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지역사회 상처 보듬은 대전성모병원, 건강한 영향력을 온누리에"

[인터뷰]"지역사회 상처 보듬은 대전성모병원, 건강한 영향력을 온누리에"

대전성모병원장 강전용(마태오) 신부 송년 인터뷰
1956년 전쟁직후 지역민 돌본 희망의원에 뿌리
환자 곁엔 자원봉사자 굳은 일 책임하는 병원문화
"의료란 당신을 사랑하신다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 승인 2025-12-16 17:51
  • 신문게재 2025-12-17 7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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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장인 강전용(마테오) 신부가 중도일보와 인터뷰에서 가톨릭 의료선교와 이웃사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이 있는 중구 대흥동의 얕은 언덕은 1956년부터 천주교 대전교구의 의료 선교가 시작된 곳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신사가 있던 자리고, 광복 후에는 미군 장교들이 잠시 머물렀는데 대전을 포함한 충남이 독립포교지(Mission)가 되면서 원 라리보(Larribeau) 주교가 대전 대흥동성당에 착좌함으로써 대전에서 시민들의 고통을 달랜 의료 선교 역사가 시작됐다. 라리보 주교는 서울에서 성모병원을 설립하고 운영한 경험이 있었고, 대전교구 오기선 신부가 한국전쟁 중 소송을 통해 확보한 옛 신사부지에 희망의원(김홍선 초대원장)이라는 의료시설을 개설해 오후 1시간 저녁 1시간씩 환자를 살핀 게 시작이었다. 현재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이 자리에는 대전성모병원과 대전성모여고, 대전초등학교 등이 들어서 지역 천주교 공동체의 의료와 교육 사업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전에서 70년 전에 시작한 가톨릭 의료선교와 이를 이어가는 대전성모병원의 비전에 대해 병원장인 강전용(마태오) 신부와 대화했다. <편집자 주>



-병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자원봉사자가 환자를 안내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 진료실을 찾아주고 약국가는 길에 환우와 동행하면서 말벗이 되어주는 봉사를 길게는 35년간 실천한 분도 있다고 들었다.



▲저희가 가톨릭대학교 병원이다 보니 대부분 가톨릭 신자분이 자연스럽게 자원봉사하고 있습니다. 가톨릭에서 이웃 사랑이란 말로 끝나는 게 아니라 행동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고, 우리 병원에서 자원봉사하는 신자분들은 신앙을 실천하고 계시고요. 삶을 살면서 나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다른 이웃을 바라보면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바로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 것인데, 신앙의 가르침을 따라가는 크리스천의 삶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게 이런 자원봉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길게는 35년 정도 봉사하신 분도 계신다는 말씀에 보통 마음으로는 안되는 신앙의 확고함을 느껴 저도 놀랐습니다. 이웃을 위해 무엇을 했을 때 누구도 주지 못하는 보람과 행복이 있을 텐데, 그것이 우리 인생을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하고요. 우리 병원도 그런 의미에서 병원에 오시는 분들에게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대전성모병원은 1956년 자선진료소인 희망의원에서 시작했다. 당시 천주교 대전교구 신자는 1만8000여 명으로 작은 공동체였는데 의료 선교를 시작했던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나.



▲선교하는 여러 방법 중에 교육과 의료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교육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서 의미가 크고, 의료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가는 것인 것 같아요. 가장 어려워하는 사람들 옆에서 그들을 도와주는 돌봄이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이웃에 대한 사랑을 구체적인 실천이니까요. 구체적으로 교회가 어떤 것이다 또는 어떤 모습이라고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구체적인 의료와 교육 사업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병원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가톨릭교회 병원인데 돈을 벌려는 게 아니라, 병원을 계속 이어가면서 여기 있는 지역사회와 사람들에게 하느님은 당신을 사랑하신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우리 마음 안에 꼭 하나님의 사랑이 아니라도 누군가가 나를 챙겨주고 아껴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선한 영향력이 퍼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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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성모병원은 가톨릭의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병원에서 환자를 돕는다. 길게는 35년간 봉사를 실천한 신자도 있다.  (사진=대전성모병원 제공)
-뿌리를 찾아보면 6·25 전쟁의 상흔으로 절망에 빠진 대전·충남 시민들을 보살핀 역사와 마주하는데 남다른 진료 문화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말씀처럼 희망의원은 1956년에 지금 우리 병원이 있는 자리에서 전쟁 후의 헐벗은 지역사회에 자선진료를 시작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 아픈 사람들 그리고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병원에서 시작했다는 것은 우리 병원에 큰 의미가 있어 지금의 교직원들도 알고 있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저희 응급실은 119구조대에서 응급환자를 가장 많이 의뢰하는 곳인데 교수님들이나 간호사, 교직원분들이 "당연히 저희가 받아야죠"라고 말씀하고 실천하는 모습에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신부님 왜 저희 병원이 이렇게 어려운 환자만 받아야 합니까, 너무 힘듭니다. 이렇게 하지 않고 당연히 저희가 진료해야죠 라고 하는 것이 아마도 1956년 희망의원이 자선 의료부터 시작했던 것에 바탕을 두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 연장선에서 저희 병원이 자선 의료원을 개설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시는 분도 계셔서 지금도 계속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병실과 진료실이 전보다 쾌적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최근까지 이뤄진 병원 리모델링으로 이뤄진 변화는 무엇인가.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으로 개원한 지 올해 56주년이거든요. 역사가 오래된 만큼 시설도 오래되어 환자분들 불편도 적지 않았습니다. 지난해부터 병실과 진료실 그리고 복도까지 전체 공간에 대한 개선공사를 벌여 이제 환자분들이 오셔서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전공의 의정갈등 사태가 있을 때 저희 입원 660병상 중 100병상을 줄여서 운영했는데 이때 빈 병동부터 리모델링을 시작해 차례로 지난 2년간 공사했고, 최근 마쳤습니다. 병실을 전체적으로 밝은색으로 바꿨고 간호사 스테이션의 높이를 낮춰 간호사와 환자 사이 열린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치료실을 확대해 치료실 내에서 신속한 처방과 빠른 치료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도 마련했습니다. 다인실의 경우 감염병 예방을 위해 개인 냉장고를 설치하고, 개인사물함 교체 등 환자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예산을 충분히 반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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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성모병원장 강전용 신부는 병원의 유성구 죽동 이전에 대해서는 아직 꿈을 갖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병원에 오지 않아도 좋으니 주민들께서 아프지 않고 모두 건강하게 행복하기를 축복했다.  (사진=이성희 기자)
-대전성모병원은 첨단 진료를 도입하는 데에도 앞장섰다. 로봇수술센터 개소 이후 진료 현장에서 관측되는 변화는 무엇인가.

