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나는 잘하고 있습니다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 내일] 나는 잘하고 있습니다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 승인 2021-04-18 10:49
  • 신문게재 2021-04-19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송미나 중앙청과 대표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경제학을 가르친 지도 벌써 7년째다. 그동안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경제학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하기는 했어도 목적을 가지고 필사적으로 독서를 하기 시작한 것은 학생들에게 부족한 나의 지식을 보완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만족스러운 수업을 하기 위해 나는 지식의 폭을 넓혀야만 했다. 흔히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경제학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으로 대표되는 경제원론의 이론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인구가 줄어드는데 왜 주택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지, 불확실성이 너무 큰데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왜 끊임없이 올라가는지 알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나는 대답을 해줘야 한다. 책에는 이미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던 누군가가 자신의 답을 적어놓았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나의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자신의 삶이 더 나아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매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학생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매주 1권의 책 읽기를 권하며 의무적으로 독후감을 제출하게 한다. 초등학생도 아니고 대학생들에게 독후감을 과제로 제출하게 하는 것에 대해 학생들이 호불호가 있음을 안다. 하지만 입시에서 벗어나 대학 생활을 막 시작할 때만큼 삶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해봐야 하는 더 적절한 순간이 있을까? 나는 누구지? 나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행복한 삶은 어떤 삶인지, 그리고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스스로 찾게 하고 싶은 마음에 나는 7년째 고집스럽게 독후감 과제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수업 시간에 조던 피터슨의 '질서 너머'를 추천했다. 전작인 '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는 말로 우리에게 익숙한 그가 또 다른 삶의 지혜를 써놓은 책이다. 사람들이 그의 메시지에 공감하는 이유는 젊은이들이 가진 고민과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하고 그들에게 어른으로서 해줄 수 있는 조언들을 좀 더 명확한 말과 글로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서다. 그는 자신 스스로 최고의 모습을 상상하고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1년 가까이 병상에서 생사를 오가면서 심신이 피폐해졌을 때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할 뻔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인생을 덮친 혼돈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담금질하는 계기로 삼으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행동하다가 실수를 범했을 때보다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때 더 속상해한다는 저자의 조언이 마음속에 더 와 닿았다.

좋은 책이라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책 추천을 하던 중에 한 학생이 조심스레 질문을 했다. 조던 피터슨이 이 책을 쓸 때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약물 치료를 받았다는데 본인도 행복하지 못하면서 더 나은 삶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걸까요?

행복한 사람만이 행복을 말할 수 있고 도덕적으로 한점 결함이 없는 이들만이 윤리를 말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아마도 침묵의 긴 시간을 거쳐야 할 것이다. 인간은 한없이 부족하고 약한 존재이다. 그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 질문을 한 학생에게 사실 나도 경제학을 가르치지만, 너희들보다 별로 아는 것이 없어서 수업에 들어오기 전까지 필사적으로 공부를 하고 들어온다고 웃으며 이야기해 줬다. 우리는 부족하기에 그 부족함을 알고 좀 더 나아가려고 하는 노력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 그래서 누군가 나의 조언에 나의 개인적인 삶의 부족함만을 이야기하며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한다면 조용히 말하고 싶다. 나는 책을 읽음으로써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간절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는 잘하고 있습니다."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영화·드라마' 촬영 명소로 간다
  2. 아산시 어의정로 교차점 광장 준공
  3.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4.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5. 창업기업 74곳에 최대 4억원 '대전 창업기업 들썩'
  1. K리그 휴식기, 대전 서포터즈는 '청소' 중?… "승리의 기운을 줍습니다"
  2.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3.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4. 천문연구원, 희귀 왜소신성 발견…공전주기 짧아 중요 연구대상
  5.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보건의료 '빨간불'

헤드라인 뉴스


삼전닉스 호남 투자 가시화…충청은 생색내기용 전락

삼전닉스 호남 투자 가시화…충청은 생색내기용 전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에 수백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에 나설 것이 유력해지면서 충청권은 곁다리 투자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청권의 경우 두 기업이 막대한 고용창출 등이 기대되는 대규모 생산 라인이 아닌 AI데이터센터 건립으로 기우는 모양새인데 이럴 경우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총 투톱으로 글로벌 메모리 업체인 두 기업이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지역균형 발전 정책에 부응하려면 충청권에도 생색내기 용이 아닌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정치권과..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이 2030년 하반기로 지연된다고 대전시가 공식 인정했다. 당초 2028년 개통보다 2년여가 더 늦어지는 것으로, 주요 공정 리스크와 차량 시운전 계획 반영 등을 이유로 꼽았다. 유득원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23일 대전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관련 브리핑을 갖고 "향후 통합공정 계획 수립을 통해 개통 일정 등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면서 개통 지연을 공식화 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총연장 38.8㎞, 정거장 45곳, 차량기지 1곳 규모로, 2024년 12월 착공해 현재 본선 14개 전..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중구 중촌동 맞춤패션거리와 정동 인쇄거리, 원동 한복거리 등 과거 대전을 상징하던 유서 깊은 산업 자산들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자구책 마련을 위해 붙여진 특화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급격한 산업 구조 변화와 유통 시스템 현대화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간 채 존폐의 기로에 서면서다. '생산의 효율화'란 거대한 산업 발전 흐름이 오늘날 현대 사회의 모든 가치를 장악하고 있지만, 지역의 고유한 숨결과 정체성이 담긴 전통산업의 흔적이 미래세대에 적절히 계승돼야 마땅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낡은 산업의 미래를 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