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보령 산불] "살다 살다, 이런 불은 처음"… 이재민 울음소리와 한숨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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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보령 산불] "살다 살다, 이런 불은 처음"… 이재민 울음소리와 한숨 가득

  • 승인 2023-04-03 17:43
  • 신문게재 2023-04-04 6면
  • 김재수 기자김재수 기자
쉘터 앞
오전 11시 30분 홍성 산불로 주택이 전소되거나, 산불로 대피한 이재민들이 충남 홍성 서부초 쉘터 앞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조훈희 기자
2일 충남 보령과 홍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진화작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3일 홍성군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쯤 홍성군 서부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현재까지 24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오전 11시 30분 홍성 서부초엔 주택이 전소되거나 산불로 대피한 이재민들의 한숨과 울음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들이 걱정돼 한달음에 달려온 가족과 지인들도 속속 서부초를 방문해 운동장이 차로 꽉 찰 정도였다. 대부분은 70~80대 고령이었는데, 쉘터에선 이재민들을 위한 응급센터도 운영하고 있었다.

응급센터에선 어르신들의 심리치료나 대피할 때 챙기지 못했던 당뇨, 고혈압 등 약을 제공하고 있었다.

한 어르신은 "약을 (집에) 다 놓고 왔는데 집이 다 타버렸다. 고혈압이 있어서 약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쉘터에서 쉬다가 잠시 밖을 나온 80대 최모 씨는 "20대부터 살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무서워 죽겠다"며 "급하게 나왔는데 불이 집 주변 산을 휘감았다. 끔찍했다"고 말했다.

집이 전소된 70대 박모 씨는 "주변에서 대피하란 말에 짐도 제대로 못 챙겨서 대피해서 다 두고 왔다"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둘째 아들도 나 괜찮은지 보고, 다 탄 집 주변 잔불을 끄러 갔다"고 흐느꼈다. 박 씨는 "이렇게 불난 건 처음이다. 살다 살다 이렇게 불난 것은 처음"이라며 "집까지 다 타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한탄했다.

쉘터 안
오전 11시 30분 충남 홍성 서부초에 주택이 전소되거나, 산불로 대피한 이재민들이 재난 구호 쉘터 안에서 쉬고 있다. 조훈희 기자
보령시 청라면 내현리에서는 전날 오후 1시 42분에 시작된 화재 역시 26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김성진 장산1리 이장은 “어제는 남서풍 바람을 타고 장산1리. 내현2리, 의평 3리 산맥으로 번지면서 가옥 2채가 전소됐다”며 “당분간 어르신들은 마을회관에서 거처를 마련해 지내실 예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어제 가옥이 전소된 어르신들은 경로당에서 잠을 청했다”며 “오늘은 북서쪽으로 바람이 불고 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어제 잔불을 완전히 소화하지 못해 밤늦게까지 불을 껐다”며 “오늘도 산불을 진화하고 있지만 잔불이 남아 있어 잔불에 더욱 신경써야 되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홍성군은 현재까지 파악된 인명피해는 없으며, 시설피해는 주택 30채, 축사 3동, 창고 27개, 사당 1개, 기타 1개 등 62동이 파악됐다. 인근 236명의 주민은 임시주거시설인 서부초로 대피했으며, 주택화재로 이재민 18가구가 발생했다.

산불 진화를 위해 총 3325명의 인력이 투입됐으며(특수진화 11명, 공중진화 30명, 전문예방 104명, 소방 502명, 공무원 1350명, 군 151명, 경찰 217명, 기타 130명, 의용 830명 등) 소방헬기 17대, 소방차 144대, 산불진화차 13대 등 진화 장비가 투입됐다.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산불 진화율은 69% 넘어섰다. 홍성군은 날이 밝자마자 모든 공무원을 현장에 긴급 투입하고 잔불 정리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보령시 청라면 내현리 화재는 농업 부산물 소각 과정에서 불이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전 8시 현재 진화율 60%를 기록하고 있다.

이 불로 5가구와 사찰 1동, 비닐하우스 4동 등 12개 동을 비롯해 45ha 소실됐으며 6가구 14명은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헬기 5대와 780여 명의 인원이 투입됐다. 진화차 12대와 소방차 19대 등 진화장비 48대도 현장에 출동했다.

홍성=김재수·조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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