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에 없는 대전충남史] "잔치 열어주던 마을·등굣길 걱정하던 기사들 기억하죠"

[검색에 없는 대전충남史] "잔치 열어주던 마을·등굣길 걱정하던 기사들 기억하죠"

  • 승인 2021-10-06 15:20
  • 수정 2021-10-07 10:08
  • 신문게재 2021-10-07 1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컷-검색에





김광철 대전교통 대표이사 겸 운송사업조합 이사장

2대째 버스회사 운영하며 시내버스 증인
"시민의발이자 공동관리위 빛나는 역사"

 

버스1
1981년 대전 시내 번화가에 정차한 채 승객을 기다리는 시내버스.
"버스가 개통할 때 마을에서 잔치가 열리고, 폭설에 운행을 중단할 때 등교 못하는 학생들을 걱정하던 기사 모습이 선합니다" 김광철 대전교통(주) 대표이사 겸 대전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아버지가 운영하던 버스회사에서 일을 배워 현재까지 42년간 대전 시내버스 사업에 종사한 증인이다. 충남 청양 시외버스에서 시작해 대전으로 이전한 때부터 그의 부친은 남북여객운수를 인수해 1956년 대전교통을 출범시키고, 대전시내버스 공동관리위원회를 발족해 공동배차를 시작했다.

 

김광철
대전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인 김광철 대전교통 대표이사.

김광철 대표이사는 "중학생이던 1960년대 버스를 대전 대흥동의 공업사에서 4~5개월에 걸쳐 차체 골조를 손으로 제작했다"라며 "버스 창틀을 만들 알루미늄이 없어 나무로 만든 창문은 비오는 날이면 열리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교통수단이 부족할 때 시내버스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시민의 발'이었다. 버스노선이 신설된 마을에서는 잔치를 열어 회사에 떡을 보내주거나 같은 시간에 만나는 주민들로부터 마을 소식을 누구보다 먼저 알 수 있던 때도 있었다. 


김 대표는 "겨울에 도로가 얼어 언덕을 오르지 못할 때 주민들이 나오셔서 흙도 뿌리고 밀어주셨고, 어쩌다 운행이 중단될 때면 기사들이 오히려 학교에 못 가게 된 학생들을 걱정해 조바심을 냈다"며 "시민을 위한 일이라는 데 자부심이 컸고 열정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4개 시내버스 회사가 운행노선을 개발하고 배차간격을 자율적으로 협의한 '공동관리위원회'는 대전이 낳은 대중교통 혁신 사례다.

1970년 대전교통, 계룡버스, 동진여객, 경익운수는 운송사업조합 내에 공동관리위원회를 만들어 경쟁 노선에 공동배차를 시작했다. 

 

버스2

김 대표는 "더 많은 손님을 먼저 태우려고 대전역부터 서대전삼거리까지 과속경쟁을 벌였고,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든 게 공동관리위원회"라며 "버스회사가 자율적으로 논의 기구를 만든 첫 사례이고, 협력을 바탕으로 취약지역까지 노선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광철 대표는 "준공영제에서 재정부담금이 늘어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현실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자세히 살펴보면 도시철도나 타 시·도의 완전공영제보다 대전의 시내버스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한우리·산호·개나리, 수정타운아파트 등 통합 재건축 준비 본격
  2. 대전충남통합市 명칭논란 재점화…"지역 정체·상징성 부족"
  3. 대전 유성 엑스포아파트 지구지정 입안제안 신청 '사업 본격화'
  4. <속보>갑천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현장에 잔디 식재 정황…고발에도 공사 강행
  5. 대전교육청 종합청렴도 2등급→ 3등급 하락… 충남교육청 4등급
  1. 이재석 신임 금융감독원 대전세종충남지원장 부임
  2. 주택산업연구원 "내년 집값 서울·수도권 상승 유지 및 지방 상승 전환"
  3. 대전세종범죄피해자지원센터, 김치와 쇠고기, 떡 나눔 봉사 실시
  4.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둔곡초중, 좋은 관계와 습관을 실천하는 인재 육성
  5. 대전·충남 행정통합 속도...차기 교육감 선출은 어떻게 하나 '설왕설래'

헤드라인 뉴스


김태흠-이장우, 충남서 회동… 대전충남 행정통합 방안 논의

김태흠-이장우, 충남서 회동… 대전충남 행정통합 방안 논의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주도해온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만났다. 양 시도지사는 회동 목적에 대해 최근 순수하게 마련한 대전·충남행정통합 특별법안이 축소될 우려가 있어 법안의 순수한 취지가 유지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밝혔다. 가장 이슈가 된 대전·충남광역시장 출마에 대해선 김 지사는 "지금 중요한 것은 정치적인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불출마 할 수도 있다 라고 한 부분에 대해선 지금도 생각은 같다"라고 말했다. 이장우 시장은 24일 충남도청을 방문, 김태흠 지사를 접견했다. 이 시장은 "김태흠..

정청래 "대전 충남 통합, 法통과 되면 한 달안에도 가능"
정청래 "대전 충남 통합, 法통과 되면 한 달안에도 가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4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해 "충남 대전 통합은 여러 가지 행정 절차가 이미 진행되어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키면 빠르면 한 달 안에도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서울특별시 못지 않은 특별시로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통령실에서 대전 충남 의원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 때 통합단체장을 뽑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여당 차원에서 속도전을 다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백마강을 휘감아 도는 물길 위로 백제대교가 놓여 있다. 그 아래, 수북정과 자온대가 강변을 내려다본다. 자온대는 머리만 살짝 내민 바위 형상이 마치 엿보는 듯하다 하여 '규암(窺岩)'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이 바위 아래 자리 잡은 규암나루는 조선 후기부터 전라도와 서울을 잇는 금강 수운의 중심지였다. 강경장, 홍산장, 은산장 등 인근 장터의 물자들이 규암 나루를 통해 서울까지 올라갔고, 나루터 주변에는 수많은 상점과 상인들이 오고 가는 번화가였다. 그러나 1968년 백제대교가 개통하며 마을의 운명이 바뀌었다. 생활권이 부여읍으로 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