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一田二餘(대전이 으뜸 나머지는 다음)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一田二餘(대전이 으뜸 나머지는 다음)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

  • 승인 2021-03-28 08:33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
김재혁 사장
삼국지가 동양 최고의 고전이라는 주장에는 반론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가장 많이 읽힌 고전이라는 데는 이견이 별로 없을 것 같다. 독자가 많은 만큼 부록처럼 따라붙는 이야기 거리도 숱하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호걸들 가운데 가장 무공(武功)이 뛰어난 장수가 누구인지 가리는 것도 흥미 있는 부록 중 하나다. 장수의 서열을 정하고 그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으로 삼국지에 얼마나 정통 한지를 판가름하기도 한다.

삼국연의(三國演義)와 자치통감(資治通鑑)을 평생동안 교과서로 여겼던 마오쩌둥(毛澤東)도 논쟁에 합류했다. 마오가 지방을 방문할 때면 그 지역 출신의 삼국지 무장들을 높게 평가해 지역 민심을 얻는데 활용 했다. 하북(河北)성에 가서는 一呂二馬 (일여이마:여포가 으뜸이고 마초가 두 번째)라는 세간의 평가를 무시하고 一呂二趙 (일여이조:조자룡이 두 번째)라는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섞인 순위를 발표하며 조자룡을 추켜 올렸는데 조자룡은 하북성의 상산(常山)이 고향이다.



여포의 무공이 제일이라는 점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유비와 관우, 장비와 1대 3으로 맞붙어서도 밀리지 않을 정도였지만 지혜와 덕이 부족했고 결국 배신 때문에 죽임을 당한다. 무와 덕을 함께 갖춘 장수로는 관우가 첫째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민간신앙에서 관우를 신으로 모시기도 한다. 장비는 비록 지략이 부족했지만, 여포에 견줄 정도의 실력을 지녔다. "조자룡 헌창 쓰듯 한다"는 속담은 장판파 싸움에서 조조의 대군 사이를 단기(單騎)로 누비며 50여 적장의 목을 벤 조자룡의 전설적인 활약에서 유래했다. 마초, 마속, 마량 등 마(馬) 씨 집안의 용맹도 대단해서 높은 순위에 오르내린다.

삼국지가 유비 중심으로 서술되다 보니 촉한(蜀漢)의 장수들이 고평가됐고 반대로 조조를 섬겼다는 이유로 야박한 평가를 받는 허저, 전위, 하후돈 같은 위(魏)나라 맹장들은 억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인의 실력은 전장(戰場)의 승패로 비교할 수 있지만, 도시의 경쟁력은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까? 전통적으로 교육, 교통, 상하수도 등 SOC(사회간접자본)를 척도로 삼아왔는데 최근에는 주거와 일자리가 중요한 기준이 됐다고 한다.

살기 좋은 도시를 거론할 때면 항상 상위에 랭크했던 대전이 세종시 조성 이후에는 상대적인 소외감에 시달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민선 7기에 접어들면서 혁신도시, 도심융합특구 지정 등 중앙정부의 결단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청년과 신혼부부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드림타운은 2030년까지 1만 세대까지 확대해서 추진할 예정이다. 시민의 만족도를 끌어올리려는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이 이루면서 일자리와 주거에 관련한 대전의 도시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혁신도시 지정에 따른 법적, 행정적 후속 조치를 마무리하면 대전 출신의 인재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조만간 유성구 구암동에서 드림타운 건설공사의 첫 삽을 뜨고 곧이어 대덕구 신탄진동, 동구 낭월동, 중구 대흥동 등 시내 곳곳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주택건설도 시작한다. 1만 호 건설까지 갈 길이 멀지만, 충분히 도달 가능한 계획이다.

주택과 일자리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 마오쩌둥 같은 정치적 수사(修辭)가 아니라, '대전이 가장 살기 좋고 다른 도시들은 그다음' 이라는 一田二餘(일전이여)의 공식이 일반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합강동 스마트시티, 'L1블록 643세대' 본격 공급
  2. 과기정통부 '출연연 정책방향' 발표… 과기계 "기대와 우려 동시에"
  3. 장철민 "새 충청은 젊은 리더십 필요"… 대전·충남 첫 통합단체장 도전 의지↑
  4. 최저임금 인상에 급여 줄이려 휴게 시간 확대… 경비노동자들 방지 대책 촉구
  5. 한남대 이진아 교수 연구팀, 세계 저명학술지에 논문 게재
  1. 김태흠 충남지사 "대통령 통합 의지 적극 환영"
  2. 학생들의 헌옷 판매 수익 취약계층 장학금으로…충남대 백마봉사단 눈길
  3. 민주평통 동구협의회, '화해.협력의 남북관계' 재정립 논의
  4.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 착수… '수산물 유통 중심으로'
  5. 지역대 육성 위해 라이즈 사업에 팔 걷어부친 대전시…전국 최초 조례 제정

헤드라인 뉴스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 추진으로 급물살을 탄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단체장 출마에 대해 "김태흠 충남지사와 함께 충청의 미래를 위해 역할분담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19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가진 오정 국가시범지구(도시재생 혁신지구) 선정 관련 브리핑에서 대전충남행정통합시장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통합시장을 누가 하고 안 하고는 작은 문제이고, 통합은 유불리를 떠나 충청 미래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출마는) 누가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과도 상의할 일이다. 김태흠 충남지사와는 (이..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