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디어아트 개척자들의 작품 대전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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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디어아트 개척자들의 작품 대전서 만나다

대전 시립미술관 소장품 기획전 10월 9일까지 열린 수장고서 진행
한국 미디어아트계 1세대 작가 박현기, 육태진, 김해민 작품 전시

  • 승인 2023-05-16 08:44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대전시립미술관 보도자료 이미지 4]전시포스터
전시 포스터
한국 미디어아트 장르를 개척한 1세대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조명한 전시가 대전에서 열리고 있다.

대전시립미술관은 소장품기획전 '개척자들:박현기, 육태진, 김해민'을 10월 9일까지 미술관 열린수장고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대전시립미술관의 소장품 중, 한국의 비디오아트 1세대인 박현기(1942~2000), 대전 미디어아트의 기반을 다진 육태진(1961~2008), 김해민(b.1957)의 주요 작업 8점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 미디어아트의 세대별, 작가별 독자성과 실험성의 정체를 알 수 있는 전시로, 백남준으로 중심으로 정의되는 동시대 서양 미디어아트와 대비되는'한국 미디어아트'의 역사성과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20세기 이후 새로운 기술 매체가 야기한 미술개념과 형식의 급진적인 변화가 전시, 소장품 수집 등의 미술관 활동과 그 형태에도 영향을 끼쳤음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미술개념이 '공간'과 '물질' 중심에서 비물질적 특성이 강화된 '시간'과 '테크놀로지(technology)'기반의 뉴미디어 아트로 이행하는 과도기적 특성을 보여준다.

박현기, 무제, 1993
박현기, 무제, 1993
박현기는 한국의 전통적인 미의식을 활용하면서 돌, 나무 등 실재의 물질과 그 실재를 찍은 영상 간의 유기적 관계를 공고히 하고 영상이 실재와 유리된 시뮬라크르(simulacre)로 기능하지 못하도록 했다. 인종과 국가, 문화적 경계를 넘어 전 지구적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만들고자 했던 백남준과의 차별점이다. 이번 전시에는 실재의 돌과 TV 속 돌이 서로 중첩되는 '무제'(1993)와 인간 신체와 영상의 관계를 탐구하는 '만다라'(1997)가 소개된다.

육태진, 배회, 1996_1
육태진, 배회, 1996_1
육태진은 TV를 경험한 첫 세대다. 전통적인 조각에서 벗어나 1980년대 후반부터 미디어아트라는 새로운 경향의 작업을 제작하면서 대전 '미디어아트' 신(scene)의 기반을 만들었다. 당시, 자본주의의 표상으로 새롭게 부상한 영상문화에 대한 감성을 담은 초기작부터 앤틱 가구에 영상을 결합한 비디오 오브제와 인터랙티브 작품까지 국내 미디어아트의 스펙트럼 확장에 이바지했다고 평가된다.

전시에는 기계장치가 설치된 고가구와 어딘가로 걸어가는 남자의 뒷모습 영상이 앞뒤로 오가는 '배회1'(1996), '배회2'(1996)와 인간 실존의 의미를 고민했던 '숨'(1999), 그리고 '회전'(2004)이 소개되고 있다.

김해민, 접촉불량, 2006
김해민, 접촉불량, 2006
김해민은 1980년대 중반 비디오 매체가 대중화되던 시기부터 활동해 온 한국의 초기 미디어 아티스트다. 그는 미디어 매체의 속성과 함께 인간의 시·지각적 감각을 탐구하고, 영상과 현실 세계의 관계를 통찰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가상과 실재의 경계를 실험한 작품 'TV해머'(1992) 등을 발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디어 대한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가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 현존과 부재 등 대립하는 개념 간 경계를 이야기하는 '접촉불량'(2006), '구애'(2008) 등이 소개되고 있다.

열린수장고 전시공간의 특성을 살려 작품 설치매뉴얼, 소장품 컨디션리포트 등 작품에 대한 기록도 올해 6월 초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김주원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과장은 "이번 전시가 한국미디어아트의 독자성은 물론 과학예술의 본거지로서 대전의 위상을 점검하고, 이들 초기 비디오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후기 데이터시대인 오늘날 예술작품과 미술관의 새로운 형태를 이해하고 질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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