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숫자의 힘에 갇힌 국회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 숫자의 힘에 갇힌 국회

충남도의회 이철수 의원

  • 승인 2025-09-15 08:25
  • 신문게재 2025-09-15 18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이철수 의원(당진1, 국민의힘)
이철수 충남도의원(당진1·국민의힘)
대의민주주의에서 국회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선거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합법적인 권력을 부여받고 이를 바탕으로 행정부를 적절히 견제하는 국회는 예나 지금이나 민주주의의 균형을 지키는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 국회의 모습은 단지 숫자의 힘에만 의존하는 다수당 중심의 운영이 만연하다.



물론 다수결이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칙이고 의석수 또한 국민께서 선택해 주신 결과임은 분명하지만 충분한 논의와 합의 없이 강행 처리되는 입법은 우리가 지향하는 민주주의의 본질과는 확연히 거리가 멀다.

현 정부와 다수당은 지난 정부의 비상계엄 사태를 비판하며 '권력 남용 견제'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내세우고 있으나 정작 다수당 스스로는 정치적 유불리와 이해관계만을 따지며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국회의 최우선 가치인 협치와 토론은커녕 정책에 대한 숙의 과정마저 위축되는 등 오로지 강행처리 관행만이 남아 있는 실정이다.

최근 여야 간의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렸던'방송3법', '노란봉투법'이 다수당의 주도로 무난하게 국회 본회의의 문턱을 넘었다.

그리고 오는 25일에 상정될 정부조직법 개정안 또한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상황이나 이 역시 통과될 것은 예정된 수순이다.

해당 법안들이 국민들의 생활과 국가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의견은 반영하지 않는 다수당의 일방적인 추진 앞에 소수당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이로 인해 현재 국회는 대화와 조정의 공간이 아니라 특정 정당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공간이자 수단처럼 보인다.

겉으로 개혁과 정의를 강조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소수 의견을 배제하고 대화의 여지를 차단하는 모습은 그들이 그토록 비판하던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모습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처럼 다수당의 독주가 지속된다면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진 정당 간의 갈등을 한층 더 악화시키고 국민의 권리와 민주주의의 신뢰에 악영향을 미칠 것임이 분명하다.

국회는 다양한 국민의 이해와 요구를 논의하고 결정해야 하는 만큼 협치를 통해 서로 다른 이해관계일지라도 이를 조정함으로써 대표성의 폭을 넓힐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여야 누구든 당장 주어진 권력에 기대어 절차와 합의를 경시하는 국회가 되지 않도록 하고 건강한 견제와 균형이 바탕이 되는 민주주의 핵심으로서 신뢰 받을 수 있는 국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1.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2. 천안 도솔공원, 도심 속 힐링문화공원으로 탈바꿈
  3.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4.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5. 더이상 세종시 '체육 인재' 유출 NO...특단의 대책은

헤드라인 뉴스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유치 전략 주효...8개 기업 유치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유치 전략 주효...8개 기업 유치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내 기업의 이탈 방지와 투자 유치에 공을 들여온 세종시. 올 하반기 전격 도입한 '첨단기업 유치 임차료 지원사업'이 모두 8개 기업 유치로 결실을 맺고 있다. 지원안은 타 지역에서 본사 이전 또는 공장, 연구소를 테크밸리로 신설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핵심은 2년간 임차료 4000만 원, 사무실 공사비 500만 원 지원에 있다. 또 지원 기업은 시 지원과 별개로 임대기업으로부터 2년 계약 기준 총 6개월의 임대료 무상혜택(렌트프리)을 추가 제공받을 수 있다. 시는 이를 토대로 지난 8월 첫 번째 사업 참여 모..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소위, ‘지역의사제’ 시행을 위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출산과 보육비 비과세 한도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고, 전자담배도 담배 범위에 포함해 규제하는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35건과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24건, 일반안건 3건, 보고안건 1건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지역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공포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