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삼체 문제로 사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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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삼체 문제로 사유(?)해본다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 승인 2024-04-09 11:38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김성수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중국 류츠신이라는 작가의 SF소설을 원작으로 최근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8부작 드라마 『삼체』가 화제다. 이 작품을 4년전 영화화 하려고 했던 게임회사 억만장자 CEO 독살 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기도 하고, 영화 내용 중에 문화대혁명을 묘사한 장면에 반발하는 중국 네티즌도 많고, 이에 대해 중국이 넷플릭스가 서비스 되지 않으니 불법시청이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아 『파묘』, 『오징어게임』 같은 K-콘텐츠와 겹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제목인 삼체의 정확한 명칭은 삼체문제(three-body problem), 물체 3개가 각자의 중력 영향권 내에 존재할 때 그 궤도나 변수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과학 영역에서 미결의 숙제로, 이 문제풀기를 시도했던 푸앵카레는 일반해를 구할 수 없다고 증명했다고도 하고, 영화 속에서도 아이작 뉴턴과 앨런 튜링이 수학적으로 시도하지만 실패하는 장면도 나온다. 이 원작은 2015년 SF소설 분야에서는 노벨상이라는 휴고상(최우수 장편)을 수상했고, 당시 대통령 재임 후반부의 오바마가 백악관의 자기 삶이 아주 작게 느껴진다고 극찬했다고도 한다. 등장인물과 공간적 배경이 중국 베이징에서 영국 런던으로 각색되긴 했지만, 아직 1부이긴 하나, 원작소설이 주는 전체메시지는 큰 무리 없이 전달된다.

내용을 살펴 보면, 중국의 역사, 문화에 대한 장면들로부터 시작한다. 가까이는 1960년대 중반부터 10년 이상(명칭과는 달리 문화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를 마비시켰던 문화대혁명에서부터, 극중 게임 속에서는 역사시대 초기의 은나라 주왕, 주나라 문왕, 복희나 음양 64괘 등 시간, 기후 예측을 위한 천문도 등장한다. 극의 시작은 게임에 참여하던 유능한 과학자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결국 게임 속에서 외계 문명(이 만든 절대AI컴퓨터 '지자, 智者')이 암시하는 것은 3개의 태양이 뜨는 환경에서 생존에 한계가 있는 외계 삼체문명의 400년 후 지구 정복 선언이다. 이런 외계문명을 지구로 부른 것은 문화대혁명에서 잔인하고 안타까운 물리학자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딸(예원제)이다. 시진핑 주석이 그랬던 것처럼 문화대혁명으로 하방되어 내몽고에서 고된 벌목작업을 하던 예원제는 그녀의 천체 물리학 논문으로 벌목장 근처의 전파 송신소 기술자로 스카우트되고, 어쩌다 접한 외계의 신호에 그녀는 복수심으로 증폭된 신호로 삼체문명에 응답한다. 더 이상 기대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인류문명의 절멸과 문화대혁명의 구호처럼 신세계를 만들기 위해서. 그런데 그 삼체문명에 애지중지 키웠던 옥스포드대학 물리학 교수 딸인 베라 예가 희생되고, 기초과학의 총아라는 세계 입자 가속기들은 해석 불가의 기이한 결과를 쏟아내며, 인간들은 벌레 취급당할 줄이야. 삼체인의 지구 정복 방법은 간단해 보인다. 사유하는 인간을 두려워하여, 기초과학자들을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원작의 의도였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중국에서는 진시황이 최초의 통일 정복자로서 사고하는 지식인들을 묻었던 분서갱유처럼 식자의 숙청 과정이던 문화대혁명이나, 영화의 게임 속에서도 사고하는 인간들이 사라지는 그래픽화면은 장대하다. 과연 삼체문명이 지자를 통해서 인간들의 정교한 사유(思惟)활동을 제어할 수 있을까?!



이십 여년 전이었던가 인문학 바람이 불었던 적이 있다. 한때 혁신CEO로 이름 날렸던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가 경매에 나온 수천만불이나 하는 다빈치의 노트(일명 XX코덱스)를 구입하면서, 인문학적 사유가 자신들의 혁신적인 이익 창출의 근원이라고 말했던 즈음으로 기억된다. 그렇다면 인간의 인문학적 思惟는 私有이익으로만 연결해도 되는 것인가? 현재 우리나라는 의대 증원 문제로 정부와 의사들이 맞서 있고, 국가 R&D 예산 삭감으로 과학자들도 불안해하며, 4월10일 예정 총선에서도 신성하게 주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정부뿐 아니라 의사, 과학자를 포함한 우리 국민들은 혹시 자신들의 사유 이익과 얼마나 연결되는 지만 사유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현재 출산율과 수도권집중, 기후변화 대응 등은 어떤 사유의 문제일까?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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