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전쟁 기억은 사람에서 유적으로, 한국은 어떤가요?"

  • 사회/교육
  • 이슈&화제

"일본에서 전쟁 기억은 사람에서 유적으로, 한국은 어떤가요?"

일본전쟁유적전국네트워크 데하라 케이조 공동대표

  • 승인 2025-10-20 17:26
  • 신문게재 2025-10-21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IMG_1196
데하라 케이조 공동대표(사진 가운데)와 나가부치 아키코(왼쪽), 이와와키 아키라 씨 등 (사)일본전쟁유적전국네트워크 임원과 회원을 인천시 부평에서 만났다.  (사진=임병안 기자)
"일본에서는 전쟁에 대한 기억이 사람에게서 유적과 사물로 넘어가는 과정이에요. 80년 지나 생존자가 거의 남지 않아 유적보존 중요성을 이제 눈뜨기 시작했죠. 한국은 어떤가요?"

(사)일본전쟁유적전국네트워크의 데하라 케이조 공동대표 10월 19일 인천시 부평구에서 열린 '일제전쟁유적네트워크' 1차 전국대회에 친선으로 참석해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일본 열도를 이루는 네개의 섬 중 가장 작은 섬인 시코쿠 고치현에서 전쟁유적을 발굴하고 시민들에게 알려 침략전쟁 반성을 잊지 말자는 시민 활동가다. 그는 평화자료관 '초가집(草の家)'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일본 대본영은 침략전쟁인 아시아태평양전쟁(1931~1945)이 종점에 임박한 시기에 미군이 고치현으로 상륙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바다를 향해 펼쳐진 고치현 곳곳에 방공호와 비행장, 레이더기지 그리고 카미카제 특공대 기지까지 집중적으로 만들었다. 실제 상륙 전투는 없었고 일본의 항복으로 태평양전쟁은 종료됐다. 그리고 이곳에 남은 전쟁 시설도 흙 또는 덤불 속에서 풍화돼 사라지거나 개발로 흔적마저 지워지고 있다.

IMG_1186
(사)일본전쟁유적전국네트워크 임원과 회원들이 부평 지하호를 견학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데하라 게이조 공동대표는 "일본에서도 전쟁유적을 문화재로 지정해 보존하는 곳도 있지만 무척 적고, 상당수 장소와 유적은 사라졌거나 기억에서 잊히고 있다"라며 "침략전쟁이었고, 같은 전쟁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기억을 교육하기 위해 전쟁유적을 조사하고 연구해 보존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쟁에 대한 기억이 지금까지 사람으로부터 계승되었다면 1945년 종전 후 80년이 흐른 지금은 생존자는 줄어들고 유물밖에 남지 않았다"라며 "일본에서는 전쟁 기억이 사람에게서 유물로 옮겨졌다 여기고 전쟁유적에 비상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이뤄진 일제전쟁유적네트워크 전국대회 심포지엄부터 이날 부평구와 인천시 일원의 전쟁유적 탐방에 동료 2명과 동행했고, 부평의 지하호에서는 일본 고치현의 것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전쟁시설은 일본 본토보다 조선에서 먼저 조성되기 시작했는데 침략전쟁이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쟁유적을 보존해 반성의 기억을 계승하는 것은 평화의 방파제를 만드는 일"이라고 밝혔다. 기자는 데하라 케이조 공동대표 일행이 다음에 대전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하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인천 부평=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민주당 절반의 성공·국힘 예상외 선전… 내란청산·정권심판 팽팽
  2. 해수부, 중국과 해운 회담으로 현안 합의
  3. 대전 지방선거 당선자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문
  4. 천안 수신멜론축제 6~7일 개최
  5. 천안법원, 주차장서 음주측정요구 거부한 혐의 40대 남성 징역형
  1. 천안의료원, 아산 더골든케어요양원과 MOU 체결
  2. 해양사고 선박의 30%, 기존 행위 반복… 예방책 없나
  3. 백석문화대, K-뷰티 실무 인재 육성을 위해 (사)대한미용사회중앙회와 MOU 체결
  4. 한기대, 산업현장 문제 해결 초점 졸업연구작품전시회 '주목'
  5. 백석대 소셜비즈니스융합전공, 고려인 후손 돕기 모금 캠페인 전개

헤드라인 뉴스


[한화에어로 참사] "더는 일터서 목숨 잃지 않길"…합동분향소 발길

[한화에어로 참사] "더는 일터서 목숨 잃지 않길"…합동분향소 발길

"타지에서 일하는 아들 생각 나서 더 마음 아파요." 5일 오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사고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유성구청 1층 로비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한 시민은 이같이 말했다. "20대 희생자도 있다는 사고 소식을 접한 후 생산직에서 근무하는 아들이 걱정됐다"라며 "남 일 같지 않다. 젊은 청년들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일은 더는 없으면 한다"고 전했다. 지난 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로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유성구청은 오는 25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400년 전 절절한 사부곡(思婦曲)…당진시 `안민학 애도문` 국가보물 승격 추진
400년 전 절절한 사부곡(思婦曲)…당진시 '안민학 애도문' 국가보물 승격 추진

당진시가 20대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아내를 향한 남편의 애틋한 사랑이 담긴 충남도 유형문화재 제243호 '안민학 애도문 및 백자명기'를 국가 지정 문화유산(보물)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절차에 나선다. 시는 6월 5일 충남도 문화유산 안민학 애도문의 국가지정(보물) 승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18년 도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민학 애도문은 안민학 선생이 부인을 여의고(1576년 5월 10일 병자년) 관에 넣은 부장품으로서, 한글로 쓰인 16세기 애도적 내용의 편지다. 애도문은 1978년 소유자가 14대 조모인 현풍 곽씨 묘를 충..

제1회 섬비엔날레, 개막 300일 앞으로…24개국 70여 명 작가 참여 전망
제1회 섬비엔날레, 개막 300일 앞으로…24개국 70여 명 작가 참여 전망

2027년 4월 3일 개막을 목표로 준비 중인 제1회 섬비엔날레가 3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충청남도와 보령시가 공동 설립한 섬비엔날레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행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직위는 2026년 3월 종합운영계획을 수립해 전시, 행사 운영, 홍보, 교통·숙박, 안전관리 등 분야별 실행체계를 구체화했다. 4월에는 관계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협력 기반을 마련했으며, 5월에는 자문위원을 위촉해 전문가 의견 수렴 체계도 갖췄다. 전시 분야에서는 24개국 70여 명의 참여 작가 섭외와 작품 콘셉트, 설치 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지방선거 당선자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문 대전 지방선거 당선자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문

  • 지방선거 끝…선거벽보 철거 지방선거 끝…선거벽보 철거

  • 분주한 개표소 분주한 개표소

  •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당선 ‘확실’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당선 ‘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