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사 산책](16)별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 오성취루와 『환단고기』 석재의 천기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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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사 산책](16)별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 오성취루와 『환단고기』 석재의 천기누설

박석재 전 한국천문연구원장

  • 승인 2026-05-04 13:37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학창 시절 배운 국사 교과서에서 BC 2333년 왕검이라는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한 후 고구려가 건국될 때까지는 내용이 거의 없는 '블랙홀'이다. 따라서 만일 고조선이 신화의 나라에 불과하다면 우리 역사는 2천 년밖에 안 된다. 일본 역사보다도 짧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 역사의 블랙홀 한복판에 천문관측 기록이 있다. 『환단고기』의 '무진오십년오성취루(戊辰五十年五星聚婁)' 기록이다. 여기서 '무진오십년'은 BC 1733년이다. 그리고 '오성'은 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을 말하고 '취루'는 모였다는 뜻이다. 즉 이 문장은 'BC 1733년 오성이 모였다' 같이 해석된다.

이미 단군조선 시대에 천문대가 있었다는 증거다. 그 천문대 이름은 『환단고기』에 '감성(監星)'이라고 나온다. 감성의 천문기록이 전해졌다는 사실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감성을 가진 단군조선은 훌륭한 고대국가였다. 이제 단군조선을 '신화의 나라'로 간주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오성취루(五星聚婁) 기록을 처음으로 검증해 본 천문학자는 라대일 박사와 박창범 박사다. 그 검증 결과는 논문으로 작성돼 1993년에 발행된 한국천문학회지에 실렸다. 나는 큰일을 해낸 두 후배 천문학자가 너무 자랑스럽다. 안타깝게도 라대일 박사는 요절했다.

천문 소프트웨어를 돌려보면 BC 1734년 7월 중순 저녁 서쪽 하늘에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화성·수성·토성·목성·금성 순서로 오성이 늘어선다. 별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특히 BC 1734년 7월 13일 저녁에는 달과 해 사이에 오성이 주옥처럼 늘어선다.

오성취루 상상도
오성취루 상상도 <AI 제작 이미지>
오차가 1년 있기는 하지만 약 4000년 전 일을 추정하는 측면에서 보면 이것이 바로 오성취루라고 봐야 한다. 당시 달력이 어땠는지 알 길이 없으므로 더욱 그렇다. 오성결집 같은 천문현상을 임의로 맞추거나 컴퓨터 없이 손으로 계산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오성취루는 『환단고기』가 위서가 아니라 진서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과학적 증거다.

박석재 전 한국천문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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