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80마리 '로드킬' 야생동물 길 위의 비극

  • 사회/교육
  • 사건/사고

한달에 80마리 '로드킬' 야생동물 길 위의 비극

대전ㆍ충남 3년여간 3600마리 달해… 생태통로 태부족

  • 승인 2012-10-29 18:37
  • 신문게재 2012-10-30 5면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 지난 19일 오전 0시 10분께 태안군 안면도의 한 도로상에서 차에 치인 새끼 고라니가 부상을 입고 쓰러져 있다.  사진제공=동물사랑실천협회
▲ 지난 19일 오전 0시 10분께 태안군 안면도의 한 도로상에서 차에 치인 새끼 고라니가 부상을 입고 쓰러져 있다. 사진제공=동물사랑실천협회
#1. A씨는 지난 19일 태안군 안면읍의 한 도로를 달리던 중 길 앞에 쓰러져 있는 물체를 발견하고 황급히 핸들을 꺾다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다. A씨가 발견한 물체는 새끼 고라니로 이미 누군가의 차에 치여 도로 위에 쓰러진 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다.

#2. 지난 5일 새벽께 대전 서구 복수동 천변도로를 달리던 B씨는 주행중인 차량 앞에 갑자기 뛰어든 물체에 놀라 급정거 했다. 바깥에서는 둔탁한 충격음이 들렸고, 차량 앞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숨진 채 쓰려져 있었다.

지역에서 야생동물이 주행 중인 차량에 치여 숨지는 '로드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로드킬은 야생동물은 물론 운전자의 안전도 위협하는 것으로 대책이 시급하다.

29일 금강유역환경청과 한국도로공사 충청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대전과 충남 지역에서 최근 3년여간 로드킬로 희생된 동물이 3600여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별로는 고속도로에서 2824마리가 희생됐고, 국도와 국립공원 내 노상에서 각각 708마리와 85마리가 로드킬로 숨졌다. 동물별로는 고라니와 고양이, 너구리 등이 전체 사고의 85%이상을 차지했다. 이외에 삵이나 황조롱이, 오소리 등 법정 보호종의 피해도 적지 않았다.

로드킬의 주된 원인은 천적이 사라져 개체 수는 증가했지만 택지개발 등으로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야생동물들이 주택가 등지로 밀려 나오는 경향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 관련 기관들의 분석이다.

야생동물의 이동통로와 유도펜스 등 예방 시설물과 대안시설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단적으로 전국에 야생동물의 이동을 돕기 위해 마련된 생태통로는 전체 58개소에 불과하다. 또한 운전자의 과속 등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인식 부족과 사고 동물들에 대한 신고 처리 기관의 불명확성도 사고가 근절되지 않는 요인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금강유역환경청 등 관계기관은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사전환경성 검토 등 협의 과정을 강화하고, 사고 빈발 구간 내 내비게이션 안내를 확대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형식적인 대안시설 설치 등만으로는 로드킬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대전ㆍ충남 녹색연합 관계자는 “야생동물의 습성에 맞는 이동통로 등의 예방시설이 설치돼야 한다”면서 “야생동물 구조팀 등 실질적인 대책이 없는 한 로드킬로 인한 야생동물의 피해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1.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