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디지털 헬스케어, 일상의 AI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디지털 헬스케어, 일상의 AI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이영섭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데이터부 선임연구원

  • 승인 2024-02-22 11:36
  • 신문게재 2024-02-23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이영섭 이영섭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데이터부 선임연구원
이영섭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데이터부 선임연구원
'디지털 헬스케어'. 요즘 주변에서 많이 들리는 용어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디지털ICT 기술과 헬스케어 서비스의 결합으로,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의료의 질 향상과 의료비 절감을 위해 의료 그리고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개인 건강 및 질병 관리 산업, 기술로 정의한 바 있다.

이전에도 전세계적인 고령화와 의료비 증가, 지역별 의료격차에 대한 대안으로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은 있었으나, 주요 서비스 대상이었던 고령층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불편함이 큰 장벽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고령층의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가 높아지면서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전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1년 270.6억 달러에서 2030년 1만 355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3년).



디지털 헬스케어는 '일상에서 사용자의 생체신호를 측정하고', '생체신호를 다듬어 모니터링하고',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수집된 정보로부터 의미있는 지표를 산출하고', '건강 상태를 피드백하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 인공지능 분석기술과 건강 관련 빅데이터다. 초기의 의료 분야 인공지능 분석기술은 주로 의료영상 학습에만 활용됐으나 점차 유전체 및 라이프로그 등 멀티모달 데이터까지 인공지능 분석기술의 범위를 넓혀가며 빠른 속도로 발전했고 자연스럽게 고도화된 인공지능 분석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의료와 건강 관련 정보를 연계한 헬스케어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최근의 화두가 됐다.

헬스케어 빅데이터 구축과 관련해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All of Us Program'과 영국의 'UK Biobank'다. All of Us Program은 2023년 2월 기준 무려 41만 명이 의료 빅데이터 구축을 위해 자신의 건강과 의료정보를 제공했으며, 25만 명의 유전체(WGS) 정보와 1만 5620명의 웨어러블(Fitbit) 측정기록을 포함하고 있다. 반면 UK Biobank는 유전체 중심으로 2023년 기준 50만 명의 유전체(WGS) 빅데이터를 구축해 임상정보와 함께 연구용으로 공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립보건연구원에서 100만 명을 목표로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참여자가 1만 5000명이 안 되는 수준이며, 헬스케어 데이터 구축 사업 역시 아직은 시작 단계다.



국내에서 헬스케어 빅데이터 구축이 어려운 이유로 크게 두 가지가 지적됐다. 먼저, 개인의 임상정보가 병원을 중심으로 파편화돼 있다는 점이고, 다음으로 개인의 건강정보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민감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집·활용에 관한 엄격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데이터 활용'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여 2020년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를 기점으로 보건복지부 주관하에 개인이 자신의 건강정보를 모아서 원하는 대상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 마이데이터'를 추진하는 중이다. 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주관으로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을 위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가명 처리해 활용할 수 있는 '가명정보 처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함으로써 앞서 언급한 문제들을 풀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 한국한의학연구원 역시 4200건의 유전체(WGS)와 1600건의 라이프로그를 포함해 약 3만 2000건의 한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유전체-역학 정보와 라이프로그 정보를 연계한 한의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는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다. 동시에 기존에 한의사의 망문문절을 통해 평가하던 환자의 건강을 휴대용 또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측정하는 한의 디지털 진단기기와 경혈의 자극이나 명상과 같은 한의학적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한의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하는 연구들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이영섭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데이터부 선임연구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해시, '김해맛집' 82곳 지정 확대...지역 외식산업 경쟁력 강화
  2. 환자 목부위 침 시술 한의사, 환자 척수손상 금고형 선고
  3. 대전서 교통사고로 올해 54명 사망…전년대비 2배 증가 대책 추진
  4. 인천 연수구, ‘집회 현수막’ 단속 시행
  5. 인문정신 속의 정치와 리더십
  1. 대학 라이즈 사업 초광역 개편 가능성에 지역대학 기대·우려 공존
  2. 대전교육청 교육위 행감서도 전국 유일 교권보호전담변호사 부재 지적
  3. "행정수도 세종 완성, 당에서 도와달라"
  4. 당진읍성광장, 주민 손으로 활짝 펴다!
  5.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

헤드라인 뉴스


충남도, 보령에 2조원 투입해 도내 3번째 AI 데이터센터 건립

충남도, 보령에 2조원 투입해 도내 3번째 AI 데이터센터 건립

충남 보령에 도내 3번째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 도는 2조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해당 센터를 통해 전력 절감, 일자리 창출 등의 기대효과가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김태흠 지사는 18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김동일 보령시장, 김용호 웅천에이아이캠퍼스 대표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웅천에이아이캠퍼스(이하 캠퍼스)는 보령 웅천산업단지 내 10만 3109㎡의 부지에 AI 특화 최첨단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캠퍼스 측은 민관 협력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구성하고, 내년부터 2029년까지 2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데이터..

대전시 국방·우주반도체 공급망 중심축 만든다
대전시 국방·우주반도체 공급망 중심축 만든다

K-방산 산업의 미래 경쟁력과 국가 안보를 위한 국방·우주반도체 개발 및 제조 생태계 구축에 대전시와 산학연이 뭉쳤다. 대전시와 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화시스템, 대전테크노파크는 18일 시청에서 '국방·우주반도체 국내 공급망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 이광형 KAIST 총장, 방승찬 ETRI 원장, 손재일 한화시스템㈜ 대표, 김우연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국방·우주반도체 개발 및 제조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협약 기관들은..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 성황리 마무리… `풋살 기량 뽐냈다`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 성황리 마무리… '풋살 기량 뽐냈다'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1월 15~16일 이틀간 충남 청양공설운동장에는 선수들을 향한 환호와 응원으로 떠들썩했고, 전국에서 모인 풋살 동호인들은 신선한 가을 하늘 아래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맘껏 뽐냈다. 중도일보와 청양군체육회가 공동으로 주최·주관하고, 청양군과 청양군의회가 후원한 이번 대회엔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충청권 4개 시도를 비롯해 서울, 경기, 대구, 경북, 전북 등 전국 각지에서 선수들과 가족, 지인, 연인 등 2500여 명이 참여해 대회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 계절의 색 뽐내는 도심 계절의 색 뽐내는 도심

  •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