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 박순덕 할머니, 2억 4000만원 ‘내리사랑’ 기부

  • 전국
  • 광주/호남

정읍시 박순덕 할머니, 2억 4000만원 ‘내리사랑’ 기부

2021년부터 이어진 기부···“가난 때문에 공부 포기하는 일 없기를”

  • 승인 2025-12-08 10:40
  • 신문게재 2025-12-09 5면
  • 전경열 기자전경열 기자
박순덕 할머니의 2억 4000만원 ‘내리사랑’ (2)
정읍시 칠보면 수청리 출신 박순덕 여사 장학증서 수여식./정읍시 제공
평생 행상과 폐지, 빈 병을 주워 모은 돈을 고향의 학생들을 위해 내놓은 '기부 천사'가 있다. 정읍시 칠보면 수청리 출신 박순덕 여사의 이야기다.

박 여사의 손은 거칠다. 평생을 노동과 가난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훈장이다. 하지만 그 거친 손으로 건넨 나눔은 누구보다 따뜻했다.

8일 전북 정읍시에 따르면 박 여사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장학금을 기탁해왔다. 누적 기부액만 약 2억4000만원에 달한다.

그녀는 어린 시절, 가난 탓에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었던 그 서러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박 여사. 고향의 후배들만큼은 돈이 없어 꿈을 접는 일이 없기를 바랐다. 그 간절한 마음이 차곡차곡 모인 돈을 선뜻 내놓게 만든 원동력이다.
박순덕 할머니의 2억 4000만원 ‘내리사랑’ (3)
정읍시 칠보면 수청리 출신 박순덕 여사./정읍시 제공
박 여사의 기부는 2021년 6월에 고향인 칠보면을 찾아 3550만 원을 전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듬해인 2022년 5월에는 1억500만 원이라는 거금을 쾌척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고향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2024년 4월 3000만원, 올해 4월 2600만원을 칠보면에 기탁했고, 지난 7월에는 '희망 2025 캠페인 유공자 시상식'에서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표창 수상을 기념하며 또다시 4000만 원을 보탰다. 자신의 영광마저 고향과 나누려는 깊은 뜻이었다.

박 여사의 나눔은 지역 사회에 잔잔하지만 강력한 파동을 일으켰다. 칠보면은 그녀의 뜻을 기려 2023년부터 박 여사를 초청해 장학증서 수여식을 열고 있다. 지금까지 수백 명의 저소득층 학생이 박 여사의 도움으로 학업을 이어갔다.

박순덕 여사는 "평생을 아끼며 살았지만, 나누고 나니 오히려 내가 더 부자가 된 기분"이라고 말한다. 남은 시간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하며 살겠다는 그녀의 다짐은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박순덕 어르신의 숭고한 뜻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준다"며 "기탁해주신 장학금은 학생들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읍=전경열 기자 jgy36712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머드에서 놀자’…보령머드축제 개막
  2. 세종시교육청 '교육문화원' 공식 개원… 복합 교육문화 거점 노크
  3. 가로림만 서산갯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서산, 세계유산도시 새 역사 열었다
  4. 숨통 튼 홈플러스…영업 정상화까진 '첩첩산중'
  5. 신한철 전 중도일보 상무 별세
  1. 역투 펼치는 한화이글스 새 외국인 투수 짐머맨
  2. 대전사랑메세나와 대전사랑시민협의회,동안미소한의원이 함께하는 취약계층 위한 영화제 성료
  3. ‘순환인사 확대’에 맞선 대전경찰 “대책 없는 제도 대응”
  4. 중복맞이 어르신들에게 삼계탕과 과일 나눔
  5. 천안시의회 권오중 의원, 독립기념관 품은 흑성산 자락 대규모 수목장 조성 전면 재검토 촉구

헤드라인 뉴스


테크·바이오 창업 수도권으로 이탈 여전…KAIST 창업 61% 수도권·대전서 고용 15%

테크·바이오 창업 수도권으로 이탈 여전…KAIST 창업 61% 수도권·대전서 고용 15%

KAIST가 교내 안팎에서 이뤄진 창업 기업의 성과를 조사한 결과 6만1252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38조 9500억 원의 총매출을 일으킨 것으로 집계했다. KAIST 교원과 재학생과 졸업생이 창업하거나 그리고 학교의 지원을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는데, 이들 창업 기업 중 대전에 본사를 둔 경우는 전체의 23.1%이었고, 총 매출액 대비 대전의 비중은 7.4%에 불과했다. 국방과 기술(Tech), 바이오 등 대전의 연구성과를 지역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이 절실하다. KAIST창업원은 KAIST 출신 교원과 재학..

숨통 튼 홈플러스…영업 정상화까진 `첩첩산중`
숨통 튼 홈플러스…영업 정상화까진 '첩첩산중'

법원의 결정으로 회생절차를 이어가게 된 홈플러스가 파산 위기에서는 일단 벗어났지만 정상 영업을 회복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남아 있다. 긴급 운영자금 확보로 핵심 점포 재가동의 발판은 마련했지만 체불 임금과 공공요금, 납품대금 지급, 협력업체 신뢰 회복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오는 9월 4일까지 연장했다. 홈플러스는 최대 채권단인 메리츠금융으로부터 2000억 원 규모의 DIP(긴급운영자금) 대출을 확보..

보행 안전 돕는다더니…장마·폭염에 고장 난 바닥신호등 수리도 늦어져
보행 안전 돕는다더니…장마·폭염에 고장 난 바닥신호등 수리도 늦어져

23일 오전 8시 20분께 대전 중구 오류초등학교 정문 앞 횡단보도. 등교 시간 학생들이 녹색 보행신호가 켜지자 횡단보도를 따라 도로를 건너기 시작했다. 마침 발 아래 바닥신호등도 초록불이 들어왔고 휴대폰에 시선을 고정하던 보행자들은 신호를 놓치지 않고 길을 건널 수 있었다. 그러나 횡단보도 반대쪽 바닥신호등은 여전히 적색 신호를 유지한 상태였다. 서구 둔산초등학교 앞 사거리에서도 횡단보도 시작점에 설치된 바닥신호등 5곳 중에 2곳에서 LED 일부에만 불이 들어오거나 적색과 녹색 신호 모두 표시되지 않은 채 꺼져 있었다. 시민들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역투 펼치는 한화이글스 새 외국인 투수 짐머맨 역투 펼치는 한화이글스 새 외국인 투수 짐머맨

  • ‘우린 더위 몰라요’…한화생명볼파크 썸머 페스티벌 ‘우린 더위 몰라요’…한화생명볼파크 썸머 페스티벌

  • 충청 유니버시아드 빛낼 굿즈들 충청 유니버시아드 빛낼 굿즈들

  • ‘머드에서 놀자’…보령머드축제 개막 ‘머드에서 놀자’…보령머드축제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