▲대전성모병원은 지난해 1월 로봇수술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센터장인 산부인과 정인철 교수는 자궁근종, 난소종양,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자궁탈출증 등 산부인과 질환에 로봇수술을 시행해 5개월 만에 100례를 달성한 데 이어 중부권 최단 기간인 1년 7개월 만에 400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역 대학병원의 위치적 한계와 로봇장비 도입 후발주자라는 시기적 한계를 뛰어넘은 실적으로, 풍부한 임상 역량을 재확인한 결과입니다. 로봇을 활용한 수술은 안전성과 만족도 면에서 장점이 확인된 만큼 산부인과 외에도 전립선암과 신장암 등의 비뇨의학과와 췌장질환의 간담췌외과 등에서 수술 범위를 점차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전성모병원은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의료 네트워크를 통해 수많은 환자 사례와 적용 가능한 다양한 수술방법의 로봇수술 노하우를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민들에게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습니다.



-병원을 유성구 죽동으로 옮기는 방안에 대해 여전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관련 계획은 어떻게 검토되고 있나.

▲앞서 설명해 드린 로봇수술센터가 병원에 도입할 때도 장비를 배치할 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많은 시간이 소요됐고, 후발주자가 됐습니다. 기존의 수술실을 개조해서 로봇 수술기가 들어올 수 있었는데, 이러한 공간 확보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바로 옆에 충남대병원의 상급종합병원이 위치해 큰 의료기관이 너무 가까이 있고, 상급종합병원에 국가 지원이 계속돼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도 이전을 검토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2019년부터 병원을 새 부지에 새로 짓는 것을 검토해 유성구 죽동에 부지를 확보했던 것입니다. 이후 코로나19가 있었고 또 의정갈등 사태 때문에 제대로 이제 이걸 진행되지 못했고, 지금도 당장 무엇인가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의 병원 자리에 앞서 설명한 것처럼 남다른 의미가 있고, 설혹 병원을 이전했을 때 지금의 병원을 지역민들에게 의료적 도움을 계속 드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큰 비용도 소요되기 때문에 저희도 충분한 준비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러한 준비의 시간이고, 미래를 향해 꿈을 갖는 시간입니다.



-천주교가 올해 해외 선교 50주년을 맞았고, 신부님도 2005년부터 10년간 남미 에콰도르에서 선교를 실천했다. 해외선교에 대한 어떤 기억을 갖고 있나.

▲제가 살았던 곳은 안데스산맥 중턱에 있는 해발 2500미터 정도의 산악마을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한 사람 그리고 어려운 사람들을 서로 도와주고 살아가는 모습 보면서 그들 안에서 웃음이 있고 삶의 기쁨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에콰도르는 가톨릭을 국교라고는 하지 않지만, 국민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들이니까 모든 축제나 행사가 가톨릭하고 연관이 돼요. 제가 대전에서 성모병원 밖을 나가면 신부인지 모르지 않습니까? 에콰도르에서는 한국에서 온 신부인 걸 마을 사람들이 모두 알고, 2시간마다 오는 버스를 탔을 때도 인사 나누고 자리를 양보하고 그러한 순박한 정이 있는 곳에서 10년을 살 수 있었습니다. 해외선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과 더불어 사는 것이고 일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 10년은 결코 긴 기간이 아니었습니다.



-2025년을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때를 맞아 지역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저희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을 사랑해 주심에 감사드리며 만나 뵙게 되어 반갑고 기쁩니다. 저희 병원에 오시는 아픈 분에게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또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할 생각입니다. 우리 병원의 존재 이유는 지역민들과 언제나 함께하면서 지역 안에서 조금 더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하고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에서 최대한 함께하면서 그렇게 노력하고 싶습니다. 저는 좀 그랬으면 좋겠어요. 우리 병원 이용 안 하셔도 좋으니, 주민들께서 아프지 않고 모두 건강하게 행복하게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기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대담=고미선 사회과학부장·정리=임병안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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