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류 문화도시 화려한 서막, 대전 0시 축제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일류 문화도시 화려한 서막, 대전 0시 축제

이장우 대전시장

  • 승인 2023-07-24 09:48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2323
이장우 대전시장
"잘 있거라 나는 간다/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열차/대전발 영시 오십 분" 이별하는 연인의 모습을 담아낸 히트곡 '대전 부르스'는 재건 직전의 대전 임시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 열차 승무원으로 근무했던 작사가가 목격한 장면에서 영감을 받은 노래로, 영시 오십 분은 당시 마지막 호남행 열차의 출발 시간이었다.

동구청장으로 재임하던 2009년, 대전의 정서를 제대로 담아낸 축제를 키워보고 싶어 '대전 부르스'를 모티브로 '0시 축제'를 만들었다. 1960-70년대 철도 도시 대전의 낭만을 담은 축제는 대전에서 열린 단일 행사 최대인 20만 방문객을 기록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대전의 매력이 전국적인 경쟁력이 있다는 확신을 받을 수 있었다.



오는 8월 이를 전신으로 하는 '대전 0시 축제'를 개최한다. 무려 14년 만의 부활이다. 지난 '0시 축제'가 대전역을 중심으로 과거의 정서를 녹여내 큰 사랑을 받았다면, 새롭게 출발하는 '대전 0시 축제'에서는 대전을 현재와 미래로까지 확장해 선보일 예정이다. 개최 첫해 외지 방문객 100만 명 이상이 목표로, 향후 한여름을 대표하는 세계적 축제로 키워갈 구상이다.

'대전 0시 축제'는 누구나 꿈꾸는 시간 여행을 주제로 삼았다. 0시는 어제와 오늘, 미래로 이어지는 특별한 시간이자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한다. 캐치프래이즈는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 대전은 일류 경제도시로 끊임없이 성장하는 희망의 도시이고, 대전이 가진 모든 재미를 지속시킬 축제가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축제는 옛 충남도청 청사와 대전역 사이 1㎞가량의 구간, 인근 원도심 상권을 무대로 한다. 8월 11일부터 17일까지 7일간 매일 오후 2시부터 자정인 0시까지 진행되며, 방문객들은 과거와 현재, 미래로 나뉜 3개의 구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다채로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새롭게 '대전 0시 축제'를 준비하며 가장 주안을 둔 것은 부가가치의 창출이다. 단순히 먹고 노는 소모적인 축제는 결코 이어질 수 없을 뿐 아니라 지역 예산에 깊은 후유증을 남긴다. 돈과 사람이 모이는 축제이자 원도심 부흥의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연계해 각종 먹거리와 체험, 다양한 파생상품을 마련하는 한편, 축제를 통해 궁극적으로 일류 문화도시로서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관광객의 꾸준한 유입을 유도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필요하다. 방문객의 물결에 취해 과한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할 때 축제는 이내 한밤의 꿈처럼 사라진다. 행사 부스를 판매하거나 비정상적 유통체계를 통해 가격을 부풀리는 등 불공정 행위를 적극 단속하고, 발견 시에는 강력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바가지요금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지역사회에 돌아가게 된다. 대전의 가치를 우리 스스로부터 높일 수 있도록 상인분들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자율적인 노력을 당부드린다.

다채로운 행사를 많이 마련한 만큼 순간적으로 많은 인파가 몰릴 수 있는 상황으로 안전관리에 특히 정성을 쏟아 준비하고 있다. 프랑스 니스카니발 등 수많은 인파가 군집하는 대형 축제들을 참고해 사전 데이터를 축적했다. 첨단 인파 관리 예측 시스템인 '실시간 혼잡도 경보 시스템'을 구축해 가동하고 안전 망루(Safety Tower)도 20곳 이상 설치해 안전을 관리할 예정이다.

축제를 통해 세계적 도시로 거듭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영국의 에든버러는 2차 세계대전의 상처를 문화예술로 극복하며 최고의 축제로 자리매김했고, 일본의 삿포로는 아이들의 눈 조각 전시를 전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는 축제로 만들어냈다. 우리 대전도 '대전 0시 축제'가 세계인을 아우를 여름 축제로 성장할 날을 꿈꾼다. 원도심에서 펼쳐질 시간여행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장우 대전시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주시, 옥정물류창고 2부지 사업 취소·용도변경 양해각서 체결
  2. [월요논단]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허와 실
  3. 코레일, 환경·동반성장·책임 강조한 새 ESG 비전 발표
  4. 국가철도공단 전 임원 억대 뇌물사건에 검찰·피고인 쌍방항소
  5. "2026년 달라지는 대전생활 찾아보세요"
  1.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2. 29일부터 대입 정시 모집…응시생 늘고 불수능에 경쟁 치열 예상
  3. '티라노사우루스 발견 120주년' 지질자원연 지질박물관 특별전
  4.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5. KAIST 비싼 데이터센터 GPU 대신 내 PC·모바일 GPU로 AI 서비스 '스펙엣지' 기술 개발

헤드라인 뉴스


이장우 대전시장 "형식적 특별시는 시민동의 얻기 어려워"

이장우 대전시장 "형식적 특별시는 시민동의 얻기 어려워"

이장우 대전시장은 29일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 '형식이 아닌 실질적 특별시 완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 주재한 대전시 주간업무회의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특별시) 관련 핵심 특례 확보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조직권·예산권·세수권 등 실질적 특례가 반드시 법안에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시장은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법안이 가장 중요하다"며"형식적 특별시로는 시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면서 충청권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지방정부 모델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각..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 통합 흐름은 세종특별자치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지역 정치권과 공직사회도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응안 마련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강준현 세종시당위원장(을구 국회의원)이 29일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세종이 충청 메가시티의 중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호재"라고 말했다. 최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 배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일각서 제기되고 있는 '행정수도 상징성 약화' 우려와는 상반된 입장이다...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새해 경영환경에 대한 대전지역 중소기업들의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지역본부(본부장 박상언)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대전지역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지역 중소기업 30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5.2%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6.3%로,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기업(8.5%)보다 두 배가량 많아 내년 경영 여건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