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손봉진 6·25유공자회 충남지부장 "전쟁기억, 자연소멸되고 있다"

[중도초대석] 손봉진 6·25유공자회 충남지부장 "전쟁기억, 자연소멸되고 있다"

유공자회 평균 나이 94세로 회원수 급감 추세
금성지구·화살고지 각종전투서 포병으로 활약
충남도 예우수준 전국 상위권, 정부는 달라져야
"유공자회 조직 승계 위한 법률 개정 시급해"

  • 승인 2024-06-24 15:44
  • 신문게재 2024-06-25 7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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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진 6·25참전유공자회 충남지부장이 전쟁 당시 포병으로 참여한 화살머리고지 전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성현 기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그리고 지나간 6·25를 기억하기 위해 우리가 할 일도 얼마 많지 않다"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던 6·25전쟁이 벌어지고 7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매일매일 새로운 역사가 쓰였기 때문인가, 이를 다루는 교과서의 페이지도 줄어만 가고 있다.

치열하고, 격렬했던 전쟁의 한 복판을 달렸던 호국영웅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날도 많이 남진 않았다.

6·25전쟁을 기념하기 위한 날. 서산과 태안이 한 지명을 쓰던 1931년에 태어난 94세의 손봉진 6·25참전유공자회 충남지부장을 만나 그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먼저 6·25참전유공자회 충남지부, 어떤 일을 하나.

-충남의 15개 시·군 유공자들을 관리·감독하고 대표역할을 수행한다. 6·25 당시 학도병도 있기 때문에 적게는 88, 89세에서 평균 94세 전후로 회원들이 포진해있다.

충남 6·25참전유공자회 등록 참전용사는 도내 2153명 생존해 있다.

지역별로는 회원이 가장 많은 곳이 논산시 304명, 천안시 282명이 있고, 나머지는 100여 명씩 있다. 계룡과 청양군, 서천군은 각각 32명, 56명, 97명으로 두 자릿수 회원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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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봉진 지부장이 금성지구 전투 중 전우들과 함께하던 모습. 사진=6·25참전유공자회 충남지부 제공
▲참상이었던 6·25전쟁, 당시를 떠올려 설명한다면?

-내 나이 1931년생으로 20살 갓 넘은 1952년 4월 1일에 입대했다.

6·25전쟁은 그냥 전쟁이 아니고 북한이 소련과 중국 승인을 받아 세계 역사에도 가장 잔혹한 전쟁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민족상잔의 전쟁이다.

전쟁만이 문제가 아니고 그 이후 좌익과 우익으로 대한민국이 나눠진 것이 가장 안타깝다.

그자들이 부산 조금 남기고 다 쓸었다. 그때 정말 많이 죽었다.

방망이로도 사람을 죽였다. 그때 비참한 실상은 정말 민족끼리, 사상이라는 것이 뭔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극단적인 민족의 싸움 투쟁이었다. 비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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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후 어떤 전투에 참여했나.

-입대 당시 포병이 창설됐다. 그때는 포병이 제대로 있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우리가 들어가자마자 52년도에 포병을 창설했는데, 1개 포병 1400명씩 훈련하기 위해 곧바로 광주 평동으로 갔다.

그때 포 쏘는 것도 훈련하는데, 자동차 자체도 한국에 없어 포 운반 위한 차량 훈련도 같이 했다.

트럭 운전도 하고 포 쏘는 것도 배우고 실제 3개월 훈련하고, 전방으로는 지금 서울 숙명여대로 가서 앞선 전방지대로부터 일주일간 포를 인수받았다.

금성지구(철원) 전투도 참여했다.

미 5포병단이 거기 있어 훈련을 받았고, 일선에서 싸우면서 교육도 3개월간 받았다. 이후 2사단으로 예속되고, 2사단 포병대가 있는 철원으로 갔다.

먹을 것이 없었다. 밥도 쌀 자체가 없어서 육군 반합 뚜껑 작은 것 하나도 못 채워 먹었다.

반찬이라는 것도 콩나물 대가리 구경도 못 할 물국하고 끼닐 해결했다.

운전수들도 초보라 별일이 다 있었다.

담당했던 포는 105밀리로 기존에 있던 게 아니라 포대 창설하면서 훈련받고 전쟁에 투입됐다.

화살머리고지(철원)도 끔찍했다. 하루 500명씩 죽었다.

철원에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있는 지역으로 사단본부 사령부도 거기 있었고, 화살머리고지 밑에 미 7사단 그리고 우측에는 미 3사단도 있었다.

관측소 포병대에 있으면서 2사단에 있는 8개 관측소에서 꼭 미군이 같이 있었다. 낙탄보고라는 것을 하는데 어느 지역에 몇 개의 탄이 떨어졌는지 보고하는 거다.

