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올 수 있을까?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올 수 있을까?

장기태 KAIST 모빌리티 연구소 소장

  • 승인 2025-05-14 16:55
  • 신문게재 2025-05-15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목요광장)장기태 KAIST 모빌리티 연구소 소장
장기태 소장
국내외 언론을 보면 자율주행 자동차 서비스에 대한 소식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국 베이징, 그리고 서울 시내에서도 자율주행 차량이 실제 도로를 주행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로보택시 서비스가 시범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이 현실이 된 듯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지만, 동시에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사고 소식도 잇따르면서 우려와 논란을 자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어느 수준까지 도달했을까? 그리고 정말 우리가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는 가능할까? 도로 위를 달리는 자율주행차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며, 운전이라는 행위가 과연 언제쯤 불필요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관련 법령에 따르면, 운전자 또는 승객의 직접적인 조작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의미한다. 자율주행 기술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는 1920년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무선으로 조종된 자동차가 최초 사례로 평가된다. 해당 차량은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에서 무선 조작으로 움직였으며, 오늘날처럼 센서나 컴퓨터 기반의 인지·판단 기능은 없었지만, '운전자 없이 차량이 이동한다'는 개념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자율주행의 초기 형태로 간주된다.

1950년대에는 GM이 도로 인프라와 연계된 유도 주행 방식의 미래형 자동차를 선보이며 자율주행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말하는 형태의 자율주행 기술은 1990년대 들어 컴퓨터 및 ICT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카네기멜론대학교는 자율주행 차량으로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데 성공하였고, 이어 미국 국방부 산하 DARPA가 주최한 '그랜드 챌린지'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은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후 2010년대에는 구글이 자율주행 실증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면서 상용화 가능성을 열었고, 테슬라, GM, 토요타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자율주행은 본격적으로 우리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1990년대 초 고려대학교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개발되어 시연되었으며, 2010년대에는 판교 '제로셔틀' 실증을 거쳐, 최근에는 정부가 약 1조 원 규모의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을 통해 2027년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본격적인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렇다면 지금 자율주행 기술은 어느 수준에 와 있을까?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완전 수동 운전(레벨 0)부터 공간적·환경적 제약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는 완전 자율주행(레벨 5)까지 총 6단계로 구분된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은 차량이 조향이나 가감속을 수행하지만 운전자의 지속적인 개입이 필요한 레벨 2 수준이다. 앞서 언급한 미국과 중국 일부 도시에서 운영 중인 로보택시는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고 특정 지역에서 자율 운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레벨 4 수준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사고 사례와 기술적 완성도를 고려할 때, 이들 시스템이 완전한 레벨 4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기 어렵고, 전문가들은 평균적으로 레벨 3.5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운영 중인 자율주행차는 대부분 안전관리자가 탑승하거나 운전자의 개입을 전제로 운행되고 있어, 아직은 레벨 3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보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최근 들어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여 자율차가 운행되면서, 운전자 없이도 이동이 가능한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완전 자율주행에 이르기까지는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 인간 운전자와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의 인지와 판단의 어려움, 그리고 다양한 기상 조건 등은 자율주행 시스템이 극복해야 할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자율주행이 오랫동안 직면해온 인지, 학습, 추론, 의사결정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를 바탕으로, 완전 자율주행 시대의 도래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닌, 손에 닿을 수 있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장기태 KAIST 모빌리티 연구소 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전공의 돌아온 대학병원 '활기' 속에 저연차 위주·필수과목 낮은 복귀율 '숙제'
  2. 충청권 의대 중도이탈자 증가… 의대 모집정원 확대에 수도권행 심화
  3. "탈시설을 말하다"… 충북장애인인권영화제 4일 개최
  4. 합참의장에 진영승 공군 전략사령관 내정, 군내 4성 장군 전원 교체
  5. [2026 수시특집-나섬이가 소개하는배재대] 장학금 받고 유학 가고… 공부는 ‘카공족’ 공간에서
  1. 인천의 '극지연구소'는 부산 이전 불발...세종시는?
  2. [꿈을JOB다! 내일을 JOB다!] 게임 좋아하던 중학생, 게임 개발자가 되다
  3. [2026 수시특집-배재대] 1863명(정원 내) 선발… "수능최저 없애고 전과·융합전공 자유롭게"
  4. 서천 호우주의보 발효…충남 남부 중심 매우 강한 비
  5. 자신의 금융정보 넘겨 대포 통장·폰 개설 도운 20대 실형

헤드라인 뉴스


대전어린이재활병원 국비확보 또 ‘쓴잔’

대전어린이재활병원 국비확보 또 ‘쓴잔’

대전시가 2026년 정부 예산안에서 역대 최대인 4조 7309억 원을 확보했지만, 일부 현안 사업에 대해선 국비를 따내지 못해 사업 정상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운영비와 웹툰 IP 클러스터, 신교통수단 등 지역민 삶의 질 향상과 미래성장 동력 확충과 직결된 것으로 국회 심사과정에서 예산 확보를 위한 총력전이 시급하다. 1일 대전시에 따르면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제외된 대전시 사업은 총 9개다. 앞서 시는 공공어린이 재활병원 운영지원 사업비(29억 6000만 원)와 웹툰 IP 첨단클러스터 구축사업 15억 원..

김태흠 충남도지사 "환경부 장관, 자격 있는지 의문"
김태흠 충남도지사 "환경부 장관, 자격 있는지 의문"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천댐 건설 재검토 지시를 내린 김성환 환경부 장관을 향해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천댐 건설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는 김돈곤 청양군수에 대해서도 "무책임한 선출직 공무원"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지사는 1일 도청에서 열린 2026 주요정책 추진계획 보고회에서 김 장관에 대해 "21대 국회에서 화력발전 폐지 지역에 대한 특별법을 추진할 때 그의 반대로 법률안이 통과되지 못했다"라며 "화력발전을 폐지하고 대체 발전을 추진하려는 노력을 반대하는 사람이 지금 환경부 장관에 앉아 있다. 자격이..

세종시 `국가상징구역+중앙녹지공간` 2026년 찾아올 변화는
세종시 '국가상징구역+중앙녹지공간' 2026년 찾아올 변화는

세종특별자치시가 2030년 완성기까지 '국가상징구역'과 '중앙녹지공간'을 중심으로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1일 세종시 및 행복청의 2026년 국비 반영안을 보면, 국가상징구역은 국회 세종의사당 956억 원, 대통령 세종 집무실 240억 원으로 본격 조성 단계에 진입한다. 행정수도 추진이란 대통령 공약에 따라 완전 이전을 고려한 확장 반영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내년 국비가 집행되면, 국회는 2153억 원, 대통령실은 298억 원까지 집행 규모를 키우게 된다. 국가상징구역은 2029년 대통령실,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갑작스런 장대비에 시민들 분주 갑작스런 장대비에 시민들 분주

  • 추석 열차표 예매 2주 연기 추석 열차표 예매 2주 연기

  • 마지막 물놀이 마지막 물놀이

  • ‘깨끗한 거리를 만듭시다’ ‘깨끗한 거리를 만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