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지원연] 범죄분석, 방사능 측정까지 OK

[기초과학지원연] 범죄분석, 방사능 측정까지 OK

세계일류 기초연구 인프라 기관, 첨단장비 537종 1800억 보유 고감도 휴대용 질량분석기 개발, 방사능 파악 세계적 주목 받아

  • 승인 2014-04-16 21:00
  • 신문게재 2014-04-21 33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과학의날특집]미래를 여는 창조경제 우리가 주역-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세계일류의 열린 기초연구 인프라기관'을 지향하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정광화ㆍ이하 KBSI)은 기초연구지원 및 공동연구를 위해 설립된 국가적 연구장비 중심기관으로서 국내 최고수준의 첨단연구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KBSI는 2013년 12월말 기준 1800억원, 총 537종(3000만원 이상 장비)의 연구장비를 구축, 기초연구 및 공동연구 지원을 위한 분석지원 및 분석법 개발, 연구장비 개발, 첨단 대형연구장비 구축ㆍ운용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생명과학(BT), 나노과학(NT), 환경과학(ET) 분야의 연구를 수행, 대덕 및 오창본원, 그리고 10개 지역센터 등 12개 거점을 통한 전국적 분석지원 및 공동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대학, 공공연구기관 및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하는 분석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3년 한 해 동안의 분석지원을 통해 시료수 13만여 개에 대한 분석서비스가 제공, 이를 토대로 1216편(SCI 1081편)의 공동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특히 KBSI는 창조경제의 효율적인 실현을 위해 2013년 5월, 조직개편을 통해 창조정책부를 신설했다. KBSI 창조정책부는 연구성과를 산업체로 확산시키는 기술이전 및 사업화 지원, 중소기업과의 연계 강화를 수행 중이다.

KBSI의 핵심 지원 부문인 분석지원서비스를 활용한 중소기업 지원 등 KBSI의 창조경제 정책 수행을 총괄하고 있다. 창조정책부는 지난해 '파트너기업'제도를 신설해 22개 중소기업을 파트너 기업으로 선정해 상호 협력체제를 강화했다. KBSI는 2013년에만 4건의 기술이전과 9건의 기술신탁사업, 4건의 기술이전전담조직(TLO) 지원사업을 수행하는 등 기술이전ㆍ사업화에 역량을 쏟고 있다.

이밖에도 KBSI는 중소기업청 기술개발에 참여하는 등 중소기업을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수행, 중소기업 기술지원제도를 통해 22개 파트너기업을 선정하여 다양한 기술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창본원에 충청지역 중소기업지원통합센터를 유치(2013년 12월)하는 등 KBSI는 전국에 위치한 지역센터들을 적극 활용해 중소기업지원 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를 통한 창조경제=KBSI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해왔다. KBSI 생물재난과제 연구팀이 한 시간 안팎의 시간으로도 노로바이러스 감염 여부 뿐 아니라 정확한 바이러스 종류를 확인할 수 있는 획기적인 핵심기술을 개발한 것이 좋은 예다.

또 KBSI는 미세증거물을 활용한 첨단과학수사 분석기술을 개발했다. 미세증거물은 모발과 페인트ㆍ흙ㆍ유리조각처럼 현미경이나 돋보기 등 장비를 이용해야 확인할 수 있는 범죄 증거를 말하는데, 흔히 '화학적 지문'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KBSI는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용 유리와 거울이 제조사와 생산공정에 따라 구성물질에 미세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에 착안, 유리와 거울조각만으로도 자동차의 차종과 연식을 정확히 알아내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시신의 사후경과시간(PMI) 판정기술 개발을 통해 범죄현장에서 10분 이내에 보다 정확한 사망시간 확인이 가능한 현장용 PMI진단 키트를 개발 중으로, 연구가 완성되면 범죄수사진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SI는 고감도 휴대용 질량분석기 제작 기술로 2013년 주목을 받았다. 분석대상 물질을 이온화시켜, 이를 강력한 자기장으로 가속시킴으로써 이동속도에 따른 정확한 무게를 알아냄으로써 어떤 원소를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아내는 질량분석기는 생명과학이나 화학 분야 연구에 필수적인 장비이다. 핵사찰이나 방사능 오염구역의 토양 분석에서도, 자연 방사선과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인공 방사성 물질로부터 생성되는 방사선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된다.

