속수승평계(1918년 재창단)로 자리를 옮긴 이건연은 제천군지에 '1918년도 속수승평계를 조직하면서…'라는 서언(책 등의 첫머리에 책을 펴내게 된 동기나 경위)을 남긴 것이다. 이건연은 실존 인물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후손들이 드러나지 않아서다. 그러나 이건연의 후손이 본보 취재결과 드러나면서 그의 존재도 밝혀졌다.

이건연은 서언을 통해 이런 글을 남겼다.

"승평계의 설립이 계사년(癸巳年) 1893년 중춘(仲春·완연한 봄)이다. 음악의 운율은 (제천)청풍호 경치와 일치하고 음악하기 좋은 곳이다. 청풍승평계 단원들의 악기비용, 활동비용 등은 속수승평계에서 더 증액한다. 이런 내용은 청풍지역 현인들, 즉 유지들과 논의했다. 논의결과 청풍승평계에서 받았던 10냥을 속수승평계에서 2원으로 책정한다. 풍소재자(風騷才子), 즉 풍류객은 이 '악(樂·청풍승평계)'을 교훈 삼아서 영원토록 전승하라. 다음 세대는 청풍승평계를 보고 느껴서, 국악의 세계화와 대중화에 앞장서야 한다. 1918년 4월 16일 이건연의 서(緖)"라고 글을 남겼다.

이건연은 국악단체의 창단 배경과 연습 장소, 악기분포, 단원들의 활동, 악단 규칙 등을 자세하게 글로 설명해 놨다. 특히 이건연은 서언 말미에 국악의 세계화를 강조했는데, 현재 우리나라 국악은 이미 'K- 국악'으로 발전된 상황이다.

'이건연' 직계 4대 후손(後孫)인 증손녀 A(여·88)씨는 본보와의 첫 구술증언을 통해 "집에는 가야금과 아쟁 등이 있었지만, 큰 장마와 수몰 등으로 악기 등은 현재 모두 없어졌다"며 "증조할아버지(이건연) 선후배들이 집에 수시로 찾아와 악기 등으로 연습했다고 증조할머니와 할머니 등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조할아버지(이건연)은 전국에서 유명했던 인물로 알고 있다"며 "증조할아버지뿐만 아니라 국악단체 역시, 전국에서 중요한 (국악)단체였다고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건연의 증손녀인 A 씨는 '1918년 속수승평계 첫 증언자인 이장용(90) 선생과 같은 마을(제천시 청풍면 읍하리)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장용 선생은 지난해 1월, 본보와의 첫 인터뷰에서 속수승평계 단원들의 연습장소와 불과 100m거리에 거주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장용 선생이 지목한 단원들의 연습장소가 이건연의 집으로 알려졌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동래구, 제3회 온천천 빛 축제 개최
  2. 김포시농기계임대사업소, 노후농기계 불용품 매각
  3. 상명대 간호학과, 나이팅게일 선서식 개최
  4. 천안 벽산 블루밍 파크포레, 사업계획 승인 및 도급계약 모두 마쳐
  5. 천안시보건소, '생명존중 안심마을' 4곳 지정
  1. 한기대 STEP, '열정 가득' 온라인 서포터즈 3기 출범
  2. 나사렛대, 기아자동차 정주훈 상무 초청 '경영인의 날' 성료
  3. 충남창경센터, 'The Future with AX Forum' 개최
  4. 한기대, 충남경제정책 경연대회 우수상·장려상
  5. 천안문화재단,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 재창작 공연 개최

헤드라인 뉴스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유성복합터미널을 운영할 주체가 최근 결정되면서 대전 시민들의 고속·시외버스 운송체계가 동구 용전동과 유성구 구암동의 두 개의 복합터미널의 양강 체계로 전환될 전망이다. 대전교통공사는 11월 19일 주식회사 루시드 및 금호고속주식회사와 유성복합터미널의 공동운영사로 결정하고 5년에 추가 5년 연장 가능한 계약을 체결했다. 유성복합터미널은 2010년부터 민간사업자 공모방식으로 4차례 추진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2020년 대전시의 공영개발로 전환됐다. 시가 사업비 449억 원을 투입해 버스 15대가 동시에 승객을 승하차하는 플랫폼을 갖추고..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주말부터 전국에서 누리호 관련 행사가 진행되며 4차 발사 성공을 기원하는 분위기가 고양되고 있다. 23일 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27일 오전 12시 54분에서 1시 14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서 누리호 4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발사 예비 기간은 이날부터 12월 4일까지며 이 기간 중 누리호 4차 발사가 진행된다. 이번 발사는 기존과 달리 늦은 시간 진행된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기의 궤도 진입을 고려한 시간이다...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고환율에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고환율에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

국제유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름값은 고유가 행진을 이어가 주목된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고환율로 인한 원유 수입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주간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ℓ당 25.80원 오른 1729.72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38.54원 오른 1636.57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은 4주 연속 동반 상승했다. 대전·세종·충남지역 내 기름값도 10월 넷째 주를 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