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흠집내기용 TV토론회, 누가 궁금해했나?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흠집내기용 TV토론회, 누가 궁금해했나?

내포본부 오현민 기자

  • 승인 2026-04-14 23:04
  • 신문게재 2026-04-15 18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반명함 사진
내포본부 오현민 기자.
지방선거를 두 달 여 앞두고 지난 2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예비후보 간 TV토론회는 유권자들에게 후보의 자질과 비전을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책보다 상대의 과거를 겨냥한 공방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기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충남이 직면한 현안은 결코 가볍지 않다. 지역 내 갈등으로 번진 지천댐 문제를 비롯해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국립치의학연구소 설립 등 굵직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어느 하나 쉬운 사안이 아니며, 도정의 방향성과 리더십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는 사안들이다. 그렇기에 이번 토론회는 후보들이 현안을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는 자리가 됐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후보들은 상대의 과거 발언과 행적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이어갔고 토론은 자연스럽게 '누가 더 흠이 많은가'를 겨루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이 때문에 정작 도민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인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은 좀처럼 들을 수 없었다.

물론 공직을 맡고자 하는 인물의 도덕성과 과거 행적은 검증돼야 할 중요한 요소다. 유권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토론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정책과 비전, 실행력에 대한 검증이 중심이 되고 도덕성 검증은 이를 보완하는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 이번 토론회는 그 균형이 무너지며 본질 자체가 흐릿해진 모습이었다.

이 같은 양상은 현재 선거 구도가 낳은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더 우려스럽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 특정 정당의 간판만으로도 우위를 점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보들 사이에서는 '본선보다 경선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듯하다. 결국 내부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곧 당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작용하면서 정책 경쟁보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전략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선거 전 토론은 누가 더 말 잘하고 상대를 공격하는 데 능한지를 가리는 자리가 아니라, 누가 더 현실적인 대안을 갖고 있고 책임 있게 실행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번 토론회를 비롯해 후보 간 여론전을 펼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마다의 절박한 심정이 느껴지면서도 마음 한 편에 답답함이 공존했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라는 것을 주지해야 한다.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는 선거, 그것이야말로 유권자가 진정 원하는 모습일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해수부 이어 산하기관도 세종 떠난다… 국힘→민주당 비판
  2.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함께 투표하는 박용갑 국회의원
  3. 천안을 이재관 국회의원, "사전투표로 일 잘하는 지방정부 만들어 달라"
  4. 세종 온 장동혁 대표 "최민호의 1%, 함께 채워달라"
  5. 충남지역혁신사업단-단국대학교 공공·경영대학원, 교류 협력 업무협약 체결
  1. [비행과 범죄 경계 선 촉법] 처벌 강화만이 답?…재범 방지·사후관리 체계는 충분한가
  2. '천안 최초 여성 4선 도전' 엄소영 천안시의원 후보, "현장 중심 정치로 부성1동·성거읍 발전 완성할 것"
  3. 6·3 지선 사전투표 첫날 낮 12시 대전 투표율 4.41%
  4. “국방도 AI 시대”… 건양대, KAIST와 225억 교육플랫폼 구축
  5. "대전교육 변화 선택해 달라"… 교육감 후보들 투표 참여 호소

헤드라인 뉴스


대전·세종·충남 부동산 시장 하락 꾸준… 충북은 상승

대전·세종·충남 부동산 시장 하락 꾸준… 충북은 상승

대전과 세종, 충남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가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충북은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갔다. 2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넷째 주(25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 올랐다. 이는 전주(0.07%)보다 0.01%포인트 줄었다. 충청권을 보면, 대전 5월 넷째 주 매매가격은 0.03% 하락했다. 대전은 5월 첫째 주(-0.01%), 둘째 주(-0.03%), 셋째 주(-0.01%)에도 하락하면서 4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하락률은 0.17%를 기록했다. 세..

프랜차이즈 카페마다 말차라떼·밀크티 카페인 함량 최대 `4배`
프랜차이즈 카페마다 말차라떼·밀크티 카페인 함량 최대 '4배'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판매 중인 말차라떼와 밀크티 카페인 함량이 업체별로 최대 4배 차이가 벌어지는 조사가 나왔다. 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 6개 브랜드의 말차·녹차라떼 6종과 밀크티 6종 등 총 12개 차음료를 대상으로 품질과 안전성, 가격 등을 비교한 결과 카페인 함량은 1잔 기준 45~172mg였다. 제품 간 최대 4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우선 말차·녹차라떼 중에선 빽다방 말차라떼가 93mg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스타벅스 제주 말차 라떼 81mg, 이디야 커피 말차라떼 70mg, 컴포즈커피 그린..

`경비실이 빈소가 됐다`, 서산 경비노동자 사망에 노동계 강력 규탄
'경비실이 빈소가 됐다', 서산 경비노동자 사망에 노동계 강력 규탄

서산지역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70대 경비노동자가 경비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예고된 사회적 참사"라며 서산시와 고용노동부를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서산태안위원회와 노동시민사회단체는 28일 공동 기자회견문을 통해 "또 한 명의 고령 경비노동자가 차가운 경비실 바닥에서 생을 마감했다"며 "언제까지 경비실을 노동자의 빈소로 방치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26일 새벽 서산의 한 아파트 경비실에서 휴식 중이던 70대 경비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열악한 노동환경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소중한 한표 행사하는 시민들 소중한 한표 행사하는 시민들

  • 사전투표하는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사전투표하는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함께 투표하는 박용갑 국회의원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함께 투표하는 박용갑 국회의원

  • 사전투표소 설치 사전투표소 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