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대통령 탄핵에 대한 단상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대통령 탄핵에 대한 단상

  • 승인 2017-03-13 16:46
  • 신문게재 2017-03-14 3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 임효인 사회부 기자
▲ 임효인 사회부 기자
2017년 3월 10일 대통령이 파면됐다. 헌정사상 처음이다. 이날 오전 11시 헌법재판소의 선고 장면을 보며 만감이 교차했다. 광장을 메운 촛불이 마침내 대통령 탄핵이라는 혁명을 이뤄냈다는 것에선 환희가, 또 한 편으론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이 마땅한 도리를 다하지 못해 끌어내려졌다는 점에서 회한이 스쳤다.

지난해 7월부터 보도된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은 대한민국에 충격을 안겼다. 날마다 국민을 분노케 하는 뉴스가 전해졌다. 믿기 어려운 사건들을 접하며 나중엔 점차 충격이 사건의 크기보다 덜 느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웃지 못할 일이다. 씁쓸하다.

사태 초기 지역 신문기자로서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했다. 중앙정부 중심으로 펼쳐진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은 지역에서 나오는 그 어떤 기사보다 중대했다. 그 어떤 것을 보도해도 사건의 경중을 비할 데가 안 됐다. 그러나 헤어나야 했다. 지역에 대한 촉수를 더 뻗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다.

국정농단은 지역의 각 지도자를 되돌아보는 기회이기도 했다. 주권자의 선택으로 선출된 지역의 어떤 지도자는 때때로 박 전 대통령의 어떤 모습과 닮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주변에 간언하는 이가 없거나 드물고, 약속을 어기는 모습 등이 그렇다. 박 전 대통령에 비할 수는 없지만 닮을 점을 찾기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곧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선거의 계절을 앞두고 또 다시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 우리는 바른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 선택 앞에 서 있다. 새 지도자는 민심을 헤아리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국민 앞에 거짓이 없고 뱉은 말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참된 지도자의 모습이다.

이러한 지도자의 역할은 지방정부에서도 마찬가지다. 탄핵이 우리에게 남긴 것을 잘 생각해야 한다. 내 손으로 뽑은 지도자를 우리의 손으로 밀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기보단 역사적 불행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좋은 지도자를 뽑는 데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광역단체장을 비롯한 기초단체장도 이번 사태를 보며 자기 스스로의 행보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지도자의 자격과 덕목을 생각하며 스스로 지키겠다고 한 시민과의 약속을 챙겼으면 좋겠다.

대통령 탄핵은 대한민국에 많은 것을 남겼다. 지도자와 지도자를 선출하는 주권자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번 사태를 보면서 느꼈으리라 확신한다. 아팠던 만큼 성숙해질 대한민국을 기대한다. 다시 시작이다.

임효인 사회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개인택시 신규 면허 교부-18명 대상
  2.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3.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4. [사이언스칼럼] 아쉬움
  5. [라이즈 현안 점검] 거점 라이즈센터 설립부터 불협화음 우려…"초광역화 촘촘한 구상 절실"
  1.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2.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3. 금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 24개 공동체 성과공유 간담회
  4.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5. 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 '어린이 기후 이야기' 2회차 참가자 모집

헤드라인 뉴스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의 혈관인 교통망 확충에 집중하면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기반 조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 대중교통의 혁신을 이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전 구간에서 공사를 하는 등 2028년 개통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충청급행철도) 등 메가시티 조성의 기반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 30여년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연말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2..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