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산 신도시 30년]고민해보자, ‘리빌딩’(Rebuil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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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산 신도시 30년]고민해보자, ‘리빌딩’(Rebuilding)

  • 승인 2017-04-18 16:37
  • 신문게재 2017-04-19 1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주거와 교통, 공원, 문화예술, 둔산 분구 등 총체적 논의 필요

‘둔산’(屯山), 대전을 움직이는 곳이다. 1988년 3월 부산 해운대와 대구 수성, 경기도 분당, 일산 신도시와 함께 개발계획이 수립된 둔산 신도시는 대전의 대표 브랜드다. 지방행정기능과 국가 중앙행정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중요한 핵심지역이자,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이 모두 모인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둔산 신도시가 벌써 30년째를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가정을 꾸려 제2의 생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다.

‘아직도 쌩쌩한데, 고민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 중도일보가 느닷없이 ‘둔산 리빌딩’(Rebuilding)을 들고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딱딱한 통계나 근거자료보다는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의 생각을 그대로 옮겨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고민이었다. 동구와 중구, 대덕구도 버티고 있는데, 가장 어리고 젊은 둔산을 새로 바꿔보자는 게 말이 되는지 말이다. 두 달 이상 머릿속에 집어넣고 끄집어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다가 한 달 전부터는 둔산을 찾을 때는 차를 놓고 걸어다니며 사람을 만나고 일을 했다. 걷다 보니 보이기 시작했다. 당장 걸으면서 불편한 것부터 메모했다. 앞도 보고, 옆도 보고 하늘 위도 봤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정리해야 할 정도로 메모가 넘쳤다.

가장 먼저 생각한 건 공원이었다.

서구 탄방동 조이소아병원과 엠블병원 사이에서부터 시작해 한밭대로까지 조성된 보라매공원과 샘머리공원이다. 대전시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애초 이 공원을 모두 하나로 연결해 조성하려는 논의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계룡건설의 모 부장은 ‘공원에 심은 나무가 키가 큰 메타세콰이어였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정리하면, 제대로 조성했다면 거의 1㎞ 이어진 거대한 숲이 탄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중간 중간 차도로 끊겼고, 나무라고 할 수 있는 건 대전시청과 서구청 사이에만 있다.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의견도 많았다.

교통은 지긋지긋할 정도로 꽉 막혔다.

경성큰마을 네거리에서 대덕특구, 한밭대교에서 갑천, 용문역에서 갑천까지 이어진 차도는 대전에서 가장 넓은 곳이 도로지만, 시원하게 뚫리는 건 새벽뿐이다. 넓긴 넓은데, 효율성을 찾을 수 없다.

엑스포남문광장이 있었던 둔산대공원은 공원이라기보다는 광장이 어울린다. 아스팔트를 깔아 자전거나 인라인 등을 타기에는 좋지만, 넘치는 빗물은 갑천을 오염시킨다.


둔산의 허파를 꿈꾸는 한밭수목원은 밤에는 무용지물이다. 낮에는 사람의 발길이 이어지지만, 밤에는 돌변한다. 동ㆍ식물들의 생태환경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도 하지만, 별빛 아래에서 즐기는 한밭수목원도 인기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게 가상현실 분야 사업을 준비 중인 회사 임원의 얘기다.

갑천 건너편에 조성하는 사이언스콤플렉스와 한밭수목원을 연결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애초와 달리 두 곳을 연결하는 ‘다리’ 건설 계획이 빠진 상태다. 정부대전청사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충분히 재고할만한 사안’이라고 했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과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연정국악원 등 잘 갖춰진 문화예술 인프라를 더 잘 활용할 방법이 많다는 문화예술인들도 적지 않다.


집 문제도 중요하다.

둔산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는 1991년 준공된 한양공작이다. 이를 포함해 대부분의 아파트는 15층 규모다. 물론 워낙 튼튼하게 지어져 30년 된다고 해도 문제는 없다. 재건축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수직 증축을 강조하는 이들이 있다. 생활환경이 아무리 좋아도 집이 낡고 가치가 떨어지면 만족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란다. 증축을 하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서구의 꿈인 ‘둔산 분구’도 현실이 될 수 있다. 한 때 50만이 넘은 적도 있지만, 유성과 도안신도시에 이어 세종까지 등장하면서 ‘장기계획’으로 분류되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둔산의 가치가 다시 높아진다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서구청 공무원의 말이다.

충남대 김석우 교수(조소과)는 “공원광장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등 지하와 지상시설의 도시ㆍ환경 디자인을 하나로 묶어주는 마스터 플랜 아래 디테일이 완성된다면 문화, 예술, 상업지구 등 새로운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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