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차도 튜닝 승인 받아라”…강화된 규정에 지방선거 현장 혼선

  • 정치/행정
  • 지방선거

“유세차도 튜닝 승인 받아라”…강화된 규정에 지방선거 현장 혼선

2024년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선거차 튜닝 승인제' 도입
차량 계측·사진 등록까지 의무화…업계 “후보·업체 모두 부담”

  • 승인 2026-05-17 17:14
  • 신문게재 2026-05-18 3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과거 유세차량 사고를 계기로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되어 엄격한 튜닝 승인제가 도입되었으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후보자와 캠프가 이를 숙지하지 못해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유세차 제작 시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승인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벌칙 부과는 물론 향후 당선 무효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법적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업계에서는 안전 기준 강화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제도 시행 초기의 과도기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후보자들의 각별한 주의와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20260515-선거차량 제작2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둔 15일 충남 금산군의 한 차량광고 업체에서 관계자들이 유세차량을 제작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금산=이성희 기자 token77@
21일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돌입을 사흘 앞두고 선거 유세차량 제작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2022년 대선 당시 충남 천안에서 발생한 유세버스 사망사고 등을 계기로 관련 제도가 대폭 강화됐지만, 정작 후보자와 캠프는 물론 일부 업체들까지 바뀐 제도를 숙지하지 못한 채 선거 준비에 나서고 있어서다.

특히 수백 명의 후보가 동시에 움직이는 지방선거 특성상 제도 시행 초기의 혼란이 현장에서 한꺼번에 분출되는 모습이다.

17일 취재에 따르면, 2024년 1월 개정된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선거 유세차 일시적 튜닝 승인제'가 도입돼 지난해 대선부터 본격 실시됐다.

이전에는 선거운동 관련 차량 구조 변경이나 사용에 대한 기준은 사실상 일반 차량보다 느슨한 편이었다. 트럭이나 버스에 대형 스피커와 LED 전광판, 접이식 무대, 발전기 등을 설치해도 선거 기간이라는 이유로 암묵적으로 용인되는 경우가 많았다. 동네 간판업체나 차량업체가 임시 개조를 맡는 일도 흔했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유세차 관련 사고와 민원이 반복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2017년 대선 당시 전남 순천에서는 유세차 구조물이 고가도로에 걸려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2022년 대선에서는 부산에서 유세차가 고가 구조물에 끼이면서 관계자 2명이 다쳤다. 같은 해 충남 천안에서는 유세버스 내부 발전 장치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차량 안으로 유입돼 관계자 2명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이에 정부는 유세차도 일반 차량처럼 안전 기준 안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법을 손질했다.

현재는 유세차에 무대나 확성장치, LED 전광판 등을 설치하면 '자동차 튜닝'으로 분류돼 차량 높이와 폭, 중량 기준을 맞춰야 하고 한국교통안전공단을 통한 승인 절차도 거쳐야 한다.

예전에는 차량을 꾸민 뒤 곧바로 거리 유세에 나섰다면, 이제는 '튜닝 승인 신청→차량 제작→계측 및 사진 등록→승인 후 운행' 절차를 밟아야 하는 셈이다.

