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리뷰] 베일 벗은 ‘적벽대전’, “대전역사 재조명 의미vs스토리텔링 부족” 의견 엇갈려

  • 문화
  • 문화 일반

[문화리뷰] 베일 벗은 ‘적벽대전’, “대전역사 재조명 의미vs스토리텔링 부족” 의견 엇갈려

스프링페스티벌 초청 지난 15·16일 대전예당 앙상블홀서 공연
지역 문화계 “골령골 산내학살 역사 재발견 의미” 호평
“스토리텔링 부족·과도한 도입부 영상·무대극 기대 못미쳐” 지적

  • 승인 2021-04-22 14:31
  • 수정 2021-04-22 17:36
  • 신문게재 2021-04-23 9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111
마당극패 우금치의 '적벽대전' 공연 포스터.
스프링페스티벌 초청공연으로 선보인 '적벽대전(赤碧大田)'을 두고 호평과 지적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무차별하게 자행됐던 산내 골령골 양민학살 사건을 최초로 예술로 승화시킨 것은 의미가 크다는 호평이지만, 사실 전달에 급급해 나레이션으로 줄거리를 전달하는 등 스토리텔링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연극이 갖는 허구를 통한 현실접근의 측면에서 골령골 사태와 예술적 합치가 부족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15일과 16일 이틀간 대전예당 앙상블홀에서 두 차례 선보인 '적벽대전'은 지난해 옛 충남도청 야외무대에서 올린 공연을 무대극으로 변형한 것으로 향후 대전의 역사를 알리는 지속 가능한 공연으로의 변모를 확인한 자리였다.

'적벽대전'은 총 4장으로 구성했다. 대전의 상징인 철도가 지나가는 모습의 미디어적 표현의 1장에 이어 어둠에서 깨어난 망자들이 쑥부쟁이 걸음을 연습한 2장, 징용과 징병, 제주4.3, 여순사건, 국민보도연맹의 대전형무소 학살 장면을 담은 3장과 4장으로 펼쳐졌다.

지역 문화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번 마당극을 실내 무대로 옮기면서 우금치 특유의 연출이 공간에 갇혀 메시지 전달이 제약됐다고 지적했다.

도입부의 미디어 영상이 길어 초반 몰입감을 저해한 것은 물론, 대전의 정체성이 골령골을 주제로 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다소 부족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송전 한남대 명예교수는 "예술과 골령골과의 관계가 허구를 통한 현실 접근성과는 불일치했다"며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고 싶어 도입부에 미디어 영상을 길게 사용한 것 같긴 한데, 절제했으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도청사 야외무대에서와 달리 실내공간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섬세함이 부족해 무대극에서 기대하는 관객들의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13년 만에 골령골 유해발굴이 재개되면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는 견해도 나왔다.

도완석 작가는 "산내 양민학살과 대전교도소는 가장 가까운 우리의 역사로 연극화해 대중에게 선보였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크다"며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와 재미를 동시에 전달한 대전 역사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덧붙였다.

류기형 마당극패 우금치 대표는 "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하다 보니 3분을 조금 넘긴 것 같다.도입부 미디어 영상이 길었다는 생각을 작품을 완성한 후 느꼈다"며 "마당극을 웃는 연극으로 가볍게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건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이라고 설명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의료원 ‘어떻게 지을까’… 시공사 공고 앞두고 주민·의료계 의견 듣는다
  2. 대전 여야,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놓고 '공방전'
  3. 대전교도소·대전의사회 협력,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4. 32사단, 대둔산에서 6·25 전사자 유해발굴 착수
  5. 90년 역사 품은 테미오래,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1. 대전 금연구역 5만여 곳에 지도원 35명… 단속 한계에 정책 실효성 의문
  2. 대전 서구 '구청장 직통문자' 100일…민원 999건 접수
  3. 탈석탄 충남, 신재생 전환 이익 절반은 역외로
  4. [세상보기] 각자도생의 시대
  5. '대학생이 제안한 위성을 우주로'…항우연 경연대회 7개 팀 선정

헤드라인 뉴스


대전교도소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대전교도소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대전교도소가 전국 교정시설 중 처음으로 스마트 메디컬센터를 구축하고 대전시의사회와 협력해 수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안과와 이비인후과 그리고 신경과에 대한 시설 내 전문진료를 시작한다. 2005년 교정시설의 원격진료가 허용된 이후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을 위한 가장 혁신적인 도전으로 여겨져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는 22일 유성구에 위치한 대전교도소에서 스마트 메디컬센터 개소식을 갖고 새롭게 조성하고 확보한 시설과 장비를 소개했다. 이날 법무부 교정본부 권창모 의료과장과 이동철 의료 교정관이 참석하고, 김재술 대전교도소장 주관으로 임정혁..

세종 `장애인 학대사건` 무혐의 뒤집혀… 시설 직원 구속 송치
세종 '장애인 학대사건' 무혐의 뒤집혀… 시설 직원 구속 송치

세종시 장애인 거주시설 학대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시설 직원이 구속 송치됐다. 경찰이 초기 수사 과정의 미흡함을 인정하며 재수사 돌입한 지 5개월 만이다. 세종경찰청 강력마약범죄수사대는 시설 직원 A(30대) 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 13일 대전지방공소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사건 발생 1년여 만인 지난 5월 재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시설 내 목격자 진술과 A 씨의 근무 시간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할 만한 정황을 확보하고 지난 7일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앞서 경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A 씨에게 무혐의 처분..

고교 이주배경학생 급증하는데…대전·세종 한국어학급 `0`
고교 이주배경학생 급증하는데…대전·세종 한국어학급 '0'

대전과 세종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주배경학생이 797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위한 한국어학급은 한 곳도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과 충북이 각각 한국어학급을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대전·세종은 고교 단계의 한국어 교육 기반이 부족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대전지역 고교 이주배경학생은 655명, 세종은 142명으로 집계됐다. 두 지역의 학생 수를 합하면 797명이지만, 고등학교 한국어학급은 모두 운영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