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선거로 과연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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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선거로 과연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을까

김재석 소설가

  • 승인 2026-06-08 16:53
  • 신문게재 2026-06-09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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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 소설가
이번 제9회 동시지방선거를 지켜보면서 '과연 선거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은 뼈아픈 결과지를 받았다. 전반적인 선거 결과로 보면 민주당의 우세이고, 국민의 힘은 서울시장과 경상도 텃밭에서 겨우 살아 남는 수준이었다. 어쩌면 내란을 극복하고 이재명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주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 입장에서도 선거 결과는 '절반의 승리'라는 말처럼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 특히 대구시장 선거는 내란주요종사자가 공천이 되고, 당선까지 되었다는 것은 과연 납득할 수 있는 일일지 모르겠다. 서울시 선거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거 전까지 지지율 30% 대의 국민의힘이 이날만큼은 샤이 보수가 결집해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44%의 득표율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강남 3구에서 몰표에 가까운 막판 뒤집기가 일어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다. 후보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질에 대해서는 굳이 논할 이유는 없다. 다만 서울 시민의 절반 가까이가 내란에 가담하고, 국가를 절체절명의 위기로 몰아넣은 정당에 다시 투표했다는 것이다.

분명 윤석열 전 정권과는 확연히 다른 이재명 정권의 국정운영과 경제성장 비전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늘 60%대를 유지했는데도 불구하고 투표의 표심은 별로 바뀐 것이 없다.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 듯 싶기도 하다.

투표 결과와는 별도로 서울 지역 투표소 몇 군데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참정권을 훼손한 사태까지 발생했다. 해프닝인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일로 일부 극우 지지자들이 해당 투표소를 몰려들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를 통해 뭔가 말끔히 해소되지 않는 찝찝함이 남아 있다.

우리는 늘 선거를 통해 합리적인 진보와 보수가 나와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지키고 정정당당하게 싸워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내란을 책동하고 국회에 군인을 투입하는 비정상적인 일을 저지르고 내란 재판까지 받는 정당이 투표로 심판을 받지 않는다면 분명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것은 편향적 당파성도 아니고 상대 정당이 무조건 싫은 것이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아무리 잘못을 해서도 상대 정당에 대한 부정적 반발감이 강하면 양심과 책임감을 묻는 민주주의 선거는 무의미할 수 밖에 없다. 국민의 힘의 지도부가 아직까지도 윤어게인 극우세력과 손을 놓고 있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샤이 보수가 존재하는 한 언제든지 내란 세력은 부활할 수 있다. 언제든 5.18 민주화 운동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나는 이번에 제9회 동시지방선거에서 나타난 2030 세대의 표심 변화도 대한민국 정치 지형에 매우 무겁고 중요한 화두를 던졌다고 생각한다. 청년층의 샤이 보수화는 단순한 '이념적 우클릭'이나 일시적인 '반발심리'로만 치부할 수 없다. 기득권화된 주류 정당들에 대한 실망감과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한다'는 현실적 고통에서 비롯된 생존 투쟁에 가깝다. 이들이 냉소와 반발을 넘어, 자신들의 요구를 더 건전하고 생산적인 방식으로 정치에 표출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기성사회와 정치권의 전반적인 접근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들을 정치적 타자나 소모품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젊은 세대에 더 실리적인 주거, 고용, 자산 형성 정책을 추구하고, 이들이 반발심이 아닌 대안을 비교하는 합리적 투표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들이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요소가 되어야지 내란세력을 다시 불러오는 위험요소가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김재석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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