restmb_allidxmake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용 자동차는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TS 자동차검사소에서 일시적 튜닝에 대한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3월 31일 밝혔다./사진=TS 제공
문제는 제도가 현장에 아직 완전히 자리 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후보 수가 수백 명에 달하는 지방선거에서는 상당수 후보자와 캠프 관계자들이 바뀐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선거 직전에 유세차를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즉, 강화된 규정에 비해 현장 안내와 인식이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면서 후보자와 업체 모두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전에 본사를 두고 충남 금산에 공장을 둔 애드코리아 이기재 대표는 "지금은 승인 없이 구조 변경을 하거나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 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아직도 상당수 후보자와 캠프는 이런 내용을 잘 모른다"며 "문제는 법에 걸린다고 해도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 몇 달 뒤 경찰 조사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는 이미 당선돼 의정 활동을 하고 있는데 뒤늦게 문제가 불거지면 당선 무효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선거비용 낭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업체 입장에서도 관련 책임을 함께 떠안을 수밖에 없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 기준 강화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제도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과도기라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1조원대 'AI모빌리티' R&D사업추진심사 대상 지정
  2. 전국장애인체전 개막 D-7… 세종시, 역대 최다 메달 정조준
  3. [르포] 트램 공사에 시민 불편 가중…경적·호루라기 뒤엉키고 민원 잇따라
  4. 인미동 "대전·충남행정통합, 시민과 함께 답 찾아가야"
  5. 세종시 사격팀 맹위… 전국장애인체전서 메달 싹쓸이
  1. 천안 K-컬처박람회, 주말 맞아 '가족·한류 맞춤형' 콘텐츠 쏟아진다
  2. 중기중앙회, '옐로우 플리마켓' 참여 소기업·소상공인 모집
  3. 천안시, 가을맞이 태학산 가족 산림치유 프로그램 운영
  4. 한기대 산학협력단, 'Best of CHAMP+' 성과평가 우수기관 선정
  5. 천안시, 제6기 주거복지위원 위촉…취약계층 주거안정 대책 논의

헤드라인 뉴스


[산단의 경계, 기업의 한계] 커지는 기업, 가로막힌 확장…대전산단 ‘규제의 벽’

[산단의 경계, 기업의 한계] 커지는 기업, 가로막힌 확장…대전산단 ‘규제의 벽’

사업을 확장하지도, 나가지도 못한다.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 역시 쉽게 들어갈 수 없다. 지역 산업의 기반이 돼야 할 산업단지가 입주업종 제한 규제로 기업의 이동과 성장을 되레 제약하고 있다. 반세기 넘게 지역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온 대전산업단지가 재생사업과 산업구조 변화가 맞물리면서 현행 규제가 기업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존 기업은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이전·증설을 추진하지만 업종 제한 등에 막히고, 신규 기업은 입주를 희망해도 업종 제한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기존 기업과 신규 업체가 처한 상황은 달..

"횡단보도 하나 두고 탄방"… 둔산 14구역 `둔산동 편입` 움직임
"횡단보도 하나 두고 탄방"… 둔산 14구역 '둔산동 편입' 움직임

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1차 선도지구로 선정된 둔산14구역(한가람·한양)에서 '둔산동' 편입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같은 생할권임에도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둔산동과 탄방동으로 나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다. 6일 서구청 등에 따르면 최근 국민신문고에 둔산14구역 한가람아파트와 한양아파트를 둔산동으로 변경해 달라는 민원을 접수됐다. 현재 둔산14구역은 행정구역상 탄방동에 속해 있다. 반면 14구역 인근에 위치한 13구역(크로바·목련아파트)은 둔산동이다. 두 구역이 인접해 있음에도 행정구역상 동이 나뉘어 있어 주민들 사이에서..

[르포] 트램 공사에 시민 불편 가중…경적·호루라기 뒤엉키고 민원 잇따라
[르포] 트램 공사에 시민 불편 가중…경적·호루라기 뒤엉키고 민원 잇따라

5일 오후 4시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12공구인 중구 서대전 지하차도 일대. 공사장 통제요원의 호루라기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렸다. 통제요원들이 수신호로 차량 통행을 유도했지만 공사로 좁아진 도로에 차량이 몰리면서 곳곳에서 경적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차량은 통행 안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듯 공사 구간 방향으로 잘못 진입했다. 이를 발견한 통제요원이 다급하게 호루라기를 불며 차량을 향해 뛰어갔다. 요원이 손짓으로 통행 방향을 다시 안내하고 나서야 차량은 방향을 틀어 빠져나갔다. 그 사이 뒤따르던 차량들도 속도를 줄이면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에 대형 꿈돌이·꿈순이 등장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에 대형 꿈돌이·꿈순이 등장

  • ‘운동하기 딱 좋은 날씨네’ ‘운동하기 딱 좋은 날씨네’

  • ‘자전거 안전하게 탑시다’ ‘자전거 안전하게 탑시다’

  • 추석 앞두고 벌초 한창인 국립대전현충원 추석 앞두고 벌초 한창인 국립대전현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