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힘 '한동훈 제명', 분열의 수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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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힘 '한동훈 제명', 분열의 수렁으로

  • 승인 2026-01-29 17:04
  • 신문게재 2026-01-30 19면
국민의힘 최고위원회가 29일 '당원 게시판 사건'을 이유로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의결하면서 당이 분열의 수렁으로 빠졌다.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당 윤리위와 최고위 의결이라는 형식을 밟았지만, 장동혁 대표 의중이 절대적인 제명 결정이다. 제명이 확정된 한 전 대표는 당적이 박탈되고, 법적 판단 외 복당이 어려워졌다. 사상 초유의 전·현 대표 간 갈등이 낳은 제명 사태로 당이 내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명 결정은 계엄 직전인 2024년 11월 한 전 대표 가족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을 당원 게시판에 올려 당의 단합을 해쳤다는 것이 이유다. 한 전 대표는 문제 삼은 게시판 글조차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시판 논란 당시 장 대표는 "부적절한 글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 전 대표를 앞장서 옹호했었다. 장 대표가 제명이라는 초강수를 선택한 것은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갈등을 배제하고 설명이 안 된다.

민심을 먹고 사는 공당의 정치적 행위는 최소한의 명분이 있어야 한다. 판사를 지낸 장 대표는 대통령 비판 댓글을 근거로 한 제명이 명분도 없고, 국민적 상식에도 반하는 것임을 잘 알 것이다. 자유 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하는 국민의힘이 헌법상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장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부를 수 있는 제명을 강행한 배경에는 결국 당권 싸움이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한때 의기투합했던 장 대표와 한 전 대표의 파국적인 결말은 정치적 이익 앞에 적과 동지가 없는 비정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장 대표는 이제 한 전 대표 제명에 환호하는 '윤어게인' 세력과 당 원로에게까지 막말을 서슴지 않는 측근에 둘러싸이게 됐다. 쓴소리를 외면하는 분열의 정치는 자멸의 길로 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등 여권은 더할 나위 없는 야당 복에 표정관리를 해야 할 판이고, 국민은 야당 복이 없음을 탄식하는 정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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