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초려(草廬)선생 유물 세종시 기증에 즈음하여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초려(草廬)선생 유물 세종시 기증에 즈음하여

이연우 초려문화재단 이사장

  • 승인 2023-12-26 08: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이연우
이연우 초려문화재단 이사장
초려 이유태 (1607~1684) 선생은 사계(沙溪)선생 고제3현(高弟三賢)으로 '충청(기호)유학'을 대표하는 산림(山林)으로 임금의 부름에도 출처대의(出處大義)를 분명히 했던 총청5현 가운데 한 분으로 조야(朝野)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경세사상가(經世思想家)이다. 특히, 경세치용(經世致用)과 실천 예학의 학문이 고명하여 일찍이 국빈으로 예우를 받았던 조선 중기 이후 대유학자로서 인구(人口)에 널리 회자(膾炙)되고 있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2002년 3월부터 공주대박물관에 위탁관리 중이었던 초려 선생 유물을 세종시에 이관하는 문제가 기관, 단체 간 논의되고 문중에서도 의견이 활발하다. 박물관은 2019년 8월이 되어 최초, 그 목록이 작성되고 처음으로 문중에 설명회를 가졌지만 2023년 초부터 이전 문제를 놓고 일부에서 석연하지 않다는 지적들이 있었지만, 그것은 문중에서부터 제대로 된 의견을 모으고 기증(寄贈)에 따른 절차와 준비 등 사후 대책도 강구(講究)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논의, 절차가 있듯이 요구도 병행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으로 충분히 이해가 된다.



초려가(草廬家) 고문헌은 초려 선생의 부친 25세(世) 이서(李曙)부터 36세 이규헌까지 이어지는 400여 년의 보기 드문 경주이씨 문중의 역사적 문헌이며 자료이다. 2018년 4월~2019년 7월까지 공주대박물관은 이를 분류, 해제, 탈초, 번역, 라벨 작업까지 마치고 일반인들과 연구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정리했다. 이는 목록에만 존재하는 내범요람(內範要覽)과 초려향약수초 2건을 제외한 164건이었지만 채근담, 무명교사예찬사 족자 2건을 추가해 모두 168건이다.

이의 역사적 가치와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특히, 고문서 중 121건은 논어, 중용, 주자서절요 등으로 17C 이전 간행된 경서, 문집이고 동토필서, 양선생필 등 필첩과 간독자료(簡牘) 외 사례홀기, 청풍김씨신종록 등 예학 관련 저술, 문헌과 여성교육과 교양을 위한 저술 그 밖의 초려 사후 추숭(追崇) 관련 자료, 초려가 경제 규모 변화를 보여 주는 호적 관련 자료와 분재기 자료 그리고 초려가문(家門) 종계(宗契)와 탄옹선생 문회당기 외에 가문 현창 자료 및 장택기(葬擇記) 중심의 관혼상제 문서 등은 향후 연구, 조사, 발굴해야 할 귀중한 사료(史料)들이다.

이런데도 문중에 먼저, 의견을 묻지 않고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사)이초려기념사업회의 안건으로 올리는 바람에 혼선을 빚었지만, 시제(時祭) 때 모인 종중회의에 늦게나마 보고하고 의견을 구했음에도 다시 이견(異見)들이 있음은 일의 순서에 맞지 않은데 기인한다.

2025년 준공 예정이라는 세종시립민속박물관은 현재, 부지만 확보해 놓았지 아직 삽도 안 떴다. 예산 때문에 적어도 2027년은 되어야 한다는데 수장고 하나도 갖추지 않은 세종시의 형편을 너무 잘 아는데도 왜 그렇게 서두르는지는 설명을 해야 한다. 오히려 문중이 그렇게 서두르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처럼 의심받는 소리는 들을 필요가 없다.

또, 12월 8일 공주대박물관과의 관계기관회의에도 단독으로 참석하고 이전 목록과 반납 목록 작성 등 인수인계서까지 작성했다는데 이 또한, 자세한 설명을 해줘야 신뢰가 간다. 학술대회 등은 차치하고 초려 선생 문집 번역사업과 도로명, 교통안내표지판 등의 설치는 그렇다고 해도 박물관 내 독립된 전시공간 확보는 먼저, 확인해야 하고 또, 무엇보다 시급히 추진해야 할 사안인데 이에 대한 내부의 의견은 아직 안 되고 있고 또, 혼자 주도한다는 것에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하면 기관에서도 전체의 의견으로 보지 않는다. 협상은 먼저, 충분한 의견을 거치고 일치된 주장을 정했을 때 그 힘에 비중이 실리고 또, 설득력을 얻게 된다. 그것은 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연우 초려문화재단 이사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2.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3.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4.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5. 낮고 낡아 위험했던 대전버드내초 울타리 교체 완료 "선제 대응"
  1.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2.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술 국제 교육 스파인워커아카데미 업무협약
  3.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호흡재활센터 개소
  4.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5. [세상보기]시한부 도시

헤드라인 뉴스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의 혈관인 교통망 확충에 집중하면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기반 조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 대중교통의 혁신을 이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전 구간에서 공사를 하는 등 2028년 개통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충청급행철도) 등 메가시티 조성의 기반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 30여년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연말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2..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