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여 '동아시아 문화수도' 가능성 열려 있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부여 '동아시아 문화수도' 가능성 열려 있다

  • 승인 2024-05-16 18:04
  • 신문게재 2024-05-17 19면
백제의 마지막 수도 부여를 '동아시아 문화수도'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가시화된다. 충남도와 부여군이 꼽는 외형적 요소는 사비 구드래 역사체험마을 조성과 한옥마을의 확대 추진이다. 기존 백제문화단지와 함께 하드웨어를 보강할 만한 방안이다. 여기에 역사문화와 전통 무형유산 행사를 곁들인 소프트웨어 측면을 조화시켜야 한다. 1400여 년의 시간을 깨고 나온 걸작인 백제금동대향로를 비롯한 유물의 예술·학술적 가치까지 빼놓지 않는다면 가능성은 열린다.

드라마 세트처럼 겉만 그럴듯한 건축물이 아닌 백제 숨결을 느끼게 한다는 전제에서다. 웅진과 사비 시대 185년간 백제사 중심지로서의 부여는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정림사지, 능산리 고분군, 부여나성 등의 존재만으로 이미 지역 전체가 노천 박물관이다. 사비(부여)로 천도한 후 123년간 활발한 외교활동으로 고대문화를 꽃피운 백제문화, 나아가 기원전 18년에 건국돼 700년 동안 존속했던 고대 왕국의 결정판이어야 한다.



백제문화유산이 201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 자체로 훌륭한 문화수도 조건은 획득했다. 글로벌 축제로 성장하는 대백제전도 보다 생산적 구조로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사비에서 도약을 꿈꾸던 고대왕국의 허망함이 아니라 찬란하게 꽃피운 문화창조력이 발현돼야 목표에 근접한다. 덜 개발된 낙후함까지 문화수도 면모를 다지는 수단으로 쓴다는 발상이 때로는 필요하다. 기와 한 장 허투루 얹지 않고 표준 모델과 고증에 충실해야 함은 물론이다.

문화수도 백제는 고대 패권구도에서 동아시아 해상교류를 주도했다. 역사체험마을이 서는 구드래 일원은 동아시아 선진문물 교류 장소다. 구드래나루에서 일본에 건너가 기악과 춤으로 일본열도를 휩쓴 미마지(味摩之)의 바람까지도 낱낱이 담아야 할 역사 콘텐츠다. 신라문화 본산인 경주의 시행착오를 회피한 원조 K-컬처 백제미를 보고 싶다. 백제인의 정신이 깃든 진정성은 동아시아 문화수도의 핵심 요건이다. 그런 역사성을 갖춰야 사비 백제는 세계와 통(通)할 수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온기 페스티벌" 양산시, 동부 이어 서부 양산서 13일 축제 개최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4. 대전 학교 냉난방 가동 체계 제각각 "중앙통제·가동 시간 제한으로 학습권·근무환경 영향"
  5. [중도초대석]김연숙 심평원 대전충청본부장 “진료비 심사, 의료질 평가...지속가능한 의료 보장”
  1. ‘조진웅 소년범’ 디스패치 기자 고발당해..."소년법, 낙인 없애자는 사회적 합의"
  2. 인천 부평구, 주민 참여형 ‘별빛굴포 은하수길’ 개최
  3.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노후 전선·붕괴 직전 천장… 충남경제진흥원 지원 덕에 위기 넘겨
  4.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5.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헤드라인 뉴스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조국을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을 기리고 모시는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국 광역도 중 유일하게 국립호국원이 없었던 설움을 씻어내고 충남에서도 호국영령을 제대로 예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9일 총사업비 495억원 규모의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을 위한 2026년 타당성 연구용역비 2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말 기준 충남 보훈대상자는 3만3479명으로, 참전유공자·제대군인 등을 포함한 향후 국립묘지 안장 수요는 1만8745명으로..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미국 12월 금리 변동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충청권 상장사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반서비스와 제약 업종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한 달 새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전월 대비 4조 5333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9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1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79조 446억 원으로 전월(174조 5113억 원) 보다 2.6% 늘었다. 같은 기간 충북 지역의 시총은 2.4%의 하락률을 보였다. 대전..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43분께 "태안화력발전소 후문에서 가스폭발로 연기가 많이 나고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인력 78명과 소방차 등 장비 30대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해당 폭발로 인해 중상을 입은 2명은 병원으로 이송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한 지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 49분께 초진을 완료했고 현재 자세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내포=오현민 기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