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날] "60년 함께한 삶, 행복한점 더 많았죠"

  • 사회/교육
  • 미담

[부부의 날] "60년 함께한 삶, 행복한점 더 많았죠"

대전 동구 거주 오병주, 임종숙씨 부부
60년 다 되도록 함께 지내온 세월 사랑 돈독

  • 승인 2018-05-20 11:06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부부1
대전 동구 인동에 거주하는 오병주(83·왼쪽) 씨와 임종숙(80) 씨 부부.
1959년 결혼해 내년이면 결혼 60주년을 맞는 대전 동구 인동에 거주하는 오병주(83)·임종숙(80)씨 부부는 오랜 친구처럼 아옹다옹하다. 60년이 다 되도록 함께 지내온 세월만큼 이들의 사랑은 돈독하다. 오씨 부부 인연은 5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씨는 임 씨 친구의 소개로 처음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임 씨는 첫 만남이 특별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만나기 전날 밤 꿈을 꿨는데, 어떤 남자가 갑자기 나타나 가슴에 총을 탕하고 쐈다"며 "다음 날 나가보니 총 쏜 사람이 와서 앉아있었다"고 말하며 놀라웠던 그때의 기분을 설명했다.

오 씨도 첫 만남을 떠올린 듯 미소를 지었다. 그는 수줍어하면서도 "그때 복스러워 보이고 참 예뻤지"라며 아내를 지긋이 바라봤다. 오 씨 부부는 함께 한 60여 년의 세월만큼 좋은 시절도, 어려움도 많았다.

넷째 딸이 7살쯤 됐을 무렵, 아내 임 씨의 건강이 악화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 임 씨는 4남매가 모두 초등학생, 중학생이라 엄마 손길이 가장 많이 필요할 때인데, 많이 챙겨주지 못했던 점이 항상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임 씨는 "그때 겨우 초등학교 6학년이던 큰딸이 오히려 아픈 엄마를 챙기며 일찍 철이 들었다"며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대전시청 공무원이었던 남편도 당시 일찍 퇴근해 집안일을 도맡았다.

오 씨 부부는 행복한 날이 더 많았다. 오 씨가 퇴근하면서 사온 통닭 한 마리에 4남매가 달려들어 먹는 모습이 귀여워, 넉넉하지 않아도 가끔 통닭을 사 들고 집에 갔다. 또 4남매가 각자 평생의 동반자를 데려와 결혼식을 올릴 때 뿌듯함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부부의 집에는 셋째 딸의 결혼식 날 찍은 젊은 시절 둘의 모습이 액자에 담겨 있다.

자녀들이 모두 출가하고 오 씨가 은퇴한 후 둘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결혼 후 4남매를 낳고 키우느라 바빴지만, 지금은 둘만 남아 대화를 많이 하게 됐다. 아침, 저녁에 같이 보는 뉴스나 드라마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임 씨는 "요즘은 집안일도 모두 함께한다"고 말했다. 임 씨가 세탁기를 돌리면 남편 오 씨가 마른빨래를 개고, 식사 준비를 하면 오 씨는 수저와 반찬을 놓는다. 식사 후 커피를 타는 것도 남편 오 씨의 몫이다. 그는 "남편이 빨래를 개어 놓으면 내가 다 새로 접어야 한다"고 툴툴대면서도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60년의 세월을 지나 이제는 황혼을 맞은 오 씨 부부는 "그래도 함께여서 행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오 씨는 "아직도 아내가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다"며 "힘들 때도, 슬플 때도 있었지만, 같이 살면서 좋을 때가 훨씬 많았다"고 말하며 아내를 다정하게 바라봤다.
방원기·조경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교육 오석진號 출범 준비 본격화… 인수위 동부교육청에 마련
  2. 설동호 체제 마무리…오석진號 대전교육, 무엇이 달라질까
  3. 66년 만에 이름 찾은 대전고 학생… 국가유공자 김태진 선생, 기념회 천만원 기탁
  4. 잇단 비위 문제터진 대전경찰… 수사권 재편 과정 하락한 신뢰도 문제
  5. 8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정전…한전 원인 조사 중
  1. [한화에어로 참사] “사람은 안 늘고 일만 늘었다”…원가 절감 기조 도마 위
  2. 한화에어로 참사 일주일 만에 아워홈 용인공장서도 끼임 사고
  3. [풍경소리] 물의 길을 새기며
  4. [편집국에서] 애연가의 권리주장(2)
  5. 민선 4대 세종시의회 10일 개회… 유종의 미 거둔다

헤드라인 뉴스


삼전·하닉 충청권 투자 저울질…민선 9기 선제대응 시급

삼전·하닉 충청권 투자 저울질…민선 9기 선제대응 시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충청권 투자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지역 실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민선 9기 시도지사 당선인들의 선제 대응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반도체 투톱으로 글로벌 메모리 대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경우 충청권이 한국 경제 견인을 위한 신성장 엔진으로 우뚝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기업 투자 유치 여부는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사실상 제동이 걸린 가운데 지역 미래 발전을 위한 중대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전력투구가 요구된다. 10일 정치권과 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와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도..

`대통령 세종 집무실` 당선작, 44일째 깜깜이… 재공모하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당선작, 44일째 깜깜이… 재공모하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이 2029년 8월 이후로 지연될 흐름에 놓이고 있다. 대통령실과 행복도시건설청간 조율 절차가 원활치 않으면서, 세종시와 지역 정치권의 능동적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집무실 건립안은 문재인·윤석열 전 정부를 거치며 2027년 하반기 완공 목표로 제시됐으나, 정치적 격랑 아래 2030년 이후로 미뤄지는 수순을 밟아왔다. 새 정부 들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다시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상황은 달라지는 듯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임기 말인 2029년)..

한화에어로 참사 일주일 만에 아워홈 용인공장서도 끼임 사고
한화에어로 참사 일주일 만에 아워홈 용인공장서도 끼임 사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한화그룹 계열 식품기업인 아워홈 용인공장에서도 중대 산업재해성 사고가 발생했다. 9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6월 8일 오후 2시 50분께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아워홈 용인2공장 4층 어묵꼬치 포장작업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50대 근로자 A 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목 부위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A 씨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오후 3시 25분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부상자는 의식은 없으나, 심장 박동은 있는 상태"라며 "작년에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 ‘무럭무럭 자라거라’ ‘무럭무럭 자라거라’

  •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현판식 및 전체회의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현판식 및 전체회의

  • 대전 대동천 하상주차장 15일부터 폐쇄 대전 대동천 하상주차장 15일부터 폐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