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발생 급증에 야간진화 필수 시설 '임도' 확충 시급하다

  • 경제/과학
  • 대전정부청사

산불 발생 급증에 야간진화 필수 시설 '임도' 확충 시급하다

임도 밀도는 임업 선진국의 10%도 안되는 수준
지상진화 시 임도 부족으로 진압작업 지체되기도

  • 승인 2023-04-03 18:22
  • 수정 2023-04-03 18:24
  • 신문게재 2023-04-04 1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clip20230403182121
대전과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산불로 민가와 시설물을 비롯해 산림 등이 큰 피해를 입은 모습. 이성희 기자 token77@
충남 홍성 서부면과 대전 서구 산직동 산불이 3일에도 이어져 충청권 산림 피해가 늘어나는 가운데 화재 방화선 역할과 신속한 인력·장비 투입에 필요한 숲속의 길 '임도(林道)' 설치 비율이 저조해 확충이 시급하다.

산림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에 설치된 임도는 총 2만 4929㎞, 임도 밀도는 3.97m/㏊다. 임도는 산림 경영을 위해 설치한 도로로 간선임도, 지선임도, 산불 진화임도, 소형 임도로 나눈다.

충청권에는 총 길이 3954.5㎞의 임도가 설치돼 있다. 시·도별 임도 밀도는 대전 5.61m/㏊, 세종 5.96 m/㏊, 충남 4.42 m/㏊, 충북 3.54 m/㏊다. 충청권에 설치된 임도 밀도 현황은 임업 선진국의 10%도 되지 않는다. 독일의 경우 54m/㏊, 오스트리아 50.5m/㏊, 일본은 23.5m/㏊로 충청권보다 배 이상 높다.

특히나 충청권의 산불 진화 임도는 턱없이 부족하다. 3.5m~5m 폭의 산불 진화용 임도는 2020년부터 설치돼 현재 전국에 332.3㎞가 설치됐지만, 충청권 산불 진화 임도는 8.5㎞에 불과하다. 설치된 지역도 충남 공주, 보은 일대 4곳뿐이다.



저조한 임도 설치 현황은 이번 산불 대응 과정에서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2일 낮 12시 19분께 발생한 대전 서구 산직동 산불은 전날 오후 8시 30분을 기해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인력 1821명을 투입하는 등 총력 진화에 나섰지만, 불은 3일 오후 5시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 탓이 크지만, 임도가 부족하다 보니 신속한 진압이 불가능했다는 지적이 많다. 진화 인력과 차량, 장비 등이 임도로 신속히 투입하지 못하면서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실제 해당 지역은 하단부 일부에만 임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야간에는 산불 진화 헬기 투입이 어려워 지상 진화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임도가 설치돼 있지 않다면 인력과 장비 투입에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다른 지역에서도 2022년 5월 밀양에서 발생한 산불 역시 산불 확산 지역에 임도가 없어 초기 진화실패로 661㏊가 손실됐고 올해 3월 하동에서 발생한 산불 역시 지상 작업으로 전환했지만, 임도가 없고 산세가 험해 야간 진화율이 63%에 그치기도 했다.

임도는 진입로 역할을 넘어 방화선 역할도 한다. 임도에는 나무가 없고 마른풀이나 낙엽 같은 불쏘시개도 적어 산불 확산 저지선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국유림 임도의 경우 산림청에서 설치하며 공·사유림의 경우 지자체에서 임도를 개설해야 한다. 산림청은 올해 산불 진화 임도를 포함해 임도를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중부지방산림청 관계자는 "그동안 충청권의 경우 충남지역에만 산불 진화 임도가 설치돼 올해 설치 지역을 늘릴 계획"이라며 "괴산, 청주, 제천, 공주, 아산 등 충북 지역까지 포함해 10㎞를 더 개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구도동 식품공장서 화재…통영대전고속도로 검은연기
  2. 유성복합터미널 공동운영사 막판 협상 단계…서남부터미널·금호고속 컨소시엄
  3. 11월 충청권 3000여 세대 아파트 분양 예정
  4. 대전권 대학 대다수 기숙사비 납부 '현금 일시불'만 가능…학부모 부담 커
  5. 김장 필수품, 배추와 무 가격 안정화... 대전 김장 담그기 비용 내려가나
  1. 대전교육청 교육부 시·도교육청 평가 '최우수'
  2.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전국 신청률 97.5%… 충청권 4개 시도 평균 웃돌아
  3. ‘여섯 개의 점으로 세상을 비추다’…내일은 점자의 날
  4. 대전대 박물관, 개교 45주년·박물관 개관 41주년 기념 전시회 개최
  5. 최고 1436% 이자 받아챙긴 40대 대부업자 실형

헤드라인 뉴스


CTX 민자적격성조사 통과… 충청 광역경제권 본격화

CTX 민자적격성조사 통과… 충청 광역경제권 본격화

대전과 세종, 충북을 통합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이 본격화 됐다. 4일 국토교통부와 대전시에 따르면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급행철도인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민자적격성 조사는 정부가 해당 사업을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다. 이번 통과는 CTX가 경제성과 정책성을 모두 충족했다는 의미로 정부가 민간 자본을 유치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

11월 13일 수능 당일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모바일 신분증 `불가`
11월 13일 수능 당일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모바일 신분증 '불가'

13일 열리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 수험생은 8시 10분까지 시험실에 입실해야 하며 반드시 수험표와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단 모바일 신분증은 인정되지 않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교육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수험생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교육부는 수험생들을 향해 수능 하루 전인 12일 예비소집에 반드시 참여해 수험표를 수령하고 시험 유의사항을 안내받을 것을 당부했다. 수험표에 기재된 본인의 선택과목을 확인해야 하며 시험 당일 시험장을 잘못 찾아가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위치를 파악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시험 당..

與野 대표 대전서 맞불…지방선거 앞 충청표심 잡기 사활
與野 대표 대전서 맞불…지방선거 앞 충청표심 잡기 사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약 7개월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잇따라 대전을 찾아 충청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4일 한남대에서 특강을 했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5일 대전시청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주재하는 등 충청권에서 여야 대표가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거대 양당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내년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금강벨트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전략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5일 대전시청에서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비 확보 현황과 주요 현안을 점검한다. 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 전국 최고의 이용기술인은? 전국 최고의 이용기술인은?

  •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