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 식량안보가 보장되는 축산업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미래 식량안보가 보장되는 축산업

이덕민 충남도 농림축산국장

  • 승인 2024-07-14 14:30
  • 신문게재 2024-07-15 18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이덕민 국장(사진)
이덕민 국장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즐겨 먹는 먹거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부분이 돼지고기라 답할 것이다. 그만큼 양돈산업은 국민의 건강한 먹거리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통계를 보면, 국민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이 60.6㎏으로 쌀 소비량 56.4㎏을 넘어섰으며, 이 중 50%(30.1㎏)는 돼지고기다.



말 그대로 고기가 주식인 셈이다.

충남은 1058개 농가에서 229만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는데, 전국의 20%에 해당한다.



도내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돼지 축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부분이 낡고 오래된 개방식 축사로 근처에 가면 자연스레 코를 막고 얼굴을 찌푸리게 된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돼지고기는 좋아하지만 정작 양돈농가를 바라보는 국민적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충청남도의 축산농가 악취 민원 건수를 보면 2020년 1077건에서 2023년에는 2084건으로 몇 년 사이에 두 배로 늘었다.

그 이유로 오래된 개방식 축사가 악취 관리에 취약하다는 점도 있지만, 농촌 개발로 도시화가 팽창되고 귀농·귀촌으로 새로운 주거 공간이 기존 양돈농장 인근에 조성되면서 갈등이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도 이러한 주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가지 대안을 찾아 현장에 적용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는 있으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까지는 한계를 보였다.

현재, 대한민국의 모든 시·군·구에서는 '가축사육제한 조례'를 제정해 축산농가의 신규 진입을 제한하고 새로운 장소로 농장을 옮기는 것조차도 불가능하다.

결국, 축산분야에서 '신규 창업'은 불가능한 것이며, 늘어나는 민원과 지역개발로 인해 양돈농장도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 상황은 단순히 악취로 인한 주민 갈등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세대의 식량안보와 식량주권을 어떻게 지켜낼 것 인가에 관한 아주 중요한 문제다.

그렇다면 미래를 준비해야만 하는 시점에서 지속 가능한 축산업은 어떻게 가야 하는지,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2022년 7월,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민선 8기를 시작하며 "축산농가와 주민과의 갈등 문제 해결은 기존 농업·농촌의 근본적인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고 '스마트 축산 복합단지' 조성을 통해 미래 축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충남도가 말하는 스마트 축산단지는 돼지의 생산부터 도축 및 가공까지 전 과정이 한 곳에 집적화된 일종의 산업단지 개념이다.

축사는 완전 밀폐와 수세식 분뇨처리를 전제로 첨단 ICT 기술을 적용해 악취 제로(Zero)를 실현하고, 분뇨는 에너지화 과정을 통해 메탄가스를 전기나 수소로 전환하는 '탄소중립' 모델이다.

축산단지를 조성하면 지역 내에서 악취 민원이 심한 오래된 양돈농장을 이전시킴으로써 기존 주민에게는 더욱 쾌적한 정주환경을 만들어 주고 양돈농가도 후대까지 승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안정적인 일터를 마련해 줄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간척지는 국가 소유이면서 면적이 넓고 위치적으로 주거지역과도 상당한 거리가 있어 축산단지를 조성하기에 여러 측면에서 효과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충남도가 당진에 스마트 축산단지를 고려했으나, 여러 이해관계로 인해 무산됐다.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결국 미래의 축산업이 가야 할 방향은 정해져 있다.

주민과의 갈등이 없어야 하고, 대한민국 식량안보를 책임질 수 있도록 보장돼야 하며, 후대 젊은 청년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아가야 할 것이다./이덕민 충남도 농림축산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1.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