TOT(time on target)사격으로 한 지역에 적이 있다는 정보가 들어오면 8개 포대에서 수천 발을 한 곳에 떨어뜨리는 그런 전투방법을 벌이기도 했다.

2사단 참모장이 대령이었는데, 관측소가 가장 정보가 빠르기 때문에 보병 정보를 얻기 위해 항상 우리가 있는 곳으로 왔다.

아직도 참모장이 우리 어깨를 뚜드리며 "포 많이 쏴"라고 했던 장면이 기억이 난다.

결국 화살고지에서 엄청난 전투를 하고 뺏기지 않고 기어이 사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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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진 지부장.
▲휴전과 전쟁 후 제대 과정은?

-원래 수학을 잘 했는데, 전쟁하면서 포병으로 밤에 북극성 측량하고 낮엔 해보고 방위각을 찾았었다.

6년간 그 일을 계속했다.

또 휴전 뒤엔 미군이 공부도 시켜줬었다.

1957년도가 돼서야 중사로 제대할 수 있었다. 제대를 안 시켜줘서 그동안 제대를 할 수가 없었다.

군단본부가서 선임하사한테 "나 좀 제대하게 만들어 줘"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얼마 안 있어 전화로 인사계에서 "제대하십쇼" 연락이 왔다.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키고 참전용사라는 칭호를 듣곤 있지만, 보훈단체의 예우수준는 어떤지 궁금하다. 또 지역별로 충남의 사례는 어떤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정말 잘못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전쟁영웅 예우다.

다행히도 충남의 경우는 다른 지역보다는 참전명예수당 등을 더해 수당을 지급한다.

정부가 42만 원, 충남도와 15개 시군별 수당을 합쳐 80만 원 전후를 받는다. 충남 15개 시군에선 서산시가 50만 원, 당진시 35만 원, 나머지는 30만 원씩 지난해 김태흠 도지사가 각 시군 회의 때 협의를 끌어내 상향돼 전국적으론 높은 수준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걸었던 2년 전 당시 35만 원 국가지원금을 70만 원으로 두 배 올리겠다는 공약도 있었는데, 흐지부지 사라지면서 아무 말이 없다.

중국이나 호주 등 다른 나라와 참전용사 예우를 비교한다면 아주 부끄럽고 민망하다. 국가헌신에 대한 예우가 아주 잘못된 나라다.

▲국가에 헌신한 이들에 대해 정부가 소홀히 여기는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많은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예우받아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구분을 짓지 못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6·25참전유공자는 현재 3만여 명 살아있다. 그리고 월남전에 용병으로 참전했던 사람은 18만 명 이상이다.

월남전 후 공법단체 만들 때 국회 법률안을 묶어서 처리했다.

목숨을 걸고 전쟁에 뛰어든 점은 같지만, 국가를 지키기 위한 전쟁과 용병전쟁은 다를 수 있다.

불만은 많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 고민과 분리 없이 그렇게 됐다.

국회에서 당장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죽어도 한이 될 것 같다. 구분 짓는 것이 중요하다기보단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통한 예우를 바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부터 달라져야 하나?

-지금 유공자회 평균 나이가 94세 정도 된다. 인간 수명이 100세지만 95세가 마지막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정말 심각하다 1, 2년 사이 유공자들의 심각한 수명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광복회처럼 6·25유공자회도 자손과 후손까지 조직을 승계받아 운영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

지난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정쟁으로 다루지 못했다. 이번 국회에서도 서둘러 처리해야 하는 이유가 얼마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자연사 소멸되면 6·25참전중앙회와 17개 각 시군의 250여 회 지회까지 사라지면서 6·25참전기념회를 비롯한 각종 기억사업도 없어질 수 있다.

가장 숙원이다. 유족회 법안이 발의돼 통과되고, 이 조직을 유족들에게 승계하게 하는 것.

▲군 선배로 채상병 사건, 훈련소 신병 사망 사건 등 최근 안타까운 사고들이 있었다. 이와 관련 하고픈 말은?

-전쟁은 국가유지를 위한 목적을 두고 있다.

어느 나라든 강한 군대가 있는 나라는 전쟁으로 쳐들어올 수 없다.

강한 충성심을 가지고 국가를 꼭 지켜야겠다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평화를 위해서 항시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는 강력한 군인을 가져야 한다.

채상병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싸울 일도 아니라고 본다. 젊은 병사가 사망한 사건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 전할 말.

-아직 전쟁은 완전히 종전된 것이 아니고 휴전으로 잠시 멈춰있다.

6·25전쟁 74주년 맞이했는데 지속적으로 핵개발 적화통일 버리지 않는 김정일 정권 무너뜨리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상시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자유와 평화수호를 위해 국민 대동단결해 처절했던 공산당의 기습 남침을 철저한 교육하고 임전무퇴 정신으로 함양해야 한다.
대담=최재헌 내포본부장·정리=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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