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충청권 사과와 배 등 주요 과일은 올해 재배 면적이 줄어들 것으로 예견됐다. 우선 사과의 경우 2023년 충청지역 재배면적은 5207ha로, 전국 면적비중은 2000년 20.9%에서 2023년 15.4%로, 5.5%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지역은 2000년 대비 유일하게 재배면적이 감소한 곳으로 꼽혔다. 과수화상병 사후 점검기간 3년이 지난 과원이 재식재 의향이 높지 않아 재배면적이 병 발생 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올해는 재배 면적이 더 작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노목 폐원과 고령화 등으로 충청 사과 재배면적은 2024년 5061ha로, 2023년보다 3%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3년 기준 전국 두 번째인 충청 배 재배면적도 올해 감소할 전망이다. 충청은 2023년 배 지역별 재배면적 비중이 호남(37%) 다음으로 26%로 두 번째다. 2023년 재배면적은 2483ha다. 연구원은 올해 면적은 2427ha로, 2.3%p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토지 수용과 과수화상병 발생 영향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강원·경기(-1.4%), 호남(-1.9%), 영남(-1.5%) 등 여타 지역보다 하락 폭이 크다.
복숭아도 비중이 갈수록 축소되는 양상이다. 충청 복숭아 재배면적은 2017년 전체 중 32.4%에서 2020년 30.2%, 2023년 27.2%로 해마다 줄고 있다. 이상 기후로 인한 폐원 증가에 따른 것이다. 올해도 농가 고령화와 인력 부족, 인건비 상승, 도시개발, 이상 기후 등으로 2023년 5475ha에서 2024년 5111ha로 6.7%p 줄어들 것으로 연구원은 진단했다. 영남이 0.9% 늘어나는 것과 대조적이며, 경기 -1.9%, 호남 -0.9%, 강원 -0.5%의 하락폭보다도 훨씬 크다.
재배면적이 줄어들면 그동안 지속됐던 과일 가격의 오름세는 더욱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2023년 사과 가격은 후지 품종 수확기인 11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3% 올랐고, 12월에도 1년 전보다 79% 높게 형성됐다. 2023년 8~12월 배 가격도 생산량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했다. 지역 재배면적이 줄어들면 그만큼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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