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가 삼킨 청년창업의 꿈 … 대전지역 전통시장 청년점포 잇단 폐점

  • 경제/과학
  • 유통/쇼핑

불경기가 삼킨 청년창업의 꿈 … 대전지역 전통시장 청년점포 잇단 폐점

  • 승인 2017-07-10 15:53
  • 신문게재 2017-07-11 1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작년 문 연 전통시장 청년점포 60% 문 닫아

대전시와 지자체 “더이상 금전적 지원 어려워”

맞춤형 컨설팅과 새로운 대안마련 위해 고민중




창업을 꿈꾸던 청년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10일 오전 찾아간 중구 전통시장 청년점포. 시장 내 청년점포를 홍보하는 플랜카드가 호기롭게 걸려 있지만, 후미진 골목 끝자락의 점포는 사실상 폐가나 다름 없었다.

오픈 시간보다 이른 시간임을 고려해봐도, 점포는 극도의 적막감이 감돌았다. 몇몇 점포 내부는 오랫동안 사람의 흔적을 느끼지 못한 듯 어지럽혀 있고 방치된 고지서에서도 시간의 흔적이 느껴졌다.

“재료 받느라 문을 열어놨는데, 오늘 기자님이 첫 방문자네요. 너무 장사가 안돼요. 작년 문을 막 열었을때는 방송에도 여러번 출연해서 매출도 좋았는데, 몇개월 사이에 상황이 너무 안 좋아졌어요. 저녁 배달장사로 연명하고 있는 셈이죠.”

이 지역 청년점포는 10곳으로 시작했지만 사업 1년 만에 6곳이 폐점했다. 남은 4곳도 열악한 상황, 하루 매출 10만원 조차 넘기기 어렵단다.

중소기업청이 공모한 사업에 대전시가 선정돼 작년 결실을 본 청년점포. 중구 지역 시장 2곳에 각각 3억 2000만원을 투입돼 조성된 지 이제 겨우 1년이다. 리모델링과 6개월 가량의 월세비까지 지원된 대규모 정책사업이었다. 하지만 첫 청년점포 지원은 실패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겨우 1년도 버티지 못했기에 예산낭비라는 지적까지 감수해야 하는 셈이 됐다.

청년점포의 폐점은 후미진 장소도 한몫했다.

청년점포 관계자는 “기존 상점을 지나 골목으로 여러번 들어와야만 청년점포가 보인다. 이곳에 상점이 있는지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으니 장사가 될 턱이 없다. 꿈을 펼쳐보려다가 다들 빚만 지고 나가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계약기간이 1년 남았는데 언제까지 문을 열어야 할지 사실 고민”이라고 말했다.

청년점포 창업을 지원한 대전시와 해당 지역구인 중구청은 폐점되고 있는 청년점포의 현실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다만 더이상의 금전적 지원이 불가능해 섣부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시ㆍ구 관계자는 “점포별로 자생력을 갖추고 경쟁력있게 운영됐어야 했는데, 워낙 불경기다보니 이마저도 녹록치 않았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전통시장 주변 상인들은 청년점포의 실패원인으로 ‘불경기’를 꼽기도 했다.

옥수수를 판매하던 상인은 “이곳에서 20여 년 버텨온 상인들에게도 올해는 최악의 불경기다. 세월호와 메르스 이후, 대통령 탄핵까지 이어지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기존 상인들도 버티지 못하는데 요즘 청년들이 버티기에는 최악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년도 버티지 못하는 청년들의 얕은 인내심이 지적을 하는 상인도 더러 있었다.

대전시는 청년점포에 다양한 컨셉을 결합해보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말 중앙시장에 문을 연 야구장 컨셉의 청년몰 ‘청년구단’이 대표적인 예다. 결국 지역 환경에 맞는 특색있는 상생안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시 관계자는 “청년점포 폐점은 단순히 청년창업가들의 문제가 아니다. 시장 전체가 살아나야 한다. 폐점 숫자로 청년점포의 성패를 단정 지을 수 없고 현재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당진시, 고추 병해충 방제 '골든타임'…예찰·방제 당부
  2. [기자수첩] 법원 앞에서 외치는 정치, 법정 안에서 판단할 사안
  3. 대전중수청 세종 개청에 지역 충격… 이전 계획은 아직 미정
  4. 천안시, 천흥2일반산단 승인·고시…북부권 첨단산업 클러스터 본격화
  5. 아산시, 초사동회전교차로 설치공사 조기 완료 박차
  1. '송영길 후보' 승부수, "행정수도특별법 당론 통과" 확약
  2. 경주 해파랑길, 걷기 장소로 인기
  3. 세종교육청 '교육문화원', 조치원 핫플레이스 가능성 확인
  4. 세종시 거점 '충청 정보보호 클러스터' 개소… "수도권 산업 분산"
  5. 하나은행 '대덕테크노밸리금융센터지점' 이전 개점식 열고 본격 출발

헤드라인 뉴스


‘서천갯벌 블루카본 생태복원’ 충남도-기아㈜-해수부 손잡아

‘서천갯벌 블루카본 생태복원’ 충남도-기아㈜-해수부 손잡아

충남도는 28일 서울 그랜트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해양수산부, 서천군, 기아(주), 해양환경공단, 한국해양재단과 함께 '민관협력 서천갯벌 블루카본 생태복원사업' 추진을 위한 6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박수현 지사를 비롯해 황종우 해수부 장관, 유승광 서천군수, 송호성 기아(주) 대표이사, 강용석 해양환경공단 이사장, 김양수 한국해양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블루카본은 해양·연안 생태계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해양 퇴적물·생물체 등에 저장하는 탄소다. 이번 사업은 기아(주) 사회공헌(ESG) 사업 일..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충남 유치 총력전…박수현 지사, 기후부 장관에 지원 요청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충남 유치 총력전…박수현 지사, 기후부 장관에 지원 요청

박수현 충남지사가 발전공기업 통합 본사와 함께 한국환경공단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기후에너지환경부 소관 공공기관 충남 유치를 위한 대정부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 지사는 28일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만나 ▲발전공기업 통합 본사 충남 설치 ▲기후부 소관 공공기관 충남혁신도시 일괄 이전 ▲태안화력 2호기 폐지 일정 한시 연장 등을 건의했다. 이번 면담은 이달 20일 국회에서 김정호 기후에너지환경위원장과 이소영 여당 간사를 만나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충남 유치 필요성을 설명한 데 이어 마련된 것으로, 도는..

코스피 장중 6000선도 내줬다... 10% 이상 폭락에 개미들 `패닉`
코스피 장중 6000선도 내줬다... 10% 이상 폭락에 개미들 '패닉'

코스피가 장중 6000선을 내주며 10% 이상 폭락하는 등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크까지 발동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과 여느 종목할 것 없이 내림세가 이어지며 코스피 '1만피'을 외치던 개인투자자들의 공포가 극에 달하며 곡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732.12(-10.84%) 하락한 6023.66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6400.27로 개장했으나, 한때 5992.91로 -11.29%까지 밀리면서 60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폭염에 달궈진 도로 식히는 살수차 폭염에 달궈진 도로 식히는 살수차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권리당원 투표 시작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권리당원 투표 시작

  • 여름방학에 배우는 사자소학 여름방학에 배우는 사자소학

  • ‘덥다 더워’…쉴 새 없이 돌아가는 에어컨 실외기 ‘덥다 더워’…쉴 새 없이 돌아가는 에어컨 실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