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답하다-上] “삼재(三災)는 머피의 법칙이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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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답하다-上] “삼재(三災)는 머피의 법칙이 아니예요”

봉은사 주지 현진스님이 들려주는 마음이야기

  • 승인 2019-02-04 23:20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봉은사전경
봉은사 대웅전 전경(옥천군 군서면 대청로 720) <사진=한세화 기자>
입춘을 하루 앞 둔 3일, 추적거리는 겨울비가 마치 봄비와 같은 포근함을 느끼게 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옥천에 자리한 봉은사에서 입춘 기도 및 삼재풀이 예불이 시작됐다. 자신과 가족들의 무탈을 기원하는 수많은 불자들이 한 뜻으로 부처님을 향해 기도했다. 기자도 삼재에 속해 있는 가족들이 있어 불자의 마음으로 예불에 동참했다. 올해부터 3년간 뱀띠, 닭띠, 소띠가 삼재에 해당된다.

예불과 점심공양을 마친 오후 2시, 스님은 신도들의 상담 요청을 잠시 뒤로 하고 귀중한 시간을 쪼개어 삼재와 삼재풀이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답하셨다.

봉은사주지
3일 오전 봉은사 주지 현진스님이 입춘 기도와 삼재풀이 예불을 진행했다.<사진=한세화 기자>
기자 : 입춘날 삼재풀이를 하는데, 삼재의 올바른 정의를 내리신다면?

스님 : 십이지(十二支)로 따져 들었을 때 사람은 9년마다 주기적으로 삼재년을 맞이하게 돼요. 삼재운(三災運)이 든 첫해를 '들삼재', 둘째 해를 '눌삼재', 셋째 해를 '날삼재'라 하죠. 가장 불길한 삼재년은 들삼재이고, 그 다음 불길한 삼재년은 눌삼재, 날삼재라고 볼 수 있어요.

삼재의 3가지 재앙으로 도병재, 역려제, 기근재가 있는데, 도병재는 칼이나 무기를 의미하는데 요즘으로 말하면 교통사고예요. 역려제는 천연두나 돌림병을 말해요. 현대에는 메르스나 각종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을 뜻합니다. 마지막으로 기근제는 굶어죽는다는 의미고요. 이 외에 세계를 파계(破戒)하는 물-수재(水災), 불-화재(火災), 바람-풍재(風災)가 있어요.

기자 : 흔히들 삼재는 재수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그러한 지 궁금하고 삼재풀이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스님 : 결론부터 말하면, 사고를 당하거나 원하는 일이 잘 안됐을 때 "삼재라더니 그래서 이런일을 겪는구나"라며 판단하는 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 불길하다는 생각 때문에 진짜 재수 없는 일이 생기는 거예요.

12간지로 볼 때 9년은 마음대로 살다가 3년간은 자신을 반성하며 계신(戒身)을 하는 시간을 의미입니다. 현대인들은 우선순위를 잘못 알고 살아갑니다.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모른 채 앞만 보며 내달리는 경우가 많잖아요. 대부분 말초신경에서 욕망하는 일들 위주로 행하죠. 잘못됐다는 건 아니지만 이런 생활만 지속하면 근원이 되는 생명력을 복원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생명력'을 성령, 불성, 본성이라고 해석해도 좋습니다.

이 생명력이 복원돼야 스트레스 없이 진정 자유로운 인생을 살 수 있어요. 큰 이익을 추구하는 지혜가 필요한 대목이죠. 기분의 만족을 따라가다 보면 괴로움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고요함 속에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자신의 생명력을 복원하는 힘이 커집니다. 하지만 근기가 부족하고 살아가기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너무나 큰 숙제일 수 있죠.

삼재풀이는 부처님의 가피를 활용해 신에게 청함으로서 혼자 힘으로는 부족한 '계신'을 돕는 행위입니다. 모든 중생들의 이고등락(離苦騰樂)을 지향하며 생명력 언저리에서 놀게 하려는 큰 의미의 이타심에서 발현된 방편술 중 하나예요. 가장 좋은 건 스스로 업장(業障)을 소멸해 생명력 가운데 들어가는 일입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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