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총리’ 조건…복종 위엄 재능
MB, 김태호 대권후보로 키우기?
총리, 대권 경쟁에는 불리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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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용 논설위원 |
총리후보로 발탁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대통령(MB)에게 충성맹세를 했는지, 업무능력이 탁월한지는 알 수는 없으나 적어도 두번째 조항에선 걸리는 듯하다. 중앙무대 정치 경험이 거의 없는 지방 출신인 데다 48세의 젊은 나이라는 점에서 불편하게 느낄 사람들이 꽤 있다.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김 후보가 선택됐을 수도 있다. ‘신진(新進)’ 김 후보의 발탁은 정치인들, 특히 대권 경쟁자들을 물먹이는 수다. 김 후보를 키워 MB 자신의 후계자로 만들려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으면서 먼저 대권 경쟁자들의 반응이 예민하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자고 나면 갑자기 총리라고 나타난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냈고, 박근혜 계도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김태호 총리’가 대권 수업용이라면 장·단점이 있다. 유리한 점은 그가 총리가 됨으로써 지방 정치인에서 전국구로 위상이 크게 격상된다는 것이다. 전국구가 아니면 대권은 꿈도 꿀 수 없다. 지방정치인으로선 잘나가던, 국회의원 재선(再選) 경력의 심대평, 이완구 전 충남지사도 ‘지방’을 뛰어넘지 못해 더 힘든 길을 가고 있다. 그 점에서 안희정 지사는 유리한 입장이다. 그는 ‘킹 메이커’를 하면서 자연스레 전국구 인물이 되었다. 도지사 당선에도 그 덕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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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총리는 ‘일인지하 만인지상’이지만 9급 공무원과 다르지 않은 게 있다. 누군가에 의해 ‘임용’된다는 점이다. 정무직이라 해도 공무원은 공무원이다. 그 점에선 지방의원보다 나을 게 없다. ‘공무원’은 자기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군주제 국가의 총리나 분권형 정부의 실세 총리가 아니면 상관의 명을 받는 ‘총리 공무원’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에겐 그런 총리라도 한번 해보는 게 꿈이다. 대통령엔 오르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2인자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니, 정치인에겐 대단한 인생 성적표다. 김 후보의 경우 목표가 그 같은 총리 한번 하는 데 있지 않다면 그 역할이 다분히 정치적이고 공세적이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은 먼저 외치고, 대통령이 가고자 하는 곳에 앞서 나가면서, 때론 정치권과 맞설 수 있는 ‘정치 총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이해찬 총리가 국회에서 야당의원들과 '맞붙고' 유시민 장관이 노 대통령의 ‘정신적 경호실장’을 자처하였던 것처럼 말이다.
MB는 김태호 총리가 확실한 ‘정치적 대변자’가 되어 과거 이해찬, 유시민 같은 역할을 해주면서 후계자로 성장하길 바랄지 모른다. 비록 세종시 백지화는 실패했지만 ‘4대강 문제’, 전에 없던 ‘지방의 항명’, 일부 지방교육계의 ‘도전’ 등 작금의 문제에 확실하게 대처하는 '정치 총리'가 MB의 뜻 같아 보이고, 김 후보자도 이를 기꺼이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다. MB는 정운찬 총리한테도 '정치 총리'를 기대했을 법하나 그에겐 그런 소질이 없었다.
정치 총리도 대통령의 그늘을 벗어날 수는 없다. 우리나라에서 총리는 ‘명예의 길’이지만 대권으로 가는 데는 오히려 불리한 길이다. 김태호 총리후보가 후보 꼬리표를 떼면 어떤 길을 가게 될지 궁금하다. /김학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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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