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2025년을 마무리하며(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는 시간)

  • 오피니언
  • 중도시평

[중도시평] 2025년을 마무리하며(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는 시간)

이정화 대전보건대 총장

  • 승인 2025-12-16 15:39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이정화 총장
이정화 대전보건대학교 총장
2025년 한 해가 조용히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연말이 되면 누구나 걸어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시간을 어떻게 맞이할지 차분히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깊고 근본적인 질문들을 우리 앞에 남겼습니다. "교육은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미래를 이끌 사람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이 질문들은 단지 교육 현장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드는 중요한 기준점이 되고 있습니다.

교육의 본질은 여전히 '무엇을 가르쳤는가'보다 '어떤 사람을 길러냈는가'에 있습니다. 지식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이며,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입니다. 우리는 이제 지식의 양(量)으로는 미래를 살아가기 어렵게 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정보는 넘쳐나고 기술은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며, 한때 정답이라 여겼던 것도 금세 달라집니다. 이러한 시대에 교육의 핵심 역량은 단순한 기능적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 탐구하는 마음, 배움을 향한 태도, 타인을 이해하려는 감수성, 그리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게 행동하는 힘입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인간됨'을 이루는 토대입니다.



특히 보건·의료 분야에서 이러한 덕목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생명을 다루는 현장에서는 기술보다 판단이, 지식보다 태도가, 효율보다 윤리가 더 중요한 순간이 많습니다. 환자의 신체뿐만 아니라 마음을 이해하려는 태도, 그리고 자신의 선택이 가져올 영향을 깊이 숙고하는 책임감은 앞으로의 보건 인재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질입니다. 올해 우리가 마주한 의료 인력의 부족, 돌봄의 공백, 지역 간 보건·의료 격차 문제는 모두 같은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우리는 어떤 전문인을 길러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이야말로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지금 이 시대의 인간을 지켜내는 일입니다. 시대가 변해도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되는 가치가 있습니다.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 공동체를 향한 책임,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윤리적 의지는 시대를 넘어 이어져야 하는 가치입니다. 2025년의 교육은 이러한 가치를 다시 한 번 깊이 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지금이야말로 교육이 지켜야 할 본질을 더욱 단단히 붙들어야 할 때입니다.



지난 한 해 사회는 빠르게 변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은 보건·제조·행정·문화 등 우리가 살아가는 거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냈습니다. 직업의 정의는 재구성되고, 노동의 의미 또한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삶에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었지만, 동시에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 들게 했습니다. 교육 현장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방향을 세우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가 됐습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교육이 지켜야 하는 가치는 더욱 분명해져야 합니다.

교육철학자 존 듀이(John Dewey)가 말했듯, 교육은 삶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삶 그 자체입니다. 학생들이 대학에서 경험하는 수업의 과정,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 협력하는 시간, 실패를 통해 새로운 방향을 배우는 순간, 도전 앞에서 망설이면서도 다시 일어서는 경험은 모두 그 자체로 성장입니다. 올해 많은 교육기관이 학습 환경을 혁신하고, 학생 중심의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확장해 왔습니다. 이는 결국 교육이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시키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더욱 분명히 보여줍니다.

다가오는 2026년 교육이 마주할 과제는 한층 더 복합적이고 깊어질 것입니다. AI 시대의 윤리를 세우는 일, 기술 의존 속에서 인간의 감수성을 지켜내는 일, 지역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실현할 인재를 어떻게 길러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 교육계의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와 도전 속에서도 교육이 붙들어야 할 중심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 중심은 언제나 '사람'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품성과 책임, 타인을 향한 존중, 세계를 바라보는 열린 시선은 교육이 지키고 길러야 할 가장 소중한 자산입니다.

2025년을 마무리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배움과 성장을 이어온 학생들, 교육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헌신해 온 모든 교사와 교육자들,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보태주신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가 만든 작은 변화와 성찰이 모여 더 나은 사회의 든든한 초석이 되리라 믿습니다. 다가오는 2026년이 교육의 길이 사람의 가치를 더욱 빛내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우리 모두가 서로의 성장을 지지하며 더 넓은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정화 대전보건대 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울대 10개 만들기 동행 모델' 띄운다… 한밭대 등 국공립대 연대 STU 제안
  2. 대전 서대전IC 구봉터널 차량 16대 추돌사고…12명 부상(영상있음)
  3. 짙은 안개에 미세먼지까지… 충청 출근길 사고 잇따라
  4. [썰] 권선택의 민주당 대전시장 '판' 흔들기?
  5. 세종 파크골프 저력… 신현주 선수, 中 챔피언십 왕중왕전 우승
  1. [대전에서 하룻 밤 더] 관광 소비액 5조원 목전 둔 대전
  2. ‘그날의 함성 다시 한 번’…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
  3. ‘반려견과 함께’
  4. 대전 대덕구, 덕암야구장 반려동물 놀이터 개장
  5. 출연연 '공통행정' 채용 임박… 8개 과기계 노조 공동 성명 "연구현장 장악, 중단하라"

헤드라인 뉴스


이 대통령 "추가 정부부처 분산 없다"… 세종 행정수도 의지 확고

이 대통령 "추가 정부부처 분산 없다"… 세종 행정수도 의지 확고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추가 정부 부처 분산은 없다”고 못 박았다.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0회 국무회의에서 ‘균형성장을 위한 지방 우대방안’과 관련한 토의에서다. 토의 중 해양수산부 장관 직무대행이 ‘부산 이전 성과’를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부산으로 옮겨서 실제로는 예측했던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며 "그래서 농식품부를 광주로 보내달라고 그러고, 강원도는 관광 도시니까 문체부를 강원도로 보내달라고 이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수부가 유일한 예외'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래서 다시 한번 명확하게..

[대전에서 하룻 밤 더] 공유숙박, 체류형 관광모델 활성화 필요
[대전에서 하룻 밤 더] 공유숙박, 체류형 관광모델 활성화 필요

대전은 최근 타지에서 유입되는 방문객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2025년 기준 9000만 명이 넘는 외지인이 지역을 찾았다. 주요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부터 '빵의 도시'란 이름에 걸맞게 성심당을 비롯한 여러 제과점을 탐방하는 이른바 '빵 관광'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쇼핑과 식·음료 업종에 소비가 집중되다 보니 방문객을 지역에 머물게 할 핵심적인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부 방문객이 대전에서 지갑을 열고, 소비하게 되면 그만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중도일보는 대전 방문..

공공기관 2차 이전 `빨간불` … 지역 발전 고려 최우선해야
공공기관 2차 이전 '빨간불' … 지역 발전 고려 최우선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이른바 '집중 전략'을 언급하면서 대전과 충남의 공공기관 2차 이전 대응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집중 전략'은 사실상 행정통합 지역과 기존 혁신도시에 공공기관을 집중 배치하겠다는 의중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사실상 행정통합 무산과 1차 공공기관 이전 수혜를 받지 못한 대전시와 충남도 입장에선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인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13일 충북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포함한 국토 재배치와 균형발전 문제는 국가 생존이 걸린 문제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내외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내외

  • ‘반려견과 함께’ ‘반려견과 함께’

  • ‘그날의 함성 다시 한 번’…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 ‘그날의 함성 다시 한 번’…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

  • ‘봄이 왔어요’ ‘봄이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