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마당] 톰 존스의 I Who Have Nothing과 나훈아의 잡초 그리고 성심당

  • 정치/행정
  • 국회/정당

[중도마당] 톰 존스의 I Who Have Nothing과 나훈아의 잡초 그리고 성심당

성현기/팝 컬럼니스트

  • 승인 2024-06-27 17:08
  • 신문게재 2024-06-28 19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성현기
성현기/팝 컬럼니스트
톰 존스(Tom Jones)가 열창했던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빈털터리입니다(I Who Have Nothing)'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올드팝으로 가진 것은 없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보다도 뜨겁고 절실하다는 가사 내용을 담고 있다.

나훈아가 부른 잡초는 "이것저것 아무것도,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네"란 소절이 유난히 깊이 있게 다가와서 이 노래의 가사를 못 외우는 필자도 이 소절만큼은 기억하고 따라 부르기도 한다.



두 곡의 음악은 모두 가진 게 없어서 뜻한 것을 이루지 못하는 한탄과 절실함으로 가득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956년 오기선 신부에게서 얻은 밀가루 2포대로 대전역 앞에 천막을 치고 찐빵 장사를 시작한 이의 마음도 두 곡의 노래처럼 절실했을 것이다. 원가만큼 팔고 난 후에는 배고픈 사람들에게 허기를 달랠 수 있게 빵을 나누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눈과 비바람에 흔들리는 천막을 지켰던 이가 오늘날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대전 성심당의 창업자이다.



그런 성심당이 요즘 다른 이슈로 유명세를 높이며 힘자랑을 하고 있다. 대전역사 안에 수수료 매장으로 입점한 성심당이 매출이 높으면 당연히 많이 내게 되는 판매수수료를 문제 삼으며 많이 팔아서 이익이 늘어난 것은 뒤로하고 판매대비 부과되는 판매수수료를 마치 공기업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여론몰이하고 있다.

공기업 코레일에서 역사에 입점한 모든 매장에 균등하게 부과하는 판매수수료를 성심당만 특혜를 달란 얘기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물론 입점 초에 "신규 입점매장 홍보" 등의 이유로 일정 기간 예외 규정을 둘 수도 있을 것이고 그런 혜택 또한 입점한 매장에 균등하게 제공했을 것이다.

사기업인 성심당이 무슨 명분으로 모든 입점매장에 균등하게 적용하는 공기업의 임대시스템(판매수수료)을 흔들려고 하는가? 수지타산이 안 맞으면 다른 곳에 매장을 내면 될 것이다. 대기업 빵 사업보다 이익이 더 많다는 성심당을 문체부 장관은 왜 왔다 가고? 영세 자영업자들 걱정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할 대전시장은 왜 대체매장 찾기에 시간을 허비하는가? 성심당 힘자랑에 찬조 출연한 장관과 시장을 생각하면 기가 찰 노릇이다. 창업자의 유지를 받들며 사회에 기여를 해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우리 지역의 자부심으로 여기며 필자도 10년 넘게 연 300만원 이상 빵을 구매해서 타지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고객 중의 한 사람이라서 이번 성심당의 힘자랑과 오만함은 너무 당혹스럽다.

대전역 한 켠에 비좁고 허름하게 자리했던 천막에서 나눔의 꿈을 키웠던 이의 절실함으로 시작된 성심당이다. 톰 존스(Tom Jones)의 I Who Have Nothing보다 더 절박한 심정으로 천막을 지켰을 것이다. 그 성심당이 지금은 울퉁불퉁한 근육을 뽐내며 힘자랑하는 거인이 되어있다.

성현기/팝 컬럼니스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월요논단]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이번에는 대전이다
  2. 의정부1동 입체주차장 운영 중단
  3. 김동연 경기지사, 반도체특화단지 ‘안성 동신일반산단’ 방문
  4.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영상포함)
  5. 갑천습지 보호지역서 57만㎥ 모래 준설계획…환경단체 "금강청 부동의하라"
  1. 최대 1만 500세대 통합재건축…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청사진 첫 공개
  2. [2025 보문산 걷기대회] 보문산에서 만난 늦가을, '2025 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 성황
  3. 천안 삼은1번가 골목형상점가, '길거리 오픈축제' 개최
  4. '교육부→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교수들 반발 왜?
  5.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헤드라인 뉴스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가 농림축산식품부의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에 1일 자로 최종 지정·고시됐다. 충남도에 따르면 이번 지정은 농식품부가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한 것으로, 전국 11개 시도가 신청했고 최종 7곳이 선정됐다. 육성지구로 지정되면 국비 기반 공모사업 참여 자격과 기업 지원사업 가점 부여, 지자체 부지 활용 특례 등의 혜택을 받는다. 위치는 예산군 삽교읍 삽교리·상성리 일원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 면적은 134만 2976㎡(40만 평) 규모이며, 오는 2030년 2028년까지..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을 향한 마지막 지역 예선전인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논산 퀴즈왕은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학생이 차지하면서 참가학생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논산시와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논산계룡교육지원청, 논산경찰서·소방서가 후원한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27일 논산 동성초 강당에서 개최됐다. 본격적인 퀴즈 대결에 앞서 참가 학생들은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본격적인 문제풀이에 돌입하자 침착함을 되찾고 집중력을 발휘해 퀴즈왕을 향한 치열한 접전이..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SNS에 대통령을 사칭한 가짜 계정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 정황이 확인돼 대통령실이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틱톡(TikTok), 엑스(X) 등 SNS 플랫폼에서 제21대 대통령을 사칭하는 가짜 계정이 확인돼 국민 여러분께 각별한 주의를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가짜 계정들은 프로필에 '제21대 대통령'이라는 직함과 성명을 기재하고 대통령 공식 계정의 사진·영상을 무단 도용하고 있으며, 단순 사칭을 넘어 금품을 요구하는 등 범죄 정황도 포착됐다고 전은수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