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보이지 않아도 기록은 멈추지 않는다"…시각장애인 수필집 '어둠도 빛이더라'

  • 문화
  • 문화/출판

[신간] "보이지 않아도 기록은 멈추지 않는다"…시각장애인 수필집 '어둠도 빛이더라'

대전여성시각장애인연합회, 시각장애인 참여 수필집 두 번째 출간

  • 승인 2025-11-27 17:08
  • 수정 2026-01-20 09:32
  • 신문게재 2025-11-28 6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KakaoTalk_20251124_103335236
도서 '어둠도 빛이더라, 또 다른 이야기' 표지./사진=대전여성시각장애인연합회 제공
대전여성시각장애인연합회가 두 번째 수필집 '어둠도 빛이더라 또 다른 이야기'를 펴냈다. 시각장애인은 글을 쓰기 어렵다는 통념을 스스로 무너뜨린 시도다.

이 책은 '나도 작가다' 프로그램에서 11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쓴 50여 편의 글을 묶은책으로, 기억과 감각에 의지해 문장을 만들어가는 치열한 창작 과정이 담겼다.

대전여성시각장애인연합회가 발간한 이번 수필집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글쓰기가 불가능하다는 오래된 편견에 맞선 결과물이다. 책은 연합회가 진행한 '나도 작가다' 프로그램에서 참여자들이 직접 써 내려간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참여자들은 글을 쓰기 위해 먼저 마음속에 떠오르는 단어를 붙잡는 데서 출발한다. 시각 대신 기억과 감각이 문장을 이끄는 셈이다. 어떤 이들은 생각을 말로 풀어내며 문장의 형태를 잡고, 어떤 이는 점자를 더듬어가며 천천히 글자를 새긴다. 희미하게라도 남아 있는 시력으로 글의 흐름을 확인하는 과정 역시 글쓰기의 일부다.

한 필자는 이 과정을 '암벽 등반'에 비유했다. 등반가가 정상의 모습을 보지 못해도 발밑의 한 지점에 집중해 앵커를 박고, 로프를 걸며, 한 걸음씩 위로 올라가듯 시각장애인의 글쓰기도 눈앞의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온전히 몰입해 나아간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계속 전진하는 그 과정이 글 한 편을 완성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축적된 글들은 각자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어둠 속에서 편견의 그림자를 밀어내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으려는 움직임,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와 대면하는 순간들이 문장 곳곳에 배어 있다. 글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장애가 만든 벽을 넘어서기 위한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연합회는 "장애 여부와 무관하게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로 삶을 기록할 수 있다"며 "이번 출간이 지역의 장애인 문화 활동 확대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경문 감독, 한화와 작별… “최강한화 함성 영원히 못 잊어”
  2. 한화 허인서, 생애 첫 풀타임에 20홈런… 신인왕 정조준
  3. 가을 정취 물든 '국립수목원 3종 세트'… 어디로 가볼까
  4. 지금은 '축제 시즌'… 국내 축제, 세계 무대로 날아오른다
  5. 아산시, 항공사진-드론영상으로 최신 공간정보 구축
  1. 천안문화재단, 10월 한뼘 갤러리 공간지원사업 전시 개최
  2. 천안시, 가을철 진드기 매개 감염병 주의…예방수칙 준수 당부
  3. [사진] 가을 수놓은 '세종 한글축제' 현장 속으로
  4. 아산시의회, '탄소중립특별위원회' 활동 돌입
  5. 아산시, 위기아동 선제 보호 주력

헤드라인 뉴스


국정감사 중반전 충청 현안 조기 가시화 초당적 협력 시급

국정감사 중반전 충청 현안 조기 가시화 초당적 협력 시급

이재명 정부 2년차 국정감사가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지역 현안 조기 가시화를 위한 충청 여야의 초당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행정수도 완성과 공공기관 2차 이전 등과 관련한 정부 당국자 발언이 속속 나오면서 이를 모멘텀으로 구체적 성과를 끌어내기 위한 이슈 파이팅이 필요해 보인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이재명 정부 2년 차 국감에서 충청권과 관련된 굵직한 현안에 대한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이 이목을 끌었다. 강주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행정수도 완..

사람 몰리는 오월드, 적자는 눈덩이… 도시공사 새 사장, 해법 나올까
사람 몰리는 오월드, 적자는 눈덩이… 도시공사 새 사장, 해법 나올까

한글날인 10월 9일 대전 중구 사정동 오월드 입구에는 개장 전부터 200m가량의 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주요 놀이기구마다 오후까지 긴 대기줄이 형성됐다. 이날만 1만 1311명, 이튿날인 10일에도 9822명이 방문하며 연휴 이틀간 2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연휴 때마다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모습과 달리 오월드의 경영 성적표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간 관람객은 감소하고 영업적자는 2년 연속 100억 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여기에 3300억 원 규모의 오월드 재창조 사업마저 전..

대덕구의회 파행에 구청장 단식 농성…민생 뒷전 의원들 "의정비는 인상"
대덕구의회 파행에 구청장 단식 농성…민생 뒷전 의원들 "의정비는 인상"

100일 넘게 이어진 여야 갈등으로 의장 선출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대전 대덕구의회의 파행 사태에 김찬술 대덕구청장이 12일부터 단식 투쟁에 돌입한다. 의회 원 구성 지연으로 주요 안건 29건이 계류되면서 직원 임금 체불과 주민 편의·복지시설 운영 차질 등 행정 공백이 현실화되자 구청장이 직접 단식이라는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특히 내년도 본예산 심의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작 대덕구의회는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1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김 청장은 12일 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주말 축제 ‘북적북적’ 대전 주말 축제 ‘북적북적’

  • 모래판 위에서 펼쳐진 한판 승부 모래판 위에서 펼쳐진 한판 승부

  • 수확 앞둔 황금 들녘 수확 앞둔 황금 들녘

  •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