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환자 교통편의 제도정비 시급…지자체 무관심에 환자수 14년새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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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환자 교통편의 제도정비 시급…지자체 무관심에 환자수 14년새 98%↑

투석에 시각장애 및 당뇨발까지 겪는 40대
교통편의 중단 예고에 혼자감당 어려움 호소
환자 11만명 넘어 안정적 진료 논의 필요

  • 승인 2025-08-21 17:22
  • 신문게재 2025-08-22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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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투석 환자가 1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들 환자에 대한 진료복지 점검이 요구된다.
<속보>20일 대전 한 병원에서 만난 조한영(49·가명)씨는 이틀에 한 번씩 인공신장실을 찾아 혈액 투석을 8년간 이어왔다. 월·수·금 오전 7시 병원에 도착해 4시간동안 투석을 받고 나면 체중은 많게는 3㎏까지 빠지고 어지럼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당뇨 합병증으로 콩팥이 먼저 나빠졌고, 오른쪽 눈은 실명했으며, 발에도 질환이 생겨 깁스처럼 발 전체를 감싸고 목발을 짚어서야 겨우 걸음을 뗀다. 투석은 생명을 지키는 일인데 집과 병원을 오가는 병원의 교통편의 제공마저 앞으로 중단되면 혼자서 투석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그는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A씨는 "합병증 족부질환 때문에 어제도 오전 9시 다른 병원에 예약하고 오전 7시 30분에 장애인콜을 신청했는데 9시 넘어서야 배차되어 결국 그날 진료를 취소한 일이 있다"라며 "성치 못한 몸으로 버스를 이용할 수도 비용 감당 안되는 택시를 부를 수도 없는데 혈액투석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 밤잠을 이루지 못하겠다"라고 토로했다.

대전에서 혈액투석실을 운영하는 병원 신장내과 전문의들이 소속 병원의 환자 교통편의 제공을 이유로 대한신장학회로부터 투석전문의 자격 박탈을 경고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석환자 건강권에 대한 논의가 공론화되고 있다. 장애인콜택시만으로는 하루 걸러 반복하는 투석을 감당할 수 없고, 의료법에서는 교통편의 제공에 대해 모호하게 규정해 지자체마다 정책이 달라 환자들이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21일 중도일보가 대전 내에서 혈액투석 환자에게 자택과 병원 사이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을 조사한 결과, 지자체마다 담당 부서부터 승인하는 방식까지 큰 차이가 있었다. 먼저, 동구청은 보건소가 업무를 맡아 개별 환자의 이름과 특이사항을 파악한 뒤 1개 의료기관에 대해 환자 9명의 교통편의를 제공을 승인했다. 그러나 다른 구청에서는 보건소를 대신해 교통과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서 투석환자에 한해 노선 단위로 허가하고 있으며, 일부 보건소는 의료기관의 투석환자 교통편의 제공에 대해 아예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

이는 의료법에서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나, 경제적 사정 등 개별적으로 자치단체장 승인을 받아서는 가능하다고 규정할 뿐 기준과 대상을 세부적으로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투석환자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한 요양병원이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돼 200만 원의 벌금형이 선고된 사건에서 법원이 "환자들 중 특별한 사정이 있는 환자를 특정해 개별적으로 관할 자치단체장으로부터 사전에 승인을 받아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가능하다"라고 판시해 오히려 기준이 제시됐다.

더욱이 대전과 충남 지자체의 무관심과 달리 말기신부전으로 혈액을 투석하는 환자는 고령화 및 만성질환 증가로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전국적으로 2009년 5만6896명에서 2023년 11만2804명으로 98.3% 증가했다. 전국 10여 개 지자체에서 투석 환자에게 교통비를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해 시행 중이고, 차량에 투석환자 이송 안내판을 부착하고 차량 이용 환자명단 비치하는 조건에서 의료기관의 교통편 제공을 승인한 지자체도 있다.

(사)한국신장장애인협회 충남협회 한상돈 사무처장은 "투석 후 탈진으로 의식을 잃는 일이 적지 않은데 자가 운전하라는 것도 위험하고 건강권을 위한 신장장애인들의 병원 접근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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