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충남 섬자원 비엔날레 아이템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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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충남 섬자원 비엔날레 아이템 도입해야

여가공간연구소 소장 박종진(관광학박사)

  • 승인 2021-04-21 14:20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박종진
박종진 소장
관광시장은 코로나로 인해 확연히 달라진 관광형태와 특성을 갖고 있다. 기존의 관광 분야에서 차지한 여성층과 중장년층의 수요, 가족 중심의 자녀와 아이 중심 소비 트렌드는 그대로지만 관광을 즐기는 형태의 변화가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관광의 빈도가 줄고, 언택트형의 형태로 이른바 '소확행' 트렌드가 자리를 잡았으며, 국외여행의 제한으로 인해 국내 여행지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 대한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제주, 수도권, 강원지역에 집중됐던 관광목적지가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조용한 공간, 즉 섬을 비롯한 어촌과 농촌마을 등에 대한 관광목적지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



충남은 전국에서 전남과 경남 다음으로 143개의 무인도를 포함한 섬을 보유하고 있다. 전남과 경남에는 최근 남해안권 관광개발계획을 해양자원을 중심으로 추진 중에 있다. 인천과 전북보다도 많은 섬을 보유한 충남의 섬 자원을 활용한 언택트 관광시대의 전략적 방안이 필요한 때다.

무엇보다, 충남 섬의 중심인 보령시의 원산도는 안면대교 개통으로 접근성이 우수해지면서 관광객 발길이 늘어나고 있고, 오는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해저터널 완공 시 섬으로서의 매력과 육지가 갖는 접근성의 매력을 모두 보유한 관광의 중심지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원산도의 리조트 조성으로 수요에 기반을 둔 관광수용태세 시설 등이 도입돼 명실상부한 관광목적지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러나 태안의 안면도와 보령의 원산도 중심의 관광기능은 주변의 섬으로 관광을 확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즉, 안면도와 원산도의 관광은 활성화되고 관광목적지로서의 인지도가 확대될 수 있으나, 원산도를 중심으로 한 효자도, 장고도, 고대도, 삽시도 등의 섬 자원에 대한 연계 관광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이다. 섬을 방문하기 위한 교통수단도 문제이거니와 섬을 방문해야 할 특별한 매력과 목적성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목적성과 매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겠으나, 일본의 나오시마 '세토우치 국제예술제'와 같이 예술을 테마로 한 해양치유, 힐링형 관광지로서의 기능적 변화가 필요하다. 원산도와 안면도는 관광수용태세 기능을 수행하면서 주변의 섬은 예술과 문화를 접목한 문화치유와 해양치유의 즐길 거리와 볼거리를 마련하고 차별화된 매력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원산도 방문 관광객에게 주변 섬을 추가적인 방문 매력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일본의 세토우치 국제예술제는 7개의 섬 자원을 각기 다른 컨셉의 예술과 접목한 비엔날레 개최를 통해 연간 많은 숙박 관광객과 관람형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러한 예술제인 비엔날레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시대적인 문화예술 향유 트렌드를 접목하고, 지점 및 자원 간의 연결 포인트를 마련하여 섬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한편, 섬에 대한 로망을 볼거리와 이색적인 체험으로 제공해 성공할 수 있었다.

원산도를 둘러싼 섬들은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공간이다. 효자도는 말 그대로 효자 최순혁의 효자비와 함께 설화가 존재하는 스토리 가치가 있으며, 삽시도는 많은 해수욕장과 천혜의 자연환경 및 둘레길이 조성돼 있고, 고대도는 귀츨라프선교사와 관련된 서양의술과 역사 전시실이 마련돼 있으며, 장고도는 해당화 군락지를 비롯 태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우수한 자연경관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도 전국에서는 전남국제수묵, 창원조각, 대구사진, 광주비엔날레 등이 개최되고 있으나, 섬을 기반으로 한 예술제 및 비엔날레는 현재 없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더욱 차별화된 섬 자원을 활용한 문화 및 예술 관련 이벤트 개최 시 숨겨진 보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충남의 섬 자원 활용과 소외된 섬 주민들에게 부가가치 창출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원산도만 즐기고 관광하는 형태에서 주변의 섬을 모두 관광하고 즐기는 형태로의 전환은 체류시간 연장과 숙박형 관광객 유치를 통해 충남지역의 경제성 및 파급효과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향후 "충남 섬문화예술 비엔날레"라는 선점효과와 함께 국제행사로서의 발전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가공간연구소 박종진 소장(관광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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