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야구로 전국 최강을 만들다, 대전 유일 여자야구단 '대전레이디스'

  • 스포츠
  • 생활체육

행복야구로 전국 최강을 만들다, 대전 유일 여자야구단 '대전레이디스'

2021년 창단, 15년 만에 전국여자야구대회 우승
전용연습장 없어 열약... 여자야구에 관심 필요

  • 승인 2022-10-26 16:53
  • 수정 2022-10-28 13:07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IMG_6299
한국여자야구연맹 소속 대전 유일의 여자야구단 대전레이디스가 연습장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금상진 기자)
"우리는 '행복야구'를 하는 팀입니다."

대전 유일의 아마추어 여자야구팀 대전레이디스가 LX배 한국여자야구대회 챔프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3일 경기도 이천시 LG챔피언스파크 경기장에서 열린 챔프리그 결승에서 창원 대표 창미야를 7-2로 가볍게 제압하면서다.

올해 7월 '2022 울진전국여자야구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린 지 3개월 만으로 레이디스는 올해 들어 전국 규모의 여자야구대회에서 상위권을 휩쓸며 명실상부 전국 최강아마추어 여자야구팀 반열에 올랐다.

2007년에 창단한 대전레이디스는 2009년 KBO 총재배 전국대회 3위를 시작으로 꾸준히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아마 여자야구에 이름을 알렸다.

그동안 여자야구연맹이 주관하는 리그전을 비롯해 각종 토너먼트 경기에 출전하며 꾸준히 기량을 올렸으나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내로라하는 강팀을 제압하며 결승까지 올라가더라도 매번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던 중, 지난해 울진에서 열린 전국여자야구대회에서 첫 우승을 거뒀다. 창단 15년의 기다림 끝에 이룬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홍미진 레이디스 감독은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을 지휘하며 응원했는데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며 우승하는 순간 15년의 회한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팀원들과 눈물을 흘리며 생애 최고의 행복을 느꼈다"며 "변변한 연습장 없이 여기저기 떠돌며 연습에 매진했던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홍 감독 말대로 대전레이디스의 연습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지난해 이어 두 번의 우승을 거둔 팀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기자가 찾은 당일에도 연습장에는 녹슨 펜스 몇 개와 회원들이 설치한 베이스가 전부였다.

창단 초기부터 레이디스를 후원하고 있는 김광수 단장은 "야구를 즐기고 싶은 인원에 비해 대전의 야구 인프라가 너무 부족하다. 인지도가 약한 여자야구단 연습장 섭외하기가 매우 힘들다"며 "좋은 연습장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마음 놓고 안전하게 연습할 수 있도록 지역 체육계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레이디스는 홍 감독 외 두 명의 남성 코치가 지도하고 있다. 두 코치 모두 강사료 한 푼 받지 않고 선수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과거 야구 레슨을 지도했던 남궁홍 코치는 년째 레이디와 함께 하고 있다. 홍 코치는 "야구에 대한 열정은 남자 선수들보다 강하다. 팀워크가 좋고 힘든 연습도 잘 따라주고 있다"며 "여성 선수들이라 지도하면서 조심스러운 점도 있지만, 발전하는 선수들을 보며 느끼는 성취감은 두 배로 많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우리는 행복한 야구를 추구하는 팀이다. 집안의 대소사를 챙겨줄 정도로 팀 자체가 가족"이라며 "최강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팀, 야구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끈끈한 팀 워크를 가진 팀으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재명, '수도권 몰빵 폐해' 종식 선언...세종시 밑그림은
  2. [대선 D-3] 이재명 충청서 주말 총력전 역대선거 '캐스팅 보터'지역 방문
  3. 세계평화여성연합 천안시지부, 천안 마틴공원서 호국보훈의 달 기념 봉사활동 실시
  4. 천안법원, 장애인주차표지 위조·행사한 50대 남성 '징역형'
  5. 천안법원, 월세 피해의식에 불 지르려 한 60대 남성 '징역 1년 6월'
  1. 현대건설, 천안지역 폭염 취약가구 위해 후원금 기탁
  2. 천안시 서북구보건소, K-컬처박람회 '안심 방역' 총력
  3. 한기대, 창업 선배가 후배들에 전하는 '진솔 멘토링' 호응
  4. 창원시, 버스파업 3일차 호소문 발표
  5. 이재명 대전연설 '성남FC의혹은 인민재판 이러니 공무원들이 일을 안해'

헤드라인 뉴스


21대 대선 하루 앞… 소중한 한 표 충청의 선택은 누구에게?

21대 대선 하루 앞… 소중한 한 표 충청의 선택은 누구에게?

대전·충청은 물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결정할 21대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궐위 선거로, 4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과 동시에 열린 초단기 대선 레이스가 지금까지 숨 가쁘게 이어졌다. 60일의 짧은 기간 동안 각 정당과 후보들은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전통적 캐스팅보터 지역이자, 역대 선거마다 승패를 결정지은 금강벨트 표심을 초반부터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그 결과, 충청의 숙원인 행정수도 완성을 비롯한 첨단산업벨트 구축과 주요 공공기관 이전,..

대선 후보들 과학수도 대전 약속했다
대선 후보들 과학수도 대전 약속했다

6월 3일, 21대 대통령 선거가 바로 코앞에 다가왔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충청 발전을 위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후보들은 물론 국민 대통합과 국가균형발전, 미래산업 발전을 위한 공약은 물론 충청지역 발전을 위한 공약도 쏟아냈다. 유권자들은 연설이나 퍼포먼스를 잘하는 후보도 좋지만, 공약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이행할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충청에 도움이 된다. 중도일보는 충청인들의 선택을 돕고자 제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제시한 충청권 4개 시도 주요 공약을 분석했다. <편집자..

식품·외식 물가 껑충에 서민 부담 늘어간다
식품·외식 물가 껑충에 서민 부담 늘어간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가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물가가 오른 데는 식품기업과 외식업계 등의 가격 인상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급격한 물가 상승에 당분간 서민들의 부담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2024년 정부의 압박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오던 식품업체들은 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탄핵 정국의 혼란기에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가격 인상 사례는 지난 1월과 2월에 이어 3월 이후 부쩍 늘었고 대통령 선거를 눈앞에 둔 최근까지도 끊이지 않았다. 동서식품은 대선 나흘 전인 전날 국내 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21대 대선 개표 준비 ‘꼼꼼하게’ 제21대 대선 개표 준비 ‘꼼꼼하게’

  • ‘미리 참배왔어요’ ‘미리 참배왔어요’

  • 사전투표함 보관 ‘24시간 철저하게’ 사전투표함 보관 ‘24시간 철저하게’

  • 사전투표 행렬 사전투표 행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