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물부족, 지금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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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물부족, 지금 우리는...

박도현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 승인 2024-03-20 18:28
  • 신문게재 2024-03-21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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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현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며 문명을 탄생시키고 지탱해 온 원동력이다. 물은 전 세계 어디서나 생존과 물질적 풍요, 문화적 특성을 형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분쟁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환경활동가인 인도의 반다나 시바는 지역, 종교, 민족 간 대립의 본질은 '물'이라고 했다.

전 세계적으로 담수의 60%는 국경을 통과하고 148개국이 하천을 공유하고 있다. 즉 기후변화에 따른 수자원 감소나 댐 건설 등 인위적인 방법으로 수자원을 통제할 경우 국가 간 충돌을 피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일례로 에티오피아는 나일 강 상류에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큰 르네상스 댐을 건설하자 강 하류에 위치한 이집트와 수단은 강하게 반발하였다. 식수와 관개용수 97%를 나일 강에 의존하는 이집트로서는 르네상스 댐은 곧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존재인 것이다. 수자원 독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에티오피아가 댐 건설을 강행하자 이집트는 자국과 합의 없이 담수를 진행할 경우 군사력을 사용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갈등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이 메콩 강 상류에 댐을 건설하면서 라오스 등 5개국과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고 유프라테스 강에서는 터키와 이라크, 리오그란데 강에서는 미국과 멕시코가 다투는 등 세계 곳곳에서 수자원 확보를 위한 분쟁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물 분쟁이 발생하는 이유는 담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구 상 수자원 중 담수는 2.5%뿐이며 대부분은 극지방에 얼음으로 존재하고 호수와 하천수는 지역적으로 편중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이용 가능한 담수 중 90% 이상을 강과 댐을 이용해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수자원 특성 때문에 4대강 유역을 벗어나거나 대형 댐이 없는 충남 서북부와 남부 내륙지역, 도서 지역 등은 주기적으로 가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강우 변동성이 극심해지는 점을 감안 할 때 댐과 하천수 위주의 취수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물 재이용은 한정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환경친화적 물관리 방법이다. 특히 일정한 수질의 물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는 하수처리수 재이용 방법은 안정성 측면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포항지역에서 10만㎥/일의 하수처리수를 재처리하여 포스코 철강공장에 공급하고 있고 우리시도 1만㎥/일의 하수처리수를 공정 세척수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환경부는 경기도 반도체단지 확대에 따른 공업용수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오산 하수처리장 등에서 발생하는 하수처리수 12만㎥/일을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이를 통해 확보되는 팔당댐 여유수량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공업용수 부족이 예견된 상황에서 하수 재처리수를 공급하거나 물 부족 지역에 분산 방류하고 빗물 재이용수를 활용하는 것은 건전한 물 환경을 복원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수질오염과 물 부족 문제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위해 1992년 UN이 정한 날이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물 부족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인구의 1/3이 물 부족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매년 85만 명 이상이 오염된 식수로 사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 한다면 물 절약과 재이용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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