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안소와 마라소, 협력의 성과와 차세대 육성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 안소와 마라소, 협력의 성과와 차세대 육성

최종인 한밭대 산학협력 부총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 승인 2021-01-25 09:29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최종인
최종인 한밭대 산학협력 부총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한밭대 옆에 자리 잡은 국립공원 계룡산 내 수통(水通)골은 대전 시민들의 소중한 휴식처다. 연간 200만명 가까이 방문한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시민이 즐겨 찾는지 알 수 있다. 작년 말 '수통골포럼'을 열어 현지 주민, 방문객, 유성구청 및 대학이 머리를 맞대고 불편함을 논의하며 해결책을 찾는 '지역상생'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수통골에 가면 '마라소'라는 식당 이름이 있는데, 궁금해 뜻을 찾으니 '안소'와 '마라소'가 등장한다. 농사를 지을 때 경험 많고 일 잘하는 왼편의 소를 '안소'라 부르고, 오른편의 경험적은 소를 '마라소'라고 부른다. 소 한 마리가 하루에 밭을 500평 간다면, 멍에(yoke)로 연결해 둘이 협력하면 2,000평을 간다고 하니 대단한 성과다. 비록 멍에로 구속되는 면은 있지만, 성과도 클 뿐 아니라, 시간이 흘러가면 마라소가 안소의 역할도 담당하니 학습효과도 대단하지 않은가? 여기서 협력의 성과 및 차세대 육성이란 두 가치를 보게 된다.

먼저 협력의 성과를 조직에 비추어 왜 협력이 중요한지 살펴보자. 첫째, 협력은 문제 해결을 돕는다. 일하면서 난관에 부딪히거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이나 팀에게 도움을 구한다. 브레인스토밍도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다.

둘째, 협력은 조직과 사람들을 가까워지게 한다. 협력은 조직 내 벽을 허물고 부서 간에 연계를 잘할 수 있게 만든다.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외로운 섬처럼 부서와 사람들이 놓이게 되므로 다양한 스킬과 전문분야를 가진 사람들을 묶을 필요가 있다. 셋째, 협력은 서로 서로의 학습을 돕는다. 팀원들이나 다른 팀과의 협력은 좋은 학습경험이 된다. 피드백, 지식공유, 다른 접근을 통한 발견, 일하는 방식의 상호체득 등이다. 동료로부터의 학습은 협력의 이점일 뿐만 아니라 좋은 문화를 만든다.

넷째, 협력은 의사소통의 새로운 통로가 된다. 의사소통의 새로운 방식을 찾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협력 요인이며, 부서나 조직을 묶어줄 수 있다. 보다 응집력 있고, 개방된 작업장을 만들면 모두에게 도움됨을 느끼며 문제가 있을 때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다섯째, 협력은 조직의 사기를 높여준다. 부서와 조직간 연계성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서로 신뢰하게 되고 이는 조직 전체의 사기를 점차 높여준다. 우리 부서 밖 사람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일할수록 신뢰 구축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협력이 중요함에도 현실은 외로운 섬처럼 지내는 경우도 많다. 산학협력에서도 산업체와 대학 간 격차가 많다. 대학은 기초연구에 집중하고, 이를 논문으로 발표하려고 하는 데 반해, 산업체는 응용기술을 독점하고 시장이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이를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데 있다. 서로 다른 목적함수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기술-제품-시장(T-P-M)의 관계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풍부한 관계 속에 실천이 필요하다.

마라소와 관계에서도 차세대 육성이 떠오른다. 혁신클러스터로서 리서치트라이앵글(Research Triangle)의 성공 요인을 손꼽을 때 주지사의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제임스 헌트 주지사는 총 네 번 역임하는데 연임 후 4년을 쉰 뒤, 다시 연임하였다. 이처럼 중간에 쉼의 기간을 두고 연임 기회를 허용한다면, 차세대 육성의 기회도 되며, 경험자들은 다른 분야에서 그 역량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국내 대학과 출연연의 리더십은 단임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 아리조나주립대(ASU)의 마이클 크로우 총장은 2002년 이후 대학을 미국 내 가장 혁신적인 대학으로 육성하고 있어, 장기간 리더십도 요구된다. 협력을 위한 멍에(yoke) 및 제도와 함께 상호이해와 실천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최종인 한밭대 산학협력 부총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李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대전 '우선 배치' 촉각
  2. 가을 제철 수산물 가격 들썩… 꽃게·전어 두 배 급등
  3. 온통대전, 카드 없이 QR코드로 결제한다… 정부 지원율 변화도 관심
  4. 스토킹 피해 신고했던 전 연인 살해 40대 구속
  5. 대전혁신센터, 스케일업 투자지원 민간운영사 업무협약
  1. 대전시의회, 이효식 대전도시공사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
  2. 국정자원 대전 잔류 위해 추가 부지 발굴… 유치 경쟁 속 대응 본격화
  3. '양성자 암치료센터' 건립 나선 세종, 중부권 첨단의료 거점 노린다
  4. '충효예 정신' 충남 교육현장에 본격… ‘사랑의 일기’는 축소 운영
  5. 박수현 충남지사, 'UNDP AI 허브' 충남 유치 사활

헤드라인 뉴스


`세종 행정수도` 11월 중대 기로…법안 심사에 예산 확보전까지

'세종 행정수도' 11월 중대 기로…법안 심사에 예산 확보전까지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입법과 예산 확보 절차가 맞물리면서 중대 분수령을 맞이했다. 11월 국회에서 행정수도특별법 심사와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을 뒷받침할 재원 확보가 시험대에 함께 오르면서다. 여기에 세종시 재정 문제와 얽힌 핵심 법안까지 일몰을 앞두고 마지노선에 봉착하면서 정기국회 내 현안들을 매듭지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내달부터는 내년도 본예산에 대한 상임위원회별 예비심사가 본격화할 예정이다. 당장 이번 예산 심사에선 지난 13일 정부가 발표한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계획안을 다루게..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 `AI 혁신의 새 장을 열다`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 'AI 혁신의 새 장을 열다'

대전의 미래 산업과 대한민국 소프트웨어(SW)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거점인 '대전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 28일 14시 대전시 서구 월평동서 공식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교육 과정은 AI 활용 인재를 양성하는 네이티브 과정(5개월)과 인공지능 올인원 과정(18개월)으로 운영된다. 대전시와 진흥원은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 개소를 시작으로 지역 AI 및 소프트웨어(SW) 생태계를 이끌어갈 핵심 거점으로 이끄는 한편, 대전시는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가 대한민국 ICT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고, 지역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창..

[르포] 합친 지 27년, 도시 이름까지 바꿨다… 단바사사야마의 생존법
[르포] 합친 지 27년, 도시 이름까지 바꿨다… 단바사사야마의 생존법

수도권 일극 체제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할 해법으로 추진된 충남·대전 행정통합이 첫 출범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출발선에 섰다. 하나의 경제·생활권을 구축하고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주민 동의와 재정·권한 이양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해졌다.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것만으로 통합의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행정통합을 경험한 일본과 대만 역시 행정 효율화와 재정 기반 강화라는 기대 속에 주민 갈등과 재정 부담, 지역 간 불균형이라는 숙제를 마주했다. 본보는 일본의 헤이세이 대합병과 오사카 행정체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미래 진로직업 체험 미래 진로직업 체험

  •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

  •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