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대전·충남 통합과 고향을 떠난 '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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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대전·충남 통합과 고향을 떠난 '국보'

이상근 (재)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 승인 2025-12-30 17:11
  • 신문게재 2025-12-31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이상근
이상근 (재)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을사년이 가고 병오년이 오고 있다. 120년 전 을사늑약, 광복 80주년, 한일문화재협정 60년 등 역사적 사건에 더해 대통령 탄핵과 새 정부 시작 등 굵직한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담은 푸른 뱀의 해가 석양으로 지고 있다.

올해 무수한 일 중에서 대전과 충남의 통합 결의도 새 역사이다. 여야와 정부가 나서서 추진하니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통합시 대표가 선출될 것이다. 1989년 대전직할시로 분할된 이후 37년 만의 재결합이다. 향후 부울경,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의 통합 등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도적 중핵권으로 자리매김할 기회이다.

기초자치단체의 소멸 위기 등과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 국가보다는 도시브랜드가 강화되는 세계적인 추세 등 급속한 전환의 시대에 대응할 행정단위 개편은 불가피하다. 다만 통합이 영역의 확대나 비효율의 감소, 경제적 이익의 극대만을 강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도시의 탄생은 고유성과 역사성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의 삶이 반영되어야 한다.

이 점에 있어서 '문화'는 중요한 의제이다. 공동체의 정체성은 역사와 문화를 통해 형성되고 강화되고 전승되기에 오랜 역사를 지닌 대전·충남의 과거를 살피는 일은 미래의 장밋빛을 선전하기보다 강조되어야 하지만, 지금까지 통합을 추진하는 누구도 이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마치 팥소 없는 찐빵같다고 할 수 있다.

대전·충남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주권을 회복하는데 있어 시금석은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면서 고향에서 강제 이송당한 문화유산의 원상회복이다. 특히 국보 9점은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와야 할 유산이다. 논산에서 출토된 청동 유물, 개태사 금동대탑, 공주 소재 국보인 백제금동보살입상과 조선시대 공주 감영 금영 측우기, 천안의 국보 고려 천흥사 동종과 동국대박물관에 보관 중인 고려 보협인석탑, 부여 홍산의 고려 이신기의 감지은니묘법연화경, 예산 덕산의 청동 유물이 대표적이다. 이들 국보의 대부분은 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고 보협인석탑의 경우 동국대에서 발굴 조사 후 연구 목적으로 대여한 이후 보관하고 있으며 금영 측우기는 일본에서 환수한 이후 기상청에서 보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서산지역은 철기문화의 생성지로 백제 칠지도를 제작했고, 고려 초기에 거대불상인 보원사 철제여래좌상 등을 조성하였다. 지금도 곳곳에 있는 야철지가 이를 반증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서산·당진에 제철소가 있는 이유이다. 차제에 국보와 함께 반드시 고향에 돌아와야 할 공동체의 유산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017년부터 지역민의 문화유산을 향유권을 확대하기 위해 유래지로 대여하고 있으니 대전·충남의 통합과 함께 이전이 이뤄지길 바란다.

뿐만 아니라, 일본 등에 있는 소중한 유산의 환수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부여 규암에서 출토되어 일본에 있는 '백제미소보살'은 2018년 국내에 소개된 이후 2024년 호암미술관에서 대여 전시함으로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으나 정작 지역민에게는 볼 기회가 없었고, 적극적으로 지역에서 전시하겠다는 의지도 없었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오구라수집품 중 충남 출토 유물이 34점으로 확인됐지만, 이를 환수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공주 보살반가사유상, 계룡산 가마터 출토 물고기 무늬병, 부여 금강사지 금동약사불상 등이 대표적이다.

대전은 고대 산성이 40여 개가 넘는 산성의 도시로 충남과 대전의 역사 자원이 제대로 발굴되고 회복되어 미래로 전승되는 통합이 되어야 한다.
/이상근 (재)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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