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저항 4·26대전 연합시위 주도 오천균 유공자 가족, 발전기금 기탁

  • 사회/교육
  • 미담

독재 저항 4·26대전 연합시위 주도 오천균 유공자 가족, 발전기금 기탁

1960년 4월 26일 대전 학생들 연합시위
학생 및 대전시민들 독재타도 한뜻 행진
남동생 오광웅씨와 자제 오성진씨 기부금

  • 승인 2024-03-10 16:04
  • 신문게재 2024-03-11 7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KakaoTalk_20240308_170147635
고 오천균 419혁명공로자의 아들 오성진(사진 가운데)씨와 남동생 오광웅(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재)씨가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에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사진=기념사업회 제공)
1960년 3·8민주의거 횃불을 이어받아 대전에서 같은 해 4월 26일 독재 자유당에 맞서는 학생연합 민주의거를 주도한 오천균(1936~2020) 4·19혁명공로자의 가족이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에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그의 남동생 오광웅(83)씨와 혁명공로자의 아들 오성진(65) 씨가 3월 8일 기념사업회에 1050만 원을 전달했다.



고 오천균 4·19혁명공로자는 충남대학교 학생회장을 맡아 1960년 4월 26일 대전 한밭중학교에서 충남도청까지 이승만 자유당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대전시내 고등학생과 대학생 500여 명의 연합시위를 주도했다. 모함으로 한때 유치장에 갇히기도 했던 그는 충남대 법대학장이 무모한 학생을 유치한 경찰에 직접 항의하면서 풀려날 수 있었다.

또 서울처럼 대학이 많은 것도 아니어서 울분을 표출할 집단 형성이 어려운 데다 교내에서 사법경찰의 감시가 심해 목소리를 모으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전지역 고등학교와 대학교 대표와 뜻을 모아 연합시위를 벌였다.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독재정권의 타도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던 대전시민들도 연합시위에 동참했다.



(사)3·8민주의거기념사업회가 2021년 발간한 '한밭의 1960년, 3·8민주의거'에 따르면, 4월 26일 당일 도청 앞에 모인 군중을 대표해 오천균 학생회장은 도지사실에서 임부택 비상계엄 3관구 사령관의 중재 하에 도지사와 경찰국장과 마주 앉아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결심을 받아 냈다. 이날 도청 앞에 수백 명의 학생들이 연좌시위할 때 군과 경찰이 여러 대의 차량으로 정문을 가로막고 대치하는 모습과 그가 한밭중 교정에서 결의문을 낭독하는 기록사진이 지금껏 남아 있다.

기념사업회에 기금을 전달한 오천균 4·19혁명공로자의 남동생인 오광웅 씨는 대전고 2학년 때 3·8민주의거에 직접 참여해 독재정권 퇴진에 힘을 보탰고, 그날 경찰 곤봉에 구타당하고 경찰이 학생들에게 뿌린 도로 포장용 콜타르를 온몸에 뒤집어 쓴 채 귀가했다.

곤봉에 맞아 초주검이 되어 집에 돌아온 동생을 본 그는 폭압 정권에 분노했고, 훗날 회고록에서 "대학생인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고등학생들이 했고 폭력적인 일을 당했다는 사실에 미안한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오천균 4·19혁명공로자는 대학을 졸업해 서울지방병무청장을 역임하고 2020년 타계했다.

오광웅 씨는 중도일보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형님이 살아계셨으면 3·8기념관 건립에 가장 먼저 힘을 보태셨을 것인데, 형님 슬하에 자제들과 뜻을 모아 기부하게 됐다"라며 "무엇이든 열심히 하면 반드시 길이 열린다며 가르침 주시던 형님이 지금도 선연히 떠오른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월요논단]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이번에는 대전이다
  2. 김동연 경기지사, 반도체특화단지 ‘안성 동신일반산단’ 방문
  3.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영상포함)
  4. 갑천습지 보호지역서 57만㎥ 모래 준설계획…환경단체 "금강청 부동의하라"
  5. [2025 보문산 걷기대회] 보문산에서 만난 늦가을, '2025 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 성황
  1. '교육부→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교수들 반발 왜?
  2. 12·3 계엄 1년 … K-민주주의 지킨 지방자치
  3.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4. [기고] '우리 시대 관계와 소통'에 대한 생각
  5. [인터뷰] 이동진 건양사이버대 총장 "책임교육 통해 학생들의 나침반·든든한 동반자 될 것"

헤드라인 뉴스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가 농림축산식품부의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에 1일 자로 최종 지정·고시됐다. 충남도에 따르면 이번 지정은 농식품부가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한 것으로, 전국 11개 시도가 신청했고 최종 7곳이 선정됐다. 육성지구로 지정되면 국비 기반 공모사업 참여 자격과 기업 지원사업 가점 부여, 지자체 부지 활용 특례 등의 혜택을 받는다. 위치는 예산군 삽교읍 삽교리·상성리 일원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 면적은 134만 2976㎡(40만 평) 규모이며, 오는 2030년 2028년까지..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을 향한 마지막 지역 예선전인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논산 퀴즈왕은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학생이 차지하면서 참가학생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논산시와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논산계룡교육지원청, 논산경찰서·소방서가 후원한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27일 논산 동성초 강당에서 개최됐다. 본격적인 퀴즈 대결에 앞서 참가 학생들은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본격적인 문제풀이에 돌입하자 침착함을 되찾고 집중력을 발휘해 퀴즈왕을 향한 치열한 접전이..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SNS에 대통령을 사칭한 가짜 계정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 정황이 확인돼 대통령실이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틱톡(TikTok), 엑스(X) 등 SNS 플랫폼에서 제21대 대통령을 사칭하는 가짜 계정이 확인돼 국민 여러분께 각별한 주의를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가짜 계정들은 프로필에 '제21대 대통령'이라는 직함과 성명을 기재하고 대통령 공식 계정의 사진·영상을 무단 도용하고 있으며, 단순 사칭을 넘어 금품을 요구하는 등 범죄 정황도 포착됐다고 전은수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