KBSI는 이 질량분석기를 대형 스마트폰 정도의 크기(15ⅹ8cm)에 3~4cm의 두께, 1~2kg정도의 무게로 만들어 내고 있다. 아직까지는 기체 상태의 물질 성분 분석만 가능하지만 이 정도로도 대기오염, 대기 중 방사능 농도 등을 현장에서 즉시 파악할 수 있다. 추가 연구를 통해 고체물질의 성분 분석이 가능해지면 공항에서 마약이나 폭발물 탐지, 방사성물질의 핵종 판단에서 유용할 것으로 보여, 실제로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핵사찰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해 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질량분석기라는 점에서 상용화 될 경우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BSI는 올해 다른 정부출연연과 손잡고 급격한 기후변화로 야기된 포트홀 및 상습결빙노면문제 해결방안 모색에 나섰다. KBSI는 한국화학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의 융합연구를 통해 기능성 도로를 건설할 수 있는 탄소소재 개발에 나섰으며, 이 연구결과는 전국 지자체와 시범사업 및 상업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는 사업화를 염두에 두고 진행되는 융합연구로서 출연연이 공동 R&D를 통해 국민불편을 해소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로 평가 받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을 통한 창조경제=KBSI는 분석장비 전문 연구기관으로서 첨단 장비의 국산화에 앞장 서 첨단 장비의 수입대체와 수출증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있다. 충북 청원에 위치한 모두테크놀로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부품소재의 불량 여부를 분석하는 장비를 직접 개발해 납품하는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제품들은 미국이나 일본 업체의 기술을 따라가지 못해 어려움을 KBSI가 수입 제품에 비등할 만한 차세대 고분해능 불량검사 장비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한 결과, 발열영상 광학 카메라 분해능을 기존 3㎛에서 1㎛로 높여 어떤 수입 제품에도 뒤지지 않는 우수성을 갖춘 제품을 개발했다..

KBSI의 장점인 분석기술 역시 중소기업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분석이 필요한 중소기업은 언제라도 KBSI의 분석지원 콜센터(1379-3639)를 통해 쉽게 분석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대표전화를 걸어 몇 단계를 거쳐야만 담당자와 통화할 수 있는 불편한 일반 출연연과 달리, KBSI는 중소기업에서도 쉽게 KBSI 연구진에게 분석 상담을 받고 또 분석을 의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중소기업들의 호응을 얻어 2013년 854건의 상담이 이루어졌다. 또한 중소기업 지원의 일환으로 중소기업 할인회원사를 선정하여 분석비용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2013년에만 56개 중소기업이 비용 절감 혜택을 받는 등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NFEC, GRAST를 통한 창조경제 지원=KBSI는 국가 연구시설ㆍ장비 총괄 관리기관으로서 창조경제를 지원하고 있다. 2009년 설립된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NFEC)'는 국가 연구시설ㆍ장비의 체계적ㆍ전략적 도입, 공동활용 촉진, 유휴ㆍ저활용 장비의 재활용 등을 가능케 하여 R&D 투자효율성을 제고 하고 있으며, 고가 연구장비에 대한 심의를 통해 중복구입 및 과잉 투자 방지의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국가연구시설 ㆍ장비의 효율적인 관리를 가능케 하고 있다. 또한, 정부 R&D예산을 통해 구축한 연구시설ㆍ장비 정보의 범부처 통합 수집, 관리 및 유통체계를 고도화하여 전략적 투자 및 효율적 인프라 정책 수립에 필요한 주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국가 연구시설ㆍ장비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총 354개 기관에 설치된 5만7740점의 장비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졌다.

충남대와 공동 설립한 분석과학기술대학원(GRAST)의 경우는 인력양성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한 경우로 볼 수 있다. 교육과 과학기술 연구를 융합하는 새로운 학ㆍ연 협력 모델로 주목받은 분석과학기술대학원은 분석과학기술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를 길러내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13년 18명의 졸업생을 배출, 대형 분석 장비 분야의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에 목마른 연구 및 산업 현장에 전문 인력을 공급하고 있으며, 전자현미경, 질량분석, MRI 등 5개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양성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KBSI는 노화전문연구, 과학장비개발 등 향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과학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시설을 기획하고 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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