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라떼 파파'가 행복한 도시의 봄을 기다리며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라떼 파파'가 행복한 도시의 봄을 기다리며

엄정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 승인 2024-03-06 17:14
  • 신문게재 2024-03-07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엄정희 행복청 차장
엄정희 행복청 차장
스웨덴에서는 길거리 어디에서나 한 손에 카페라떼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유모차 손잡이를 잡고 있는 아빠들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한다. 오늘날 '라떼파파(Latte Papa)'로 불리는 이들은 육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아빠 모습을 가리키는 말이다.

유럽에서 가장 가난하고 출산율도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산 국가였던 스웨덴에서 라떼파파로 대변되는 남녀 공동육아 문화가 자리 잡은 배경에는 1974년 세계 최초로 도입한 '부모 공동육아 휴직제도'와 더불어,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고 즐길 수 있는 도시의 문화·여가 공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라떼파파들은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도시의 공원과 길거리를 산책하고 도서관 및 박물관과 놀이터, 상점가에서 여가를 즐기는 등 일상의 도심 속 공간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속에서 현재 스웨덴의 출산율은 유럽에서도 상위권인 1.67명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육아지원 정책과 경제적인 부분 등이 출산율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라떼파파 사례처럼 아이들과 함께 도심 속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좋은 정주 환경을 만드는 것도 출산율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10년이 넘도록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최하위인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계청의 '저출산과 우리 사회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2년도 출산율은 0.78명으로 지방 소멸을 넘어 대한민국의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이런 대한민국에서도 출산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1.12명(2022년)인 도시가 있다. 바로 국가(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가 직접 조성하는 계획도시인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이다.

행복도시는 도시설계 단계부터 기존과 다른 혁신적인 시도를 했다. 국제공모를 통해 세계 최초로 도시의 중심부를 문화·녹지공간으로 구성하고 주변에 6개 생활권을 배치한 환상형(環狀形) 도시구조를 바탕으로 전체면적의 52.6%에 달하는 약 37.8k㎡를 공원과 녹지, 친수공간으로 계획했다.

혁신적 도시계획을 토대로 실제 도시의 중심부에 세종호수공원과 중앙공원, 국립세종수목원, 금강보행교 등 대규모 공원·보행시설과 국립세종도서관 및 대통령기록관, 세종예술의전당, 어반아트리움 등 문화·상업시설을 조성했고, 주거지 인근 곳곳에도 190여 개의 소규모 근린·수변공원들을 만들어 누구나 쉽게 산책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특히 아이들 중심의 특화된 공간도 적극 조성하고 있는데, 국내 최초로 국가가 독립된 시설로 직접 건립한 어린이 전용 문화·교육시설인 국립박물관단지의 '국립어린이박물관'이 작년 말 개관했으며,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모두의 놀이터와 유아 숲체험원, 어린이근린공원 등은 전국적인 명소가 되고 있다.

아울러, 생활권마다 공동육아시설을 갖춘 복합커뮤니티센터와 공공도서관과 공립어린이집 등이 도보권에 있고, 넓은 보행로와 더불어 도로 주요 교차점에는 '회전교차로'를 확대 설치하는 등 보행 중심의 도시계획을 통하여 유모차와 자전거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추고 있다. 그래서인지 행복도시에서는 유모차나 자전거를 이용하여 아이들을 통학시키거나 산책과 여가를 즐기는 라떼파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곧 봄의 시작을 알리는 춘분(春分)이 다가온다. 꽃 피는 계절이 되면 겨우내 움츠렸던 아이들도 엄마 아빠와 함께 다시 자연과 문화를 누리고 뛰어놀며 웃음꽃도 활짝 피어날 것이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부모들이 즐거운 도시, 이름 그대로 누구나 살기 좋고 행복한 '행복도시의 봄'을 기다려 본다.

/엄정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특수영상영화제, 'DFX OTT어워즈' 대전의 가을 밤을 빛내다
  2. [함께 지켜온 물, 대청호의 다음 25년] 24년 거버넌스의 한계… 충청의 물, 이제 유역 전체를 보자
  3. [2026 기초기본캠페인]학하초, 더 촘촘해진 RISE…학생의 '성장 속도'를 맞추다
  4. 예년보다 이른 '9월 독감' 유행…국가예방접종 어르신은 추석 이후
  5. 충남대 교수·간호사 부부 ‘해먹’에서 찾은 욕창 방지 매트리스 개발
  1. 55년 만에 바뀌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육감들 “재정 감소 검증해야”
  2. 충청권 초등 급식비도 지역차…충북 4322원·대전 3620원
  3. 둔산1구역, 2차 선도지구 재도전 시동… 주민대표단 구성 승인 신청
  4. 6개월 아들 방치해 사망… 20대 부부, 살해 혐의는 부인
  5. 건양대병원, 위험에 빠진 고위험 산모 새벽 응급수용으로 출산 도와

헤드라인 뉴스


충청광역연합 다시 기지개… 출범후 21개월만에 첫 협의회

충청광역연합 다시 기지개… 출범후 21개월만에 첫 협의회

2024년 전국 최초 특별지방자치단체 출범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충청광역연합이 민선 9기에서는 충청권 4개 시·도의 진정한 구심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충청광역연합은 17일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에서 '제1회 충청광역연합 협의회'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연합장 박수현 충남지사를 비롯해 허태정 대전시장, 조상호 세종시장, 신용한 충북지사가 모두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충남 설치 충청권 4개 시·도지사 공동성명'을 전격 채택하며 첫 공식 행보로 충남도 안건에 힘을 실었다. 정부가 기후위기 대..

기업 10곳 중 9곳 "올 추석, 나흘 이상 쉰다"
기업 10곳 중 9곳 "올 추석, 나흘 이상 쉰다"

올 추석 연휴 휴무를 실시하는 기업 10곳 중 9곳이 나흘 이상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은 지난해보다 줄었고, 기업 절반가량은 추석 경기가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7일 발표한 '2026년 추석 휴무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7.0%가 올해 추석 연휴에 휴무를 실시한다고 답했다. 휴무를 실시하는 기업 중 휴무 기간이 '4일'이라는 응답은 76.5%로 가장 많았고, '5일 이상'도 14.2%로 조사돼 나흘 이상 쉬는 기업은 전체의 90.7%에 달했다. 반면 '3일 이..

충남교원 10명 중 9명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반대"
충남교원 10명 중 9명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반대"

충남지역 교원 10명 중 9명 이상이 초등학교 저학년 정규수업시간 확대에 반대하고, 교육시간 확대를 통한 돌봄 공백 해소 효과에도 부정적인 전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충남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충남교총)는 정책 논의 기준을 도입 여부가 아닌, 교육적 타당성 검증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충남교총은 17일 충남 유·초·중·고 교원 18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논의에 관한 교원 인식 조사 결과, 정규수업시간 확대를 반대하는 교원은 93.5%, 찬성은 5.3%로 집계됐다고 발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