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시장을 걷다] 전국 한약 도매시장, 동구 한의약거리

  • 경제/과학
  • 유통/쇼핑

[골목시장을 걷다] 전국 한약 도매시장, 동구 한의약거리

  • 승인 2021-09-02 15:46
  • 수정 2021-09-02 23:55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컷-골목시장




6.25 때부터 조성된 전국 3대 한의약거리
코로나로 경기에 민감한 한약 수요도 급감


약재
동구 한의약 거리의 한 한약방에 약재들이 즐비하다.

한의약 거리 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것은 즐비한 입간판도, 표지판도 아닌 콧속으로 밀려 들어온 한약 냄새였다. 대전시 동구 중동에 위치한 한의약 거리는 서울 경동시장, 대구 약령시장과 함께 전국 3대 한의약거리이다. 한의원, 한약방, 탕제원 등 한의약 관련 가게들이 밀집돼 있는 한의약 도매시장이다. 6.25 전쟁 때 교통이 마비되면서 철도의 중심인 대전역 주변으로 사람들이 길거리에 한약을 팔기 시작해 한의약 시장이 형성됐다. 경상도, 전라도에서도 이 곳에서 한약을 사러 왔다.

외지 도매상이 대전에서 장을 보고 하룻밤 묶었다가 금산에 가서 인삼을 사고 다시 대전에 들렸다 왔다고 한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보인당한약방', '대일당 한약방', '충남건재한약방', '대한건재한약방' 등 이 크게 운영했다. '백제당한약방', '광명한약방', '경일한약방', '천일한약방'은 지금도 영업 중이다.

 

 

오래된 역사만큼 대를 이어 온 한약방이 많다. '중도건재한약방'은 손자가 대를 이어 가게를 하고 있다. 약재는 강원도나 서울 도매시장에서 사온다.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약재는 북한, 중국에서 수입한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명성이 자자했다. 5~6년 전에는 한의약 축제도 열렸다.

 

KakaoTalk_20210831_083619028
동구 한의약 거리에 한약방이 모여있다. 구석에 OO 다방과 같은 업소도 보인다.
하지만 고속버스가 생기고 인터넷 쇼핑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었다. 한의약을 찾던 손님들도 인삼을 사러 금산으로 떠났다. 2013년 구에서 한의약·인쇄 골목 재생사업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부실공사로 논란을 빚었다. 사업이 장기화 되면서 상인들의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당시 담당자였던 동구청은 감사를 받았고 건설사는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이 때문인지 올해 추진되는 재생사업에 대해서도 상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곳곳 'OO 다방'과 같은 업소들이 보여 음습한 느낌도 든다. 대구의 경우 동성로, 종로거리, 약령시장에 길가 턱을 제거하고 조경으로 도시미관을 가꾸고 한의약 박물관, 관광기념품 판매장을 만들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KakaoTalk_20210831_083622497
한의약 거리 한 탕제원에서 약재를 손질하고 있다.

설상가상 코로나까지 덮치며 상인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한의약은 경기에 민감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90년대 이후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IMF를 거치며 한의약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한의약 거리에서 50년 넘게 한약방을 운영한 A씨는 "주머니가 두둑해야 사람들은 몸을 챙기기 시작하는데 요즘 경기가 어려워 한약방을 찾는 손님이 줄었다"며 "하지만 한약은 몸을 보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병의 근원을 해결해준다"고 말했다.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함께 지켜온 물, 대청호의 다음 25년] 24년 거버넌스의 한계… 충청의 물, 이제 유역 전체를 보자
  2. [2026 기초기본캠페인]학하초, 더 촘촘해진 RISE…학생의 '성장 속도'를 맞추다
  3. 예년보다 이른 '9월 독감' 유행…국가예방접종 어르신은 추석 이후
  4. 대전특수영상영화제, 'DFX OTT어워즈' 대전의 가을 밤을 빛내다
  5. 55년 만에 바뀌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육감들 “재정 감소 검증해야”
  1. 충청권 초등 급식비도 지역차…충북 4322원·대전 3620원
  2. 6개월 아들 방치해 사망… 20대 부부, 살해 혐의는 부인
  3. 충남대 교수·간호사 부부 ‘해먹’에서 찾은 욕창 방지 매트리스 개발
  4. 건양대병원, 위험에 빠진 고위험 산모 새벽 응급수용으로 출산 도와
  5. 글로벌 식품기업 '아이씨푸드' 충남대병원에 5천만원 기탁

헤드라인 뉴스


충청광역연합 다시 기지개… 출범후 21개월만에 첫 협의회

충청광역연합 다시 기지개… 출범후 21개월만에 첫 협의회

2024년 전국 최초 특별지방자치단체 출범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충청광역연합이 민선 9기에서는 충청권 4개 시·도의 진정한 구심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충청광역연합은 17일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에서 '제1회 충청광역연합 협의회'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연합장 박수현 충남지사를 비롯해 허태정 대전시장, 조상호 세종시장, 신용한 충북지사가 모두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충남 설치 충청권 4개 시·도지사 공동성명'을 전격 채택하며 첫 공식 행보로 충남도 안건에 힘을 실었다. 정부가 기후위기 대..

기업 10곳 중 9곳 "올 추석, 나흘 이상 쉰다"
기업 10곳 중 9곳 "올 추석, 나흘 이상 쉰다"

올 추석 연휴 휴무를 실시하는 기업 10곳 중 9곳이 나흘 이상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은 지난해보다 줄었고, 기업 절반가량은 추석 경기가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7일 발표한 '2026년 추석 휴무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7.0%가 올해 추석 연휴에 휴무를 실시한다고 답했다. 휴무를 실시하는 기업 중 휴무 기간이 '4일'이라는 응답은 76.5%로 가장 많았고, '5일 이상'도 14.2%로 조사돼 나흘 이상 쉬는 기업은 전체의 90.7%에 달했다. 반면 '3일 이..

충남교원 10명 중 9명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반대"
충남교원 10명 중 9명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반대"

충남지역 교원 10명 중 9명 이상이 초등학교 저학년 정규수업시간 확대에 반대하고, 교육시간 확대를 통한 돌봄 공백 해소 효과에도 부정적인 전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충남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충남교총)는 정책 논의 기준을 도입 여부가 아닌, 교육적 타당성 검증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충남교총은 17일 충남 유·초·중·고 교원 18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논의에 관한 교원 인식 조사 결과, 정규수업시간 확대를 반대하는 교원은 93.5%, 찬성은 5.3%로 집계됐다고 발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