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국인 근로자 피해 큰 '화성 참사'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외국인 근로자 피해 큰 '화성 참사'

  • 승인 2024-06-25 18:05
  • 신문게재 2024-06-26 19면
경기도 화성의 리튬 일차전지 제조업체에서 24일 발생한 화재가 30여명의 사상자를 낸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공장 화재로 발생한 사망자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았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23명의 국적은 한국 5명, 중국 17명, 라오스 1명 등이며 성별로는 남성 6명, 여성 17명이다. 사망자 대부분은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공장 2층에서 작업을 하다 근처에 보관 중이던 3만5000개의 리튬 배터리가 연쇄 폭발하면서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계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인한 외국인 사망자는 역대 가장 많은 규모다. 리튬 배터리는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최고 1000도까지 치솟는 열폭주 현상이 나타나고, 다량의 유독 가스가 발생해 일반적인 분말 소화기로는 진화가 어렵다고 한다. 공장에 리튬 배터리 수만 개가 쌓인 것은 '화약고'가 있는 것과 다름 없지만 화재를 진압할 장비와 대피로는 부족했고, 창문조차 작아 노동자들이 탈출하지 못해 참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의 정밀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겠지만 '인재'의 흔적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번 참사를 '인재'로 규정한 외신의 진단은 뼈아프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은 첨단 기술과 제조업으로 유명하지만 오랫동안 화재를 비롯한 인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꼬집었다. 저출산에 따른 노동력 부족으로 화성과 같은 공업도시의 소규모 공장과 농장은 이주노동자들 없이 운영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취업비자를 받아 합법적으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근로자만 지난해 말 현재 52만2000여명에 달한다. 3D 업종으로 분류되는 화공·조선업 등 대부분 제조업체는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공장 가동이 불가능할 정도다. 중요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한 외국인 근로자의 참변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장례와 보상 등 피해자 예우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 방심이 부르는 어처구니 없는 참사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내홍' 뚫고 정상화 시동
  2.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3. 세종시, 2025년 '규제혁신+투자유치' 우수 지자체 영예
  4. 대전인자위, 지역 인력수급 변화·일자리 정책 방향 모색
  5. 제2회 국민통합포럼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조건과 국정리더십의 과제
  1. 보이스피싱에 속아 빼앗긴 3900만원 대전경찰이 되찾아줘
  2. '스포츠세종 포럼' 2025년 피날레...관광·MICE 미래 찾기
  3. 국립세종수목원, 지속 가능 경영...피나클 어워드 은상
  4. 가짜뉴스의 폐해와 대책 심포지엄
  5. 조상호 국정기획위원, 내란 척결 촉구....세 가지 대안 제시

헤드라인 뉴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에 대전 트램 1900억원, 국회 세종의사당 956억원, 대통령 세종집무실 240억원 등 충청 현안 추진을 위한 국비가 각각 확보됐다. 또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 547억원, 청주공항 민간활주로 5억원, 세종지방법원 10억원도 반영됐다. 충청권 각 시도와 여야 지역 의원들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728조원 규모의 2026년 정부예산안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충청권 현안 사업이 포함됐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예산 국회 속 충청권이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 대한민국 호(號) 신성장 엔진 도약..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동해를 사이에 둔 지리적 특징으로 음식과 문화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양국 모두 기후 위기로 인해 농산물의 가격 등락과 함께 안정적 먹거리 공급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유통시스템 개편을 통한 국가적 공동 전략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4박 5일간의 일본 현장 취재를 통해 현지 농산물 유통 전략을 살펴보고, 한국 전통주의 새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도요스 중앙 도매시장의 정가 거래..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지방소멸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금산군이 '아토피자연치유마을'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국 인삼의 80%가 모이며 인구 12만 명이 넘던 금산군은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저출산의 가속화로 현재는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금산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치유와 힐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아토피자연치유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아토피·천식안심학교' 상곡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금산에 정착하고 있는'아토피자연치유마을' 통해 지방소멸의 해법의 가능성을 진